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본토에서 출격한 B-1B 전폭기 2대 85곳 타격
지난달 이란 후원 민병대 드론 공격으로 미군 사상자 발생에 대한 보복
[더팩트|최문정 기자] 미국이 지난달 이란 후원 민병대가 요르단 내 미군기지를 드론 공격해 사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한 보복 공격을 시작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 후원 민병대가 요르단 내 미군기지를 공격해 미군 3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부상한 것에 대해 보복 공격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 지역 민병대는 지난해 이스라엘 하마스 분쟁이 발발한 뒤 총 166차례의 공격을 가해왔다.
미국은 시리아와 이라크 내 민병대 시설 85여 곳을 타격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산하 쿠드스군 및 관련 민병대의 지휘소와 정보 센터, 무기고, 벙커 등을 공습 대상으로 담았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에서 125발 이상의 정밀유도폭탄으로 85곳 이상의 표적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지난 28일 3명의 미군이 요르단에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의 드론 공격으로 숨졌다"며 "오늘 우리 대응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 초 보복 공격 계획을 승인했다고 직접 밝혔다. 중동 전문가들은 이란 혁명수비대 훈련 교관들이 공격을 피해 이번 주 이란으로 돌아갔고 민병대 지휘관들은 지하로 숨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당국자들은 2일 밤 시작한 공격을 며칠 이상 몇 주, 나아가 몇 달 동안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대응은 우리가 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은 중동을 포함한 그 어느 곳에서도 분쟁을 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를 해치려는 모두에게 '미국인을 해치면 보복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린다"고 말했다.
미국은 몇 개의 단계를 거쳐 보복 공격을 실시했다. B-1B 전폭기 2대가 미 본토 텍사스주 다이어스 공군기지에서 출격해 9600km 이상을 비행한 뒤, 이라크와 시리아를 폭격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요르단 내 미군기지를 공격해 온 이란 후원 민병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 능력을 제거한다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중동 지역 미군과 홍해의 상선을 공격하면 즉각 대응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한다는 구상이다.
NYT는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중동 현지에 배치돼 있는 전폭기들은 추가 공습에 대비해 즉각 보복 공격 투입을 유보했다고 보도했다. 미 전투기들이 있는 중동 국가들이 자국 기지에서 출격해 이라크와 시리아 및 예멘을 타격하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것을 우려해 반대하는 것도 미 본토에서 출격한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아울러 미 본토의 전폭기로 중동까지 공격함으로써 미국의 힘을 과시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중동지역 전체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해 왔다. 그러나 미군이 요르단에서 사망한 이상 보복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중동전 확전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그렇게 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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