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TF 영상
[미스터리경제] 축구가 4쿼터? 자본주의 '끝판왕' 기묘한 북중미 월드컵 (영상)
2026 북중미 월드컵 미스터리

[더팩트ㅣ정리=이선영 기자]

◆ 방송 : 더팩트 유튜브 콘텐츠 'THE 미스터리경제' EP.13

◆ 출연 : 금융증권부 이한림, 이선영 기자

◆ 편집 : 디지털미디어팀 이상빈, 이환호, 유영림 기자

선영>세상에 당연한 경제는 없다. 팩트 뒤에 숨겨진.

한림>기묘하고 오싹한 경제의 진실을 파헤칩니다.

한림, 선영>더팩트 경제 추리 콘텐츠 '미스터리경제' 시작합니다.

선영>축구 팬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대축제로 불리는 월드컵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진짜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저희도 국가대표 유니폼을 한번 입어 봤어요. 저희가 소장하고 있는.

한림>지금 다들 옷장에서 꺼내고 계실 텐데.

선영>네, 우리나라도 다음 주에 첫 경기를 하죠?

한림>네, 맞습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다음 주 금요일 12일 오전 11시 대망의 조별리그 1차전. 체코와 합니다. 그런데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우리 직장인들과 학생들에게 좀 독특한 미션을 줬어요. 체코전뿐만 아니라 남아공전, 멕시코전 전부 다 평일 오전 10시와 11시에 시작을 하거든요. 조별리그 세 경기 전부 다요.

선영>되게 애매한 시간에 시작하는 것 같은데요. 예전처럼 새벽에 좀 졸린 눈 비비면서 치맥을 먹고 이런 게 아니라 출근해서 회사 휴게실이나 학교 교실에서 몰래 스마트폰으로 숨죽여서 응원해야 되는 그런 풍경도 벌어질 것 같습니다.

한림>밤잠을 설치지 않아서 좋은 점도 있는데 저희 기자들 입장에서는 평일 오전이라는 황금시간대의 트래픽이나 시청률 그리고 광고의 단가까지 놓칠 수 없는 시간대이긴 해요. 또 오전에는 저희가 마감을 해야 되고 취재를 해야 되고 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시간대 말고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기묘한 변화가 있습니다.

선영>어떤 걸까요?

한림>이번 대회부터 축구가 원래 전반 45분, 후반 45분씩 한 90분 하는 경기인데. 전반 22분과 후반 22분만 되면 심판이 경기를 강제로 멈추고 3분간 쉬는 브레이크 타임이 의무적으로 도입된다고 해요. 이게 무더운 북미 날씨로부터 선수를 보호하고자 하는. 근육 경련도 올 수 있고 날씨가 더우면 뛰기 힘들거든요. 저희 뛰어 봐서 알잖아요. 그런 '쿨링 브레이크' 같은 개념인데요. 한여름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PL이나 우리 K리그에서도 시행을 하고 있는데. 이게 뭔지 잘 아실 것 같긴 합니다만 150년 넘게 이어져 온 축구 역사에서 전·후반 45분이라는 정통의 규칙을, 절대 규칙을 통째로 깨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선영>그런데 45분 흐름을 중간에 끊으면 뛰시는 선수로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림>일단 저는 45분을 잘 못 뛰고.

한림, 선영>(웃음)

한림>45분을 뛸 수 있는 프로 선수들 같은 경우는 그 45분이 길진 않아요. 10분처럼 아마 느껴지실 거예요. 1분 1초가 정말 중요합니다. 그리고 축구는 개인 스포츠가 아니라 단체 종목이다 보니까 이 흐름이 굉장히 경기를 좌우하는데. 중간에 딱 끊어버리면 흐름이 통째로 깨져버리고 경기 페이스가 다시 넘어갈 수 있고 그런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거죠.

선영>그럼 축구는 기세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좀 못하는 팀한테 유리한 구조라고 할 수도 있을까요?

한림>밀리고 있는 팀 입장에서는 전반 22분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고, 그때 감독이 3분간 주어진 브레이크 타임에 계속 이야기를 하겠죠? 그래서 오히려 이번 월드컵부터 '감독의 역량이 아주 중요한 월드컵이다'라고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감독님 정말 중요합니다.

선영>그런데 선배. 월드컵 '쿨링 브레이크'가 이미 도입됐던 거로 아는데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만 봐도 6월에 아메리카 대륙(남미) 온도가 너무 뜨거우니까 선수 보호를 위해서 물 마실 시간이나 이런 것들을 주는 착한 규칙으로 기억을 하고 있는데요.

한림>기억력이 아주 좋으신데요.

