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발생 109시간여 만에 완진
물류센터 인근 도로 출입 제한

[더팩트|인천=오승혁 기자] "어휴, 소방관분들이 고생이죠. 저는 그냥 이번 주는 그런가 보다 하고 있어요."
23일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 인근의 한 상인은 이렇게 말했다. 닷새간 이어진 대형 화재는 전날 밤 완전히 진화됐지만, 현장 주변의 일상은 아직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 '오승혁의 현장'은 20일과 21일에 이어 세 번째로 인천 서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을 찾았다. 전날 저녁 완진 소식이 전해진 뒤 현장 분위기는 한층 차분해져 있었다. 그러나 통제선은 오히려 더 넓어졌다. 물류센터 인근 도로 출입이 제한되면서 시민과 차량 통행은 곳곳에서 막혔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6시 54분께 인천 쿠팡 물류센터 6층에서 발생한 화재는 22일 오후 8시 35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화재 발생 109시간 40분 만이다.
소방 당국은 건물 붕괴 위험과 소방대원 안전 확보를 위한 안전진단, 상황판단회의 등을 거친 뒤 전날 오후 6시 22분부터 발화층인 6층 내부 잔불 확인 작업을 벌였다. 잔불 확인에는 4인 1조로 구성된 인력이 교대로 투입됐고, 완진 현장에는 인력 231명과 장비 77대가 동원됐다.
불은 꺼졌지만 현장은 끝나지 않았다. 소방 관계자는 완전 진화 이후에도 추가 잔불 감시와 안전관리를 위해 감시·대응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물류센터 가까이 이어지는 도로는 막혀 있었고, 주변을 오가던 시민들도 우회해야 했다.
화재 진화에 나선 소방관과 경찰관들에게 커피를 나눴던 물류센터 인근 상점가로 향하는 길도 막혀 있었다. 완진 이후에도 현장 주변 통제가 이어지면서 인근 상권의 불편은 계속되는 모습이었다.
취재진은 통제로 인해 접근이 어려워진 물류센터 정면이 아닌 뒤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인천 서구 석남초등학교와 석남이음숲 일대를 돌아보니 화재의 흔적은 그곳에서도 뚜렷했다. 검게 그을린 건물 외벽은 멀리서도 눈에 들어왔고, 주변 바닥에는 화재 당시 날린 것으로 보이는 잔해와 그을음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인천 쿠팡 물류센터는 지상 8층, 연면적 약 29만 9000㎡ 규모의 대형 물류시설이다. 화재는 6층에서 시작된 뒤 건물 외벽을 타고 7층으로 번졌다. 물류센터 특성상 내부 면적이 넓고, 3단 랙식 창고에 생활용품 등 가연물이 다수 적재돼 있어 짙은 연기가 오래 이어졌다. 내부 시야 확보와 진입에도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후 대응 1단계와 2단계를 잇따라 발령했다. 인근 8개 시도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국가소방동원령도 내려졌다. 한때 소방관 등 인력 800여 명과 펌프차 등 장비 200여 대가 투입됐고, 화재 발생 61시간여 만인 20일 오후 8시 무렵 초진이 이뤄졌다.
화재 장기화 과정에서 인근 주민들의 불안도 컸다. 건물 붕괴 위험성이 제기되면서 한때 물류센터 반경 116m 지역 주민들에게 즉시 대피하라는 대피령이 내려졌다가 초진 이후 해제되기도 했다. 완진 이후 통제 구역이 넓어진 이날 현장은 왜 당분간 접근 제한이 불가피한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제 관심은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복구 절차로 옮겨가고 있다. 소방 당국은 소방청, 국립소방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관계기관과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도 인천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 소속 경찰관 등으로 전담팀을 꾸려 화재 발생 원인과 확산 경위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피해 규모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대형 물류센터 내부의 건물 손상과 재고자산 피해가 커지면서 전체 피해액이 수천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험사들도 화재 원인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손해사정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화재 현장 주변에서는 진화 이후의 시간이 시작되고 있었다. 불길과 연기가 사라진 자리에는 통제선과 잔해, 그을음이 남았다. 주변 상인과 주민들은 차량 통제와 우회 동선, 접근 제한을 감수하며 복구 과정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형 물류센터 화재는 불길이 잡혔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검게 탄 건물, 넓어진 통제선, 바닥에 남은 그을음은 진화 이후의 시간이 이제 막 시작됐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소방관들의 고생을 말하던 인근 상인의 말처럼, 석남동 화재 현장은 완진 이후에도 일상의 불편과 복구의 시간을 함께 견디고 있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