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유기농 친환경 재료를 사용한 아웃도어 제품과 식품을 판매해 세계에서 인기를 끈 브랜드 '파타고니아' 창업주 이본 쉬나드(83) 회장 일가가 회사 소유권을 환경단체와 비영리재단에 전부 기부했다. 파타고니아는 비상장 기업이지만 쉬나드 일가가 소유한 지분 가치는 30억 달러(약 4조 2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14일(이하 현지 시각) CNBC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쉬나드 회장 부부와 두 자녀는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보호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하고, 지난달 지분 이전을 마쳤다. 회사 측은 이날 쉬나드 회장 명의의로 회사 웹사이트에 공지한 성명에서 "지구가 지금은 우리의 유일한 주"라 밝혔다.
BBC에 따르면, 1973년 설립된 파타고니아는 10여 개국에 아웃도어 제품 등을 판매해 지난해 15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 쉬나드 회장의 순자산가치는 12억 달러로 추정된다.
파타고니아 측은 이날 성명에서 "의결권있는 회사 지분(2%)은 100% 기업가치 보호를 위해 설립한 '파타고니아 퍼포스 트러스트(Patagonia Purpose Trust)'로 이전하며 의결권 없는 주식(98%)의 100%는 환경위기에 대처하고 환경보호를 위해 설립한 재단인 '홀드패스트 컬렉티브(Holdfast Collective)'가 소유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회사에 재투자되지 않는 모든 수익은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배당금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쉬나드 일가는 지분 기부에 따른 세금 1750만 달러를 납부했다. 쉬나드일가와 자문역들은 앞으로 트러스트가 사회에서 책임을 지는 사업을 하고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지를 감독한다.
파타고니아는 홀드패스트에 이미 5000만 달러를 기부했고 올해 1억 달러를 추가로 기부할 예정으로 있다.
쉬나드 일가는 해마다 약 1억 달러(약 139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파타고니아 수익도 전액 기후변화와 환경보호 활동에 사용할 것으로 밝혔다.
쉬나드 회장은 이날자 NYT 단독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이)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가난한 사람들로 귀결되는 것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가 형성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지구를 살리기 위해 적극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많은 돈을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1938년 미국 메인주에서 태어난 쉬나드 회장은 1973년 파타고니아를 설립했다. 그는 1960년대 캘리포니아 요세미디 국립공원 암벽 등반로를 개척한 사람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자동차에서 잠을 자고 고양이용 통조림을 먹는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 직접 만든 등반 장비가 암벽 등반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졌다.
그는 1960년대 주한미군으로 복무한 후 '쉬나드 장비'라는 회사를 세워 등산 장비를 판매했으며 1973년 환경보호에 대한 자기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파타고니아를 설립했다. 파타고니아 제품에는 유기농·친환경 재료만 사용됐고, 하청업체 직원들의 복지에도 신경을 썼다. 그는 적자가 나는 해에도 매출의 1%를 기부했다.
쉬나드 회장은 포브스가 발표한 억만장자 명단에도 올랐지만 낡은 옷을 입고, 미국에서 저가 자동차로 분류되는 스바루를 직접 운전하는 검소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컴퓨터와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쉬나드 회장의 지분 기부 후에도 파타고니아는 비상장 형태를 유지하며 재킷과 모자, 스키복을 판매하고 라이언 겔러트(Ryan Gellert)현 CEO는 직을 계속 유지한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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