선영>감사합니다.

한림>저보다 축구를 더 잘 아시는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브라질 월드컵 때. 12년 전이죠. '쿨링 브레이크'가 있었어요. 같은 또 아메리카 대륙에서 열리고 6월 아메리카 대륙은 다른 대륙보다 더 덥나 봐요. 그래서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도 이런 같은 브레이크가 도입이 됐는데 그때랑은 또 차원이 달라요. 명칭부터가 '쿨링 브레이크'가 아니고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차이가 또 있는데 그게 뭔지 아세요?

선영>결정적 차이 어떤 걸까요? 어차피 다 선수들 물 마시게 하려고 멈추는 거 아닐까요?

한림>겉보기에는 비슷한데 그러나 과거 브라질 월드컵의 '쿨링 브레이크'는 기온과 습도를 종합한 체감 온도, 즉 습구흑구온도(WBGT). '늑구' 아니고 습구흑구온도 지수가 32도를 넘었을 때만 현장 의료 스태프의 판단하에 제한적으로 적용됐던 규칙입니다. 의무가 아니었다는 거죠. 더워도. 날씨가 덥지 않고 할 만하면 경기가 멈추는 일도 없었고 설사 그 지수가 32도를 넘는다고 하더라도 현장 스태프 판단으로 쭉 공 차도 될 것 같다고 하면 그냥 또 했던 거고요.

선영>그러면 뭔가 조건이 충족돼야만 작동했던 '조건부 규칙' 같은 느낌인데요. 그러면 이번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한림>쉽게 말해서 모든 경기에 적용됩니다. 의무라는 거죠. 기후랑 상관없이 전반 22분, 후반 22분만 되면 무조건적으로 시행되는 거예요. 그래서 축구를 네 번 하는 거예요. '축구가 4쿼터가 됐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이유가 이렇다는 거죠. 비가 오든, 가을 날씨든, 천재지변으로 갑자기 눈이 내리든, 우박이 떨어지든, 경기장에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이 난입을 하든, 22분이면 무조건 휘슬을 분다는 거예요. 경기를 강제로 3분간 멈춰 세워야 되기 때문에.

선영>그럼 날씨 탓도 아니고 전 세계가 보는 월드컵 경기를 무조건 멈춘다는 얘기인데 축구가 진짜 순간순간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나 흐름이 되게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골 넣기 직전에 '60초 후에 공개됩니다' 그러면 되게 허무할 것 같거든요. 맥이 끊길 것 같기도 하고요. 예능이나 드라마에서 그렇게 주로 하는데 드라마 보는 느낌도 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보면 결말이나 중요한 부분에 광고가 딱 등장하잖아요?

한림>좋은 비유예요. 정확합니다. 그래서 22분에 중단을 해야 되는데 21분 58초에 슈팅을 때렸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돼요? 물론 공이 날아가는 순간에 딱 멈추고 '광고 큐' 이렇게 되지는 않겠죠? '볼 데드'가 됐을 때 그러니까 그것도 궁금해요. '볼 데드'가 됐을 때 심판이 휘슬을 불고 '중단해도 되겠다' 싶을 때 할 테지만 어쨌든 3분을 의무적으로 중단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 시점도 되게 중요할 것 같아요. 한쪽에서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데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타이밍 할 때가 돼서 중단하면 상대편은 이제 그걸 대비하게 될 거고. 그 3분 동안 물을 마셔야 되는데, 선수들이 물만 마시고 있으면 진짜 경기를 물먹을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이게 밀어붙이고 있는 팀도 상대가 그렇게 나올 것을 대비해서 제2안, 제3안 이런 거까지 대비를 해야 되고. 그런 이제 감독들의 두뇌 싸움은 치열해질 것 같긴 한데 연봉 수백 억씩 받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45분 못 뛸까요? 여태 뛰어 왔는데. 힘들어서 22분? 이게 이제 명분이거든요. 당연히 선수 보호해야 되는 건 맞고, 날씨가 더우면 진짜 힘들어요. 1분만 뛰어도 힘들잖아요.

선영>숨이 막 차오르고, 얼굴 빨개지고.

한림>물 마실 시간은 필요하다는 거죠. 그런데 이게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에 축구 팬들이 좀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가 되겠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피파(국제축구연맹)는 이번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시간에 방송사들이 경기 화면을 끊고 공식 중간 광고를 송출할 수 있도록 허가를 해 줬다고 해요. 골이 들어갈 것 같은 중요한 순간이나 우리 입장에서는 실점할 것 같은 순간에 강제로 휘슬을 불고 광고판을 밀어넣겠다는 거죠.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디디에 데샹 같은, 프랑스 축구대표팀 감독이세요. 이런 분들이 "최악의 규정"이라고 아주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하네요.

