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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사태' 구금 한국 근로자 "美 이민단속국 소송 준비"
美 ABC 방송, 한국인 구금사태 기획 보도
구금 후 석방 한국인 "체포 이유 아직 몰라"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LG엔솔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진행된 이민 단속으로 구금됐다가 석방된 한국인 근로자들이 이를 주도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상대로 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미국 ABC 방송이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9월 4일(현지시간) 해당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모습. /AP.뉴시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LG엔솔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진행된 이민 단속으로 구금됐다가 석방된 한국인 근로자들이 이를 주도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상대로 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미국 ABC 방송이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9월 4일(현지시간) 해당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모습. /AP.뉴시스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진행된 이민 단속으로 구금됐다가 석방된 한국인 근로자들이 이를 주도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상대로 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ABC 방송은 10일(현지시간) '한국 노동자들은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지으 왔고, 족쇄를 찬 채 떠났다. 그들은 아직도 그 이유를 알고 싶어 한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같이 전했다.

ABC 방송은 구금 후 석방돼 귀국한 한국인 근로자 김모 씨의 사연을 전하며 당시 구금됐던 약 450명(한국인 약 300명 포함) 중 김 씨를 포함해 약 200명이 ICE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소송에서 ICE의 불법적인 경찰권 행사, 인종 프로파일링(피부색, 인종 등을 기반으로 용의자를 추적하는 수사 방식), 인권 침해, 과도한 폭력, 불법 체포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단지 기록을 바로잡고 싶을 뿐이다. 지금까지 사과나 해명을 받은 적이 없다"며 "다시는 여행으로도 미국에 가지 않을 것이지만 출장을 가야 한다면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 씨는 구금 당시를 회고하며 단기 상용 목적의 B1 비자로 미국에 입국해, 조지아주 서배너의 현대-LG엔솔 합작공장 건설에 열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약속한 미국 제조업 부흥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9월 4일 아침, ICE가 공장에 진입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공장에 들어온 ICE는 비자 종류에 따라 직원들을 분류했고,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김 씨는 "엔지니어 중 상당수가 영어를 읽을 줄 몰라서 서류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ICE는 근로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후, 손과 발에 수갑과 족쇄를 채웠다. 김 씨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구금당했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몇몇 근로자들은 족쇄가 채워진 채 걷다가 넘어지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공장 건설 현장에서 구금됐다가 석방된 김모 씨는
공장 건설 현장에서 구금됐다가 석방된 김모 씨는 "지금도 ICE가 왜 우리를 체포하고 무려 7일이나 구금했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사진은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지난 9월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을 나서는 모습. /뉴시스

김 씨의 증언에 따르면, 체포된 약 300명의 한국인은 이민국 구금 시설로 이동해 60~80명씩 한 공간에 갇혀 있었다. 김 씨는 구금 시설이 차갑고 비위생적이었으며, 매트리스에는 곰팡이가 피어있고, 냄새 나는 물만 제공됐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구금 시설의 경비원들이 한국인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야기를 하고, 눈을 옆으로 찢으며 동양인을 모욕했다"며 인종 차별을 당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일주일 후 석방돼 한국으로 귀국했지만 "지금도 ICE가 왜 우리를 체포하고 무려 7일이나 구금했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아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ABC에 성명을 보내 "모든 외국인 근로자는 적법하게 취업 허가를 받아 미국에 입국해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세계 최고의 사업장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지만 연방 이민법도 철저히 집행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외교부는 ABC에 "(이번 사건으로) 궁극적으로 한미 동맹의 신뢰와 회복력을 재확인했다"며 "(한미 양국이) 비자 제도 개선을 포함한 예방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ABC에 입장문을 보내 "공장은 2026년 상반기에 완공 예정이며, 모든 법과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알렸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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