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지도자 34명 "혐오스럽다" 비판
[더팩트|박지윤 기자] 아돌프 히틀러의 것으로 추정되는 손목시계가 미국 경매에서 110만 달러(약 14억 3000만 원)에 낙찰된 가운데, 유대인 사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해당 시계에는 나치 독일의 상징 문양인 스와스티카와 히틀러의 이니셜 AH(Adolf Hitler)가 새겨져 있다. 또한 히틀러의 생년월일과 히틀러가 총리가 된 날짜, 1933년 3월 나치당이 선거에서 승리한 날짜 등이 새겨졌고, 최근 익명의 입찰자에게 팔렸다.
경매소 측은 이 시계가 히틀러가 독일 총리가 된 1933년 생일 선물로 주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후 30여 명의 프랑스 병사들이 1945년 5월 히틀러의 퇴각지인 바이에른의 산간 지역 베르그호프를 습격했을 때 기념품으로 이 시계를 가져갔으며 몇 세대에 걸쳐 재판매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매사 측은 당초 이 시계가 200만(약 26억 원)~400만 달러(약 52억 원)에 팔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 시계 외에도 히틀러 아내 에바 브라운 소유의 드레스, 나치 관료들의 수저와 샴페인 잔 등도 경매에 부쳐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대인 사회는 크게 분노했다. 유대인 지도자 34명은 공개서한을 내고 이번 경매를 "혐오스럽다"고 표현했다.
유대교 율법학자인 메나헴 마골린 유럽유대인협회(EJA) 사무총장은 "의도했든 아니든 이번 경매는 나치당이 옹호했던 바를 이상화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준 것"이라며 "역사의 교훈은 분명히 배울 필요가 있고, 정당한 나치 관련 물품은 박물관 혹은 고등 교육과 관련된 장소라는 제자리를 찾아가 있지만, 이번에 판매된 물품은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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