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항료·핵 제한 놓고 이란과 입장차 여전

[더팩트ㅣ최문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협상을 당분간 이어가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예정된 협상 시한을 넘겨도 협의를 지속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등과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 및 전면전 재개 여부를 논의했지만, 당분간은 외교적 해법을 우선하기로 했다.
미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최근 논의는 미국이 협상을 포기하고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재개 여부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일부 당국자는 이를 "일을 끝내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보좌진에게 추가 전면 공격이 외교 협상을 훼손하고 이란 핵 프로그램을 궁극적으로 해체할 기회를 잃게 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이 핵 합의 시한인 8월 18일을 넘겨도 괜찮다는 입장을 밝혀 협상에 추가 시간을 부여할 의사를 내비쳤다. 다만 이란이 향후 체결될 양해각서를 위반할 경우에는 제한적인 공습을 지시하는 방안에는 만족하고 있다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이러한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우선순위에 두면서도, 군사적 해결 수단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일부 미국 당국자는 군사 충돌이 재개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 온 대이란 외교 성과가 사실상 실패했음을 인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도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협상이 결렬될 경우 군사적 선택지를 유지하고 있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들은 내가 원하는 모든 것에 동의하고 있으며 그래야만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다시 돌아가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이 접촉한 한 백악관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순위는 언제나 외교이며, 이란은 미국과 좋은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한편 미국과 이란은 약 2주 전 60일간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뒤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양측의 주요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와 핵 프로그램 제한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통항료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해당 수로의 자유로운 항행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은 자국 핵 활동에 대한 엄격한 제한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도 거듭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이미 해당 조건을 수용하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상이 교착 국면에 접어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진에게 새로운 협상 방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그세스 장관과 케인 합참의장은 이란 군사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습 재개 방안을 제시했으며, 미군 수뇌부는 지난달 말 대통령에게 이란의 군사적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려면 수주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부 미국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7일 종전에 합의한 이후 대규모 군사작전 승인 요청을 여러 차례 거부해 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에도 "원한다면 매우 쉽게 폭격할 수 있고 2~3주 더 폭격하면 그들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렇게 되면 몇 달간 해협이 열리지 않고 많은 사람이 죽게 된다.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며 "합의는 폭격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ay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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