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갈등 양상 속 밥차 등장, 장기전 대비 강화

[더팩트|서울 올림픽공원=오승혁 기자] "너 박근혜 때도 나왔어? 어! 어이가 없네."
"나 한 번도 안 가봤는데 궁금하긴 해. 우리도 가볼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집회가 일주일째(7일 차)로 접어든 11일 늦은 오후. 현장은 장기화에 따른 극심한 피로감 속에서도 새로운 인프라 확충과 유동 인구 유입이 맞물리며 묘한 긴장감과 활력이 동시에 교차하고 있었다.
이날 '오승혁의 현장'이 5일 연속으로 찾은 올림픽공원은 평일 이른 낮 시간대의 소강 국면을 벗어나 다시 세를 확장하는 양상을 보였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가 되자 시민들이 합류하면서 현장 인파는 전날보다 눈에 띄게 늘어난 1,500명에서 2,000명 선까지 복원됐다.
특히 현장 인근에 한국체육대학교(한체대)가 인접해 있어서인지, 2030 세대 젊은 대학생들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모습이 목격됐다. 올림픽공원역에서 내린 한 대학생 무리는 핸드볼경기장 쪽 가득 들어찬 텐트와 인파를 바라보며 "나 한 번도 (집회에) 안 가봤는데 솔직히 궁금하긴 하다", "그럼 구경이나 가보자"라며 호기심 어린 대화를 나누며 공원을 향해 이동했다.
그러나 집회가 일주일 가까이 고착화되며 내부의 심리적 예민함은 폭발 직전의 임계점에 다다랐다. 이날 오후 핸드볼경기장 진입로 초입에서는 중장년 여성 참가자들 사이에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험악한 말싸움이 벌어졌다.
과거 보수 집회 참여 이력을 내세운 한 참가자가 상대방을 향해 "너 박근혜 때 탄핵 반대 집회 때도 나왔었느냐"고 윽박지르며 육탄전을 벌일 듯 거세게 달려들었다. 다행히 주변 참가자들이 떼어놓으며 물리적 충돌로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장기 장외 투쟁 속에서 기득권을 주장하는 주도권 싸움과 내부 균열이 얼마나 첨예해졌는지 보여주는 상황이다.
이처럼 내부 기류는 날카로워졌지만, 집회를 지탱하는 물적 인프라는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초기 배치됐던 냉방 휴식 버스 4대는 주차장을 그대로 지켰고, 뜨거운 열기를 막기 위해 은박 가림막을 덮어둔 생수 더미도 여전했다. 주말 한때 이온음료와 커피 등 각종 음료수가 풍성하게 쌓였던 것과 비교하면 음료 보급은 다소 눈에 띄게 줄어든 모양새였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운 것은 거대한 '밥차'였다. 한 유튜버의 후원으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진 배식 밥차 앞에는 허기를 달래려는 참가자 100여 명이 넘게 긴 줄을 늘어섰다. 단순히 물과 간식을 나누던 수준을 넘어 식사 제공까지 가능해지면서, 집회 참가자들이 현장을 이탈하지 않고 야간 집회까지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한 셈이다.
선관위의 부실 행정 규탄에서 시작해 내부의 권력 투쟁과 인프라의 외연 확장이라는 복합적인 국면을 맞이한 올림픽공원 집회는, 다가오는 주말을 앞두고 추가적인 세 결집의 분수령을 맞이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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