선영>그런데 골 들어가기 직전에 광고를 딱 때리면 오히려 심판 재량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상대팀에서 반발하거나 이런 경우도 있을 것 같네요.

한림>더 시간도 늘어질 것 같고.

선영>그래서 결국 선수 보호 명분은 핑계고, 90분 내내 끊기지 않아서 광고를 넣지 못했던 축구 경기를 미식축구처럼 억지로 조각내서 돈을 쥐어짜내려는 거대 자본주의의 설계 같은 느낌이 듭니다. 역시 미국이네요.

한림>미국은 다른 나라들이랑 달리 가장 국민 스포츠,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스포츠는 야구도 아니고 축구도 아니고 농구도 아니에요. 메이저리그(MLB)도 있고 NBA도 있지만 NFL, 프로 미식축구. 그게 가장 인기가 많고. NFL 결승전을 '슈퍼볼'이라고 하잖아요. 거기는 중간 광고가 있어요. 중간에 그렇게 끊고 아예 하프타임에는 제일 잘나가는 팝스타들이 나와서 공연을 해버리니까. 그런데 이제 이런 광경을 월드컵에서도 본다는 거죠. 그러니까 광고 단가는 또 어마어마하겠죠. 전반 끝나고 후반 시작하기 전에 들어가는 광고 단가가 아마 가장 높았을 거예요. 축구 경기에서는. 경기 시작 전과 경기 끝나고 난 다음보다. 왜냐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런데 이제 전반과 후반 사이 하프타임 광고보다, 전반 22분과 전반 끝나기 사이 그리고 후반 22분과 끝나기 사이 광고 단가가 더 비싸지겠죠. 특히 우리가 한국 시간으로 보게 될 평일 오전 10시, 11시 경기들은 모바일 스트리밍 트래픽이 절정에 달하는 타이밍이라고 해요. 그 3분짜리 강제 브레이크 틈새에 완판될 광고 수입만 수십, 수백 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선영>그런데 경기 시간만 쪼갠 게 아니라고 들었는데요. 우리가 학창 시절부터 귀에 못 박히도록 들었던 월드컵 '16강 신화' 이런 공식들도 이번 대회부터는 완전히 파괴된다고 하는데 이건 무슨 얘기인가요?한림>이제 16강 진출이 목표다? '16강 신화'? 글쎄요. 16강 올라가는 게 더욱 어려워졌으니까. 이번 대회부터 월드컵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선영>16개국이 늘어났네요.

한림>네,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별리그를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알던 '16강 진출'이 아니라 좀 생소한 '32강 진출'로 바뀌어버리는 거예요. 32강 진출이에요 이제. '거대한 지옥문'이 하나 더 열리게 되는 거예요. 토너먼트 라운드가 하나 더 추가됐기 때문에.

선영>그러면 참가국이 늘어난 만큼 경기 수도 엄청나게 많아졌을 것 같은데요. 방송사들이 월드컵 중계권을 사들이면 다른 나라들끼리 경기라도, 모든 경기를 중계하는데. 경기 수가 늘어나면 피파나 개최국이 벌어들이는 수입도 그만큼 폭발할 것 같습니다.

한림>네, 예리하십니다. 전체 경기 수가 무려. 놀라지 마세요. 64경기에서 104경기가 됐어요. 무려 40경기 플러스. 100경기가 넘어요, 월드컵이. 너무 많죠? 지아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과 수뇌부들이 이거를 강력하게 밀어붙였다고 하니까 별 수가 없어요. 또 그 배후에는 철저한 투자 대비 수익 계산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경기 수가 늘어나는 만큼 중계권료 수입도 늘어나고 티켓 판매 대금도 늘어나고 후원사 광고비 이런 것들이 수조 원 단위로 치솟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피파 1년 수입의 대부분이 월드컵에서 나온다고 해요. 그러다 보니 선수가 부상으로 쓰러지든 말든 아니면 경기 흐름이 바뀌든 말든 일단 판을 키워놓고 금고를 채우겠다는 그런 잔혹한 자본 논리가 깔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거죠.

선영>그런 것 같습니다 .전 세계 순수한 축구 축제 뒤편에서 오직 수익 쥐어짜기만을 위해 정밀하게 설계된 거대 자본의 무서운 민낯을 본 것 같은데요. 경기 수가 늘어나니까 팬 입장에서는 재밌을지 몰라도 글쎄요. 100년 넘게 이어진 틀을 깬다는 것 자체가 받아들이지 못할 정통 축구 팬들도 상당할 것 같은데요. 그런데 선배. 얘기를 듣다 보니까 의문이 하나 또 생깁니다.

