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표 당선 전 약속 무책임하게 지켰다
[더팩트｜오승혁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구속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두고 정치권의 여론이 크게 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대표로서 인간적 도리를 다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중도층 이탈을 자초한 정치적 자충수"라는 비판도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장 대표는 17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을 일반면회했다. 당초 특별면회를 신청했지만 허용되지 않아 일반 절차로 10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면회에 동석했다.
면회 직후 장 대표는 본인의 SNS에 "윤 전 대통령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서 계셨다"며 "좌파 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해당 발언은 즉각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켰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과 "당의 외연 확장을 가로막는 행위"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이를 두고 장 대표 측은 전당대회 기간에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이행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 당선되면 적절한 시기에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장 대표가 약속을 지킨 것"이라며 "부적절하게 확대해석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장 대표 측은 추가 면회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소장파 김재섭 의원은 의원들의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당 대표로서 대단히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였다"고 "우리 당이 모처럼 주목받기 시작했고 게다가 지금은 국정감사도 한창이다. 이런 상황에서 꼭 그렇게 했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해명해 달라"고 적었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당 대표가 국민의힘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그만하시죠"라고 비판했다.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도 "이렇게 먹잇감을 던져주는 것은 해당 행위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제2의 내란 선동"이라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일본 극우세력 망동과 다를 바 없다"며 "국민의힘은 윤석열과 다시 손잡고 정권 재탈환을 명분으로 제2의 쿠데타를 꿈꾸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면회를 맹렬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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