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무기 24t 탑재하고 마하 2로 비행하는 초음속 폭격기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를 공습한 우크라이나의 무인기항공기(드론) 공격에 러시아 내부 솔치 기지에 있는 러시아 초음속 전략폭격기 Tu-22도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폭격기는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공습하는 데 활용하고 있는 폭격기다. 깜짝 놀란 러시아는 이 폭격기를 모두 다른 곳으로 옮겼다.
미국 국무부 산하 공영방송인 미국의 소리(VOA)은 22일(현지시각) 러시아 공군의 장거리 초음속 전략 폭격기 투폴레프(Tu)-22M3이 우크라이나 드론의 공격을 받아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지난 19일 우크라이나군의 헬기형 드론 공격으로 폭격기가 '손상'됐다고 피격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당국이 폭격기가 화염에 휩싸인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면서 Tu-22M3이 완전히 파괴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돌고 있다.
공습을 당한 솔치2 공군기지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650km 떨어져 있다. 이 곳은 Tu-22M 폭격기의 주기지로 러시아 공군 제840 중폭격기 연대가 주둔하고 있는 기지다.
Tu-22 폭격기는 냉전 시대 개발된 장거리 폭격기다. 가장 최신 모델이 Tu-22M3이다. 이 모델은 내부 폭탄창과 외부 하드 포인트 2곳에 사거리 600km, 최고속도 마하 4.5인 초음속 대함 미사일 Kh-22 등 미사일과 각종 폭탄 약 24t을 탑재한다. 거대한 제트엔진 2기 덕분에 음속의 약 2배(마하 1.88)인 시속 1997km로 비행할 수 있다.
Tu-22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코드명은 '백파이어'이다. 길이 42.46m, 날개 너비 34.28m,높이 11.05m인 이 폭격기는 자체 무게가 58t, 무기와 연료를 가득 채운 최대 이륙중량은 126t에 이른다. 전투행동반경은 2500km, 항속거리는 6800km다.
조종사와부종사, 항법사,무장사 등 4명의 승무원이 탑승한다.
가변익인 Tu-22는 역기 가변익인 미국의 B-1 초음속 전략폭격기에 비견된다. 길이 44.5m, 너비 41.8m, 높이 10.4m다. B-1은 자체 중량 87.1t, 최대 이륙중량 216.4t으로 크고 속도는 마하 1.25로 더 느리다. 그러나 무기 탑재량 총 56.7t으로 백파이어의 두 배 이상에 이른다.
러시아군은 총 497기를 생산해 현재 Tu-22M3 약 60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에 한 대가 완전히 파괴됐더라도 러시아 공군 전력에 큰 타격을 준 것은 아니다고 VOA는 전했다.
그럼에도 이번 공격은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을 공격할 수 있을 만큼 우크라이나군의 능력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VOA는 평가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모스크바 상공에서 드론 두 대를 모두 격추했다고 밝혔지만, 모스크바의 주요 공항 4곳 모두를 일시 폐쇄했다.
모스크바에선 지난 17일과 18일에도 드론 공격이 벌어져 도심 건물이 파손되고 공항이 통제됐다.
우크라이나는 모스크바 공격을 공식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말 "전쟁은 러시아의 영토, 상징적 중심지, 군사기지로 서서히 되돌아가고 있다"며 러시아 본토 공격을 공식화했다.지난해 러시아의 전면 침공을 당하기 이전까지 사실상 드론 생산시설이 없는 우크라이나는 연내 20만대 생산을 목표로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고 VOA는 덧붙였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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