시대를 지나치게 앞서간 탓이었을까, 양준일은 몇 곡의 히트곡과 궁금증만을 남긴 채 사라졌다. 삼십 년이란 시간 동안 묻혀 지내야 했던 양준일. 그때는 진정 알지 못했던 그에게 다시금 우리가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신선함
그를 다시 소환한 건 유튜브와 10~20대였다. 200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도 유튜브에선 30여 년 전 양준일의 젊은 시절 공연을 보면서 그의 신선함에 반했다. 젊은 세대들은 양준일을 '90년대 지디', '온라인 탑골공원 지디'란 별명을 붙이며 세대를 넘나든 열광을 보여주고 있다. 누구는 앞서간 그의 패션에 열광했고, 누구는 30년 전 양준일의 신선한 외모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퍼포먼스에 환호했다.
#자기다움
재미교포로, 또 시대를 한 발 앞서 갔다 평가받는 대중예술인으로, 겪어야 했을 고충도 있었다. 그러나 <슈가맨3>에서 보여준 30년이란 세월 속에 녹아있는 아버지로서, 생활인으로서의 담담함이, 그 무형의 공감대가 특유의 순수함, 진실함과 더불어 양준일을 호감으로 만들었다. 당장의 화려한 인기와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만의 음악적 세계를 차근차근 쌓아왔다. 이것이 특유의 양준일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양준일은 실시간 음원 차트에 연연하기보다 자기만의 음악적 성취로 대중에게 공감을 주는 아티스트로 거듭났다.
#양준일은 양준일
"나의 매력을 스스로 물어본 적도 없고, 내가 감히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내 매력을 파악하게 되면 내 머릿속에 공식이 생기고, 그러면 공식대로 행동할 것 같아서입니다"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양준일이 한 말이다. 그의 말마따나 '공식 없음'이야말로 매력의 근원이다. 양준일이 천재인지, 천재적인 음악을 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할 수 있지만, 데뷔곡 <리베카>에 이 '뉴잭스윙' 등 당대 미국의 장르 음악을 한국에 이식하려 노력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다름이다. 그뿐만 아니라 잘 짜인 안무가 아니라 느낌 가는 대로 춤을 추고 카메라 움직임도 신경 쓰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무대를 휘저어놓은 양준일. 그의 매력은 '양준일' 존재 자체다.
한편, 양준일은 지난 '2019 더팩트 뮤직 어워즈'에서 팬앤스타 특별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되었다. 그는 "(팬앤스타에서)2주간 투표를 했는데 1등을 했다"며 "음악으로 처음 탄 상이라 더 특별하다. 저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감격 어린 소감을 전했다.
<사진 = 트위터 '리베카 세탁소'>
[더팩트 | 장미송 기자] rose96@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