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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의 숨은 게임 체인저 함(HARM) 미사일은?...'레이더 사냥꾼'

  • 세계 | 2022-09-14 15:29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해 러시아군의 지상 방공레이더 타격에 쓰이고 있는 '고속 대 레이더 미사일(함)'./인디언익스프레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해 러시아군의 지상 방공레이더 타격에 쓰이고 있는 '고속 대 레이더 미사일(함)'./인디언익스프레스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대공 레이더망을 찾아내 파괴하는 '고속 대(對) 레이더 미사일(High-speed Anti-Radiation Missiles HARM)이 전쟁의 판도를 바꾼 무기(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공식 명칭 'AGM-88 HARM(함)'은 최대 200km 이상 떨어진 지상의 방공 레이더 파 발신지를 추적해 파괴하는 공대지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레이더를 잡는 비대칭 전력으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을 비롯, 대만과 터키, 미국,호주, 독일 등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여서 더욱더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군의 북부 하르키우 수복 작전과 남부지역 공격에서 성과를 거둔 데에는 미국이 지원한 'HARM(함)'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상에서는 고속기동포병로켓체계(HIMARS)가 러시아의 탄약고 등 멀리 떨어진 표적을 정밀타격한다면 함은 공중에서 러시아의 레이더 사냥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날 심야 화상 연설에서 "9월 들어 우리 전사들이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에서 6000km² 이상을 해방시켰다"면서 "우리 군의 진격은 계속된다"고 밝힐 수 있은 데는 이들 미국제 무기의 도움이 컸다.

함은 본래 방산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개발했으나 회사를 인수한 레이시온이 생산하고 있다.레이시온 패트리엇 등 미사일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방산업체다. 함은 길이 4.14m, 지름 25.4cm, 날개 너비 1.01m, 무게 360kg이다. 탄두중량은 66kg이며 폭발파편 탄두다. 티오콜사의 이중 추력 로켓 모터를 사용한다.속도는 마하 1.84(음속의 1.84배)로 빠른 편은 아니다. 작전거리는 150km지만 최대 사거리는 222km에 이른다.

적 레이더 전파를 추적하는 패시브 레이더 호밍 방식을 채택했고 GPS와 INS 유도를 받는다. 적 레이더 전파를 추적하는 안테나는 미사일 앞부분(노즈)에 있다. 미국 공군에 따르면,대당 가격은 2020년 8월 현재 20만 달러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 국가들이 보유한 전투기 중 함을 운용할 수 있는 전투기는 토네이도 ECR, 독일 배치 미군의 F-16C 블록50형, F/A-18 호넷과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등 3개뿐이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사용되는 함은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탑재해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국방부는 수개월 전부터 우크라이나군에 함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를 공식확인 해주지 않았다.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지난달 우크라이나군이 몇 주 동안 함을 사용하고 있다고 처음으로 인정했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일 조 바이든 행정부의 6억 7500만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패키지의 일부로 더 많은 함을 보낼 것이라고 밝혀 함 지원을 공식화했다.

같은날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도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더 많은 함을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 미그29기에 장착된 함 미사일. /우크라이나 공군 유튜브 캡쳐
우크라이나 공군 미그29기에 장착된 함 미사일. /우크라이나 공군 유튜브 캡쳐

앞서 항공전문 매체 에이비에셔니스트는 지난달 초 우크라이나군이 미그 29 풀크럼과 수호이 27일 플랭커 전투기에 함을 장착하고 있다고 전했다. 8월 초에는 러시아군 미사일 기지에서 발견된 함 미사일 잔해를 찍은 사진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지난달 30일에는 함 미사일을 장착하고 비행하는 미그 29 전투기 동영상을 공개했다.

러시아 미사일 기지에서 발견된 함 미사일 꼬리 안정날개 잔해. 오신트테크니컬
러시아 미사일 기지에서 발견된 함 미사일 꼬리 안정날개 잔해. 오신트테크니컬

함의 등장으로 대공 방어 레이더를 상시 가동해 제공권을 확보해야 하는 러시아는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레이더를 가동하면 함의 제물이 되고 가동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전투기들의 공습을 받기 때문이다. 반드시 전원을 켜야 할 때가 아니면 레이더 가동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크라이나군은 개전 초에 비해 항공 작전을 훨씬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함 탓에 러시아의 제공권 우위는 크게 손상을 받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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