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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함 다 빠졌는데 왜 와요?"…태극기와 엑소엘, 올림픽공원의 기묘한 동거 [오승혁의 현장]
6일 자진철거 기한 하루 지난 올림픽공원 찾아
아이돌 공연 기다리는 팬들 사이 여전한 집회의 흔적


6일 '오승혁의 현장'은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찾았다. 집회 참자가들에게 통보된 자진 철거 기한에서 하루가 지났지만 흔적은 여전했고, 기한은 12일로 연장됐다. /오승혁 기자
6일 '오승혁의 현장'은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찾았다. 집회 참자가들에게 통보된 자진 철거 기한에서 하루가 지났지만 흔적은 여전했고, 기한은 12일로 연장됐다. /오승혁 기자

[더팩트|오승혁 기자] "아니, 여기 안에 다 빠졌는데 왜 와요?"

6일 오후 '오승혁의 현장'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찾았다. 공원 측이 통보한 자진 철거 기한(5일)에서 하루가 지났다. 그러나 바뀐 것은 '12일까지'로 늘어난 안내문 속 숫자 뿐, "부정선거! 재선거!"를 외치던 이들의 천막과 흔적은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핸드볼경기장의 한 게이트 앞에 설치된 줄을 넘어 내부로 들어가는 시설관리자에게 말을 건넸다. 그는 "이곳에 있던 체육 단체 직원들의 출퇴근은 언제부터일지 모르겠지만, 시설관리자들은 출퇴근을 하고 있다"며 "안에 있던 게 다 나갔는데 이제 (집회도) 끝나지 않겠냐"고 했다.

그럼에도 핸드볼경기장 앞 주차장에는 여전히 40명 안팎의 중장년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거나 빨간 의자에 앉아 대화를 나누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들이 자리한 곳에서 보이는 계단을 오르면 나오는 KSPO DOME과 서울지하철 5호선, 9호선이 지나는 올림픽공원역 입구, 인근 카페들에서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6일 '부정선거' 집회 참가자들이 주로 앉아있던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 벤치들은 이날 열리는 엑소의 공연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팬들이 채웠다. /오승혁 기자
6일 '부정선거' 집회 참가자들이 주로 앉아있던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 벤치들은 이날 열리는 엑소의 공연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팬들이 채웠다. /오승혁 기자

이날 저녁 KSPO DOME에서 열리는 그룹 엑소의 공연을 앞두고 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집회 참가자들과 유튜버들이 주로 앉아있던 편의점 앞 의자와 카페 등에 앉아 각자의 굿즈를 들고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부정선거와 재선거를 주장하는 구호, 집회 관련 현수막이 먼저 눈에 들어오던 올림픽공원은 공연이 있는 날이면 익숙하게 볼 수 있었던 풍경으로 다시 돌아온 듯한 모습이었다.

핸드볼경기장 일대에서는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집회가 이어져 왔다. 경기장에는 송파 지역 투표지가 보관돼 있었는데, 지난달 29일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의 공개 검증을 마친 뒤 투표지가 이송됐다.

올림픽공원 측은 투표지 이송 뒤 집회 참가자들에게 경기장 안팎에 설치하거나 보관 중인 물품과 적치물을 정리하고 철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초 정리·철수 기간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였다.

하지만 기한이 지난 이날까지도 경기장 주변엔 천막과 현수막이 남아 있었다. 공원 측은 행사 진행과 주차장 이용에 지장이 있다며 ‘2026년 11월 12일(목) 24:00까지’로 적힌 새 철거 안내문을 현장에 내걸었다."

공연장 쪽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팬들이 모여 있는 길 너머로 집회 천막이 보였다. 올림픽공원은 이전의 모습을 조금씩 되찾고 있었지만, 한동안 이곳을 채웠던 집회의 흔적도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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