한림>또 뭐죠?

선영>경기 수를 이렇게 무리하게 늘리고 중간 광고도 들이밀면 장기적으로는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느끼게 될 텐데 축구라는 콘텐츠의 가치가 더 떨어지는 게 아닐까요? 소위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위험한 도박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림>역시 '미스터리경제' 명 MC의 질문. 13회 차나 진행한 명 MC의 질문은 언제나 날카롭습니다. 정확한 지적이에요. 축구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하겠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벌어지는 90분간의 서사, 각본 없는 드라마 이런 거잖아요. 실제로 축구인들 사이에서는 그래서 반대가 심했다고 하죠. 아까 말했지만 데샹 같은 감독도 그렇고. 축구라는 콘텐츠의 희소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죠. 이게 축구는 흐름의 스포츠고 이 경기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들. '공은 둥글다'라는 표현도 있는 것처럼 심판이 나서서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고, 심판의 영향력이 높아버리면 '그 경기는 되게 망쳤다'는 축구팬들 입장에서는. 심판이 주목을 받게 되면 그 경기의 질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어요. 그만큼 심판의 이름을 몰라야 되고 우리가. 경기 안에서만 오로지 해야 하는데 전반 22분, 후반 22분 끊어버리면 축구가 4쿼터가 돼버리면 그런 것들이 좀 떨어질 수 있다고 봐야죠. 다만 이제 여기서 자본주의의 또 다른 함정인 '수요의 비탄력성'을 또 봐야 될 것 같아요.

선영>'수요의 비탄력성'은 어떤 걸까요? 축구가 주식이나 석유 같은 필수재가 아닌데 왜 그런 걸까요?

한림>축구 팬덤은 일종의 중독성이 강한, 아까 말했듯이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기 때문인데요.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초거대 국가대항전 이벤트는 경기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축구가 4쿼터? 48개국 참가? 32강 진출? 아, 뭐야 축구 아니잖아? 나 안 볼래' 한다고 해서 완전히 등을 돌리기가 어려워요.

선영>그렇죠.

한림>프로축구, 내가 응원하는 프로팀이라면 몰라도 욕을 하면서도 평일 오전에 몰래 중계창을 켜두는 독점적 지위의 콘크리트 소비층이 월드컵의 주된 소비층이라고 볼 수 있다는 거죠. 게다가 또 이번 참가국 확대로 월드컵 문턱에도 못 가 봤던 나라들, 아까 16개국이 더 늘어났다고 했잖아요. 그런 새로운 대륙의 그런 나라들, 거대한 시장이 또 새로 유입되잖아요. 개별 경기의 희소성은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새로운 시장 자본을 흡수하고 전체 판돈의 총량을 압도적으로 키우는 일종의 박리다매형 '규모의 경제'를 이번 월드컵에서 미국이 실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선영>그러면 오히려 16개국은 기회일 수도 있겠네요.

한림>하지만 중국은 그 기회도 못 잡더라고요. 중국이 올라가나 싶었는데. 중국도 거대 자본이거든요. 미국은 중국이 올라오기를 바랐을 거예요.

선영>그렇겠죠. 이렇게 개별 경기의 가치보다 판 전체를 키워서 글로벌 자본을 흡수하려는 전략이 돋보이는 것 같은데요. 우리가 아무리 피파가 돈독이 올랐다고 이렇게 비판을 해도 막상 또 다음 주 금요일 평일 오전에 보면 또 궁금해서 우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경기가 열리면 다들 일손 놓고 모니터 앞으로 집결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한림>금요일 평일 오전 11시면 열심히 일할 때고 점심시간 직전이기 때문에 오늘 오전에 한 게 하나도 없으면 그때라도 빨리 뭔가 해야 되는 시간이잖아요. 하지만 옆 건물에서 '와' 하는 소리가 들려요. 골 넣을 수도 있고 그러면 궁금하니까 찾아볼 수밖에 없고 아무리 욕을 하면서도 등을 돌릴 수가 없다고 얘기한 것처럼 그런 지점입니다. 채널을 돌리지 못한다는 걸 이 거대자본들이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거죠. 실제로 이번 북중미 월드컵의 전 세계 중계권료 수입만 해도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요. 공식 스폰서가 이번에 보니까 아디다스던데. 아디다스는 벌써 티모시 샬라메라든지 라민 야말이라든지 헐리우드 배우와 축구선수. 주드 벨링엄이나 이런 유망한 축구 선수들을 결합해가지고 멋지게 또 CF를 만들었더라고요. 그 광고를 이제 어마어마하게 보게 될 거예요. 이런 것들의 광고료 단가가 다 수조 원대로 추정되거든요. 그 어마어마한 돈을 또 결국 누가 감당을 할까요?

