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 민주 우위
학계 "트럼프, 이번 선거로 지지층 결집 효과"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1주년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뉴욕시장과 버지니아 및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 귀추가 주목된다.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민심을 가늠할 수 있어서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지역은 단연 '세계의 수도' 뉴욕이다. 전통적으로도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뉴욕시장 선거에선 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있다.
'민주사회주의자'를 표방하는 좌파 성향의 맘다니 후보는 파격적인 공약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시에 임대료 동결, 공영 주택, 무료 버스, 공공 아동 의료, 시영 식료품점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맘다니 후보가 당선될 경우 최초의 무슬림 및 남아시아계 뉴욕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또 그는 34살로, 지난 1913년 존 퍼로이 미첼 시장 이후 최연소 시장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이에 맞서는 커티스 슬리와 공화당 후보와 앤드루 쿠오모 무소속 후보는 보수 표심을 나눠 가져야 하는 형국이다. 쿠오모 후보는 뉴욕주지사를 역임한 유력 인사로, 민주당 경선에서 맘다니 후보에게 패배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공화당은 세 명 중 지지율이 가장 낮은 슬리와 후보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맘다니 후보를 막기 위해선 그나마 당선 가능성이 있는 쿠오모 후보에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논리에서였다. 그러나 슬리와 후보가 "쿠오모와 손잡을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완주 의사를 밝히면서 공화당은 난감한 상황을 맞이했다.
결국 3일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서 쿠오모 후보의 지지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당신이 쿠오모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든 않든 선택지는 없다. 그에게 투표하라"며 "맘다니가 당선되면 뉴욕시는 경제·사회적으로 완전한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산주의자 후보 조란 맘다니가 뉴욕시장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내가 사랑하는 첫 고향인 이 도시에 최소한의 연방자금만 지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연방 지원 자금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처럼 맘다니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인 아틀라스인텔의 조사(10월 31일~11월 2일)에 따르면 43.9%의 지지율을 기록한 맘다니 후보와 39.4%를 얻은 쿠오모 후보와의 격차는 5%포인트(P)까지 줄어들어 역전극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해당 조사에서 슬리와 후보는 16%를 기록했다.

공화당은 뉴저지주와 버지니아주에서도 쉽지 않은 싸움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치러진 대선 당시 뉴저지주와 버지니아주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에게 각각 5.91%P와 5.78%P 차이로 패배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 유세(tele-rally)를 통한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특히 민주당이 우세한 버지니아주 대신 뉴저지에 집중하고 있다. 아틀라스인텔이 지난달 25~30일 실시해 3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뉴저지에선 미키 셰릴 민주당 후보와 잭 치터렐리 공화당 후보는 1%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과 에머슨 칼리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버지니아주에서 에비게일 스팬버거 민주당 후보는 윈섬 얼-시어스 공화당 후보를 55% 대 44%로 11%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버지니아주는 수도 워싱턴 D.C.를 끼고 있어 수십만 명 이상의 연방 정부 관계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지난달 1일 시작된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 정지)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재환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에 이번 선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 효과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맘다니 후보가 뉴욕시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내년 중간선거에) 유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맘다니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백인 노동자 계층의 정체성과는 완전히 다른 '위협'으로 여겨지고, 지지자들이 결집해야 하는 이유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맘다니 후보를 "공산주의자"로 언급한 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갈등 구조를 증폭시키고 싶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기본적 지지 기반은 갈등이 증폭돼야 결집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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