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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속 북한 내 기름값도 껑충

  • 세계 | 2022-03-16 20:40

휘발윳값 1월 대비 36~46% 급등

북한 평양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원이 2017년 4월 주유 펌프 옆에서 대기하고 있다. /VOA
북한 평양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원이 2017년 4월 주유 펌프 옆에서 대기하고 있다. /VOA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지속되면서 전 세계 기름값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북한 내 기름값도 큰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에서 기름을 공급받고 있다.

미국 의회 산하 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5일(이하 현지시각)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 기름값이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내 휘발유 가격은 같은날 기준으로 1갤런당 4.32달러로 2008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한국내 휘발유 가격도 최근 1리터당 2080원으로 9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2000원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RFA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에서도 3월 들어 기름값이 급등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평안북도 신의주 지역 휘발윳값은 지난 1월 킬로그램(kg) 당 7500원에서 2월 8700원으로 올랐고, 이달 들어 1만1000원을 기록했다. 3월 가격은 1월에 견줘 46% 상승했다.

신의주 지역 디젤유 가격도 1월 3800원에서 3월 7800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평안남도 평성 지역 휘발윳값은 1월 기준 1만1000원에서 3월 1만5000원으로 36% 인상됐다. 디젤유 가격도 1월 8400원에서 3월 1만1500원으로 37%의 상승율을 보였다.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가 집계한 함경도·평안도 지역 물가 통계에 따르면 1월 첫째주 7500원인 휘발윳값은 11일 1만2200원으로 폭등했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RFA에 "이 같은 기름값 상승이 주유소에서 휘발유 등 유류를 구매할 수 있는 쿠폰(딱지)에 대한 사재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북한에서 일반 주민들은 kg 단위로 표시된 쿠폰으로 휘발유를 구매하는데 쿠폰에 표시된 양만큼 살 수 있기 때문에 기름값이 상승하는 동안 쿠폰을 먼저 대량으로 확보해 놓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기름값 상승으로 쿠폰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라가면서 전국 국영 주유소인 '삼마스탄다'에서 쿠폰을 대량 구매한 후 지방에 차익을 더해 판매하는 것은 물론 가짜 유류를 판매하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미 조지타운대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지난 15일 RFA에 "에너지 대부분을 중국, 러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북한에서 당분간 기름값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세계 기름값 폭등으로 중국 유가가 오른다면, 러시아보다 중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북한 역시 유가 상승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운 교수는 국제사회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고, 초강력 제재를 부과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유류 판매를 더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거의 유일한 우호국으로 남은 북한에 남는 유류를 더 많이 판매하고,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더 많은 연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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