선영>보통 방송사나 글로벌 OTT 플랫폼들이 피파에 지불을 하는 거니까 그 회사들, 대기업들이 내는 거 아닐까요?

한림>네, 일단 1차적으로는 그렇죠. 하지만 그 대기업들이 내는 돈도 결국 최종 소비자인 우리 주머니에서 나옵니다. 플랫폼들이 비싸게 사들인 중계권료에서 본전을 뽑으려면 광고 단가를 올리는 건 당연히 기본인 거고 우리가 매달 내는 OTT 구독료를 인상한다거나 중요한 경기는 유료 경기로 전환을 해버리는 거죠. 또는 독점 중계로 이런 방식이 현재 프로축구나 PL이나 이런 데서는 이미 나오고 있어요. '맨유 vs 맨시티'라든지, '리버풀 vs 아스날'이라든지. 이렇게 유명한, 인기가 많은 팀들 간의 경기는 유료 플랫폼으로 전환을 해서 당연하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월드컵은 또 그게 아닌데 월드컵에서 유료 경기가 나올 수도 있다는 거죠. 그래서 실제로 최근 스포츠 중계 시장이 좀 급격하게 유료화되는 경향은 있어요. 물론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서 대가는 지불해야 된다고는 생각해요. 축구 선수들이 어쨌든 관중의 입장권 수입도 있겠지만, 광고. 가장 큰 광고로 돈을 벌고 열심히 뛰고 경기의 질을 올리고 팬들은 또 그거에 열광을 하고 거기서 일하시는 분들은 치킨 팔고 맥주 파시는 분들도 수입도 올리고 그분들은 자녀 대학교 등록금을 내야 되고 이게 경제가 활성화되는 거잖아요. 당연히 뭔가 대가를 치르기 위해서는 지불을 해야 되는 게 맞는데 급격히 우리가 아주 잘 알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아주 많은 프로야구도 어느 순간부터는 모바일로 보는 게 유료로 다 바뀌었잖아요. 예전에는 포털사이트에서 볼 수 있었는데 이런 보편적 시청권 논란이 나오는 이유가 또 여기 있습니다.

선영>듣고 보니 그렇습니다. 피파가 경기 수를 늘리고 광고 시간을 강제로 쪼개서 판을 키울수록 그 비용 청구서는 결국 우리의 구독료나 통신비 고지서로 고스란히 들어오고 있었던 거군요.

한림>우리가 축구 한 경기를 편하게 보기 위해서 치르는 대가가 체감하기도 전에 갑자기 훅 올라가 버리는 게 아닌가. 자본의 탐욕만큼 점점 더 비싸지고 있는 건 맞지만, 깜빡이 좀 켜고 들어와야 되는데 한번에 훅 올라가 버린 게 아닌가 생각이 돼요. 그래서 어쨌든 월드컵은 축제잖아요. 전 세계 화려한 행사고 전 세계인이 다 열광할 만한. 월드컵 때문에 전쟁을 중단하는 나라도 있을 만큼. 그런 건데 화려한 전광판 뒤편에서 우리 시선과 지갑을 노리는 글로벌 자본의 거대한 역학관계를 한번쯤 이렇게 생각해 보시는 것도 이번 북중미 월드컵을 보시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영>이번에는 월드컵 미스터리를 다루다 보니까 오히려 12일 금요일 오전 11시에 있을 대한민국과 체코 경기를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저희가 어쩔 수 없는 자본주의의 노예일까요? 그래도 월드컵 한국 경기는 봐야 되는 거 아니에요?

한림>맞습니다.

선영>저희 이겨야죠. 여러분들도 반대편 대륙에서 경기를 할 우리 태극전사들에게 마음이 닿도록 뜨겁게 응원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한림>그렇죠. 돈이 뭐니 뭐니, 피파 왜 그러니, 축구가 4쿼터니 해도. 마무리는 대한민국 파이팅으로 해야겠죠?

선영>네, 꼭 본방 사수 해주셨으면 좋겠고요. 또 다음 주에는 어떤 기묘하고 오싹한 경제의 진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구독자 여러분들이 또 궁금하신 '미스터리경제' 주제도 댓글에 남겨주시면 저희가 열심히 취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한림, 선영>구독과 좋아요. 대한민국 파이팅. 안녕~

seonyeon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