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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는 본사가, 욕은 우리가"…'탱크데이 파문' 스타벅스 매장의 '눈물' [오승혁의 '현장']
"출근이 지옥 같다"…포스기 앞 사상 검증·폭언 독박 쓰는 파트너들
상암·서울역·수원 매장 가보니…점심 피크에도 빈자리


20일 저녁 경기도 수원의 한 스타벅스에 빈 자리가 더러 눈에 띈다. /경기도 수원=오승혁 기자
20일 저녁 경기도 수원의 한 스타벅스에 빈 자리가 더러 눈에 띈다. /경기도 수원=오승혁 기자

[더팩트|경기 수원=오승혁 기자] "2층이 뷰도 좋고 넓어서 마감 때까지 꽉 차는 곳인데, 오늘은 유독 조용하네."

"어휴, 요번에 큰일 났잖아."

지난 20일 경기도의 한 스타벅스 매장의 고객들 사이에서 최근 불거진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파문' 내용이 흘러나왔다.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공분이 오프라인 매장의 한산함으로 고스란히 이어지는 현장이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본사 경영진이 저지른 실책의 화살이 매장 최전선에서 고객을 맞이하는 현장 파트너들에게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자신을 현직 스타벅스 매장 관리자라고 밝힌 작성자의 절규가 올라와 파장을 일으켰다.

작성자는 "이번 마케팅 참사가 터지고 나서 매장 현장 파트너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사고는 지원센터(본사) 방구석에서 쳐놓고, 왜 매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우리가 사상 검증을 당하고 '너희도 똑같은 놈들 아니냐'는 폭언을 들어야 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현장 직원들이 마주한 현실은 가혹했다. 그는 "매일 출근하는 게 공포고 포스(결제대) 앞에 서는 게 지옥 같다"면서 "우리가 그 마케팅을 기획했나. 왜 우리가 고객들의 화풀이 자판기가 되어야 하나. 매장에서 '무슨 생각으로 그랬냐', '왜 그런 이벤트를 한 거냐',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출근하는 건 당신들도 똑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오승혁의 '현장'은 지난 20일과 21일에 걸쳐 서울역과 마포구 상암동, 경기 수원 등 직장인 밀집 지역의 주요 스타벅스 매장들을 둘러봤다. 평소 점심시간이면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던 서울 상암동의 한 스타벅스 매장은 20일 낮에도 빈자리가 숭숭 눈에 띄었다. 대기 주문으로 바빠야 할 현황판마저 잠잠했다.

21일 점심 피크 타임에 찾은 서울역 인근 매장도 풍경은 비슷했다. 밀려드는 주문과 대화 소리로 늘 소란스럽던 만석 매장이었지만, 이날은 군데군데 빈자리가 쉽게 목격됐다. 매장 온도가 확연히 꺾인 모양새다.

20일 밤 찾은 수원종합운동장 인근 매장은 더 심각했다. 1층에 단체 손님 한 팀이 앉아있는 것을 제외하면, 카공족들로 북적이던 2층 매장은 사실상 텅 비어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강도 높은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돌아선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실망감은 이미 '행동하는 불매'로 번지고 있었다. 정용진 회장은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된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행사에 대해 5월 19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5·18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에게 깊은 상처를 드렸다. 그룹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자사의 ‘탱크 텀블러’ 판매 행사를 진행하면서 "탱크데이 5/18" "책상에 탁!" 등 문구가 적힌 광고를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에 게재함으로써 5·18민주화운동을 폄하하는 것 아니냐는 거센 비판을 초래했다.

스타벅스의 브랜드 이미지 추락과 매출 감소도 문제지만, 현장 파트너들은 지금 감정노동을 넘어선 언어폭력과 사상 검증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스타벅스 경영진이 말뿐인 수습을 넘어, 당장 일선 직원들을 보호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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