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북콘서트서 나태주 시인과 인연
지난해 '풀꽃' 앨범 발표하며 제2의 인생
[더팩트|이상빈 기자] '풀꽃 가수' 박장순은 그를 지칭하는 말만큼이나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음악을 좋아했지만 좀처럼 원하는 길로 갈 수 없었다. 마음속에 묻어두고 현실의 삶을 택했다. 사범대를 나와 1984년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1992년 첫 앨범 'First Trace'를 발매하기도 했지만 인생의 방향이 바뀌진 않았다.
2021년 명예퇴직 후 자연인으로 돌아온 그에게 마침내 길이 열렸다. 더 늦기 전에 그토록 하고 싶던 음악인으로서 삶을 제대로 시작해 보자고 다짐했다. 우연한 기회에 만난 나태주 시인의 대표 시(詩) '풀꽃'은 그의 인생에 새로운 페이지를 펼치게 해줬다. '풀꽃 가수' 박장순은 이렇게 탄생했다.
지난 10일 <더팩트>와 인터뷰에 나선 박장순은 "이제야 원하는 일을 하며 인생을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를 수식하는 '풀꽃 가수'의 의미도 털어놨다. '풀꽃'은 그에게 새로운 정체성을 안겨준 운명 같은 존재다.
◆다음은 박장순과 일문일답.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해달라
37년간 교직에 몸담았다가 명예퇴직 후 지금은 '풀꽃 가수'로 살아가고 있는 박장순이다. 교직 생활을 하기 전 음악에 뜻이 있었지만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은퇴 후에는 그동안 못 했던 인생을 살아 보고자 지난해 앨범 '풀꽃'을 발표했다. 요즘에는 버스킹도 하고 공연도 한다.
-본인을 '풀꽃 가수'로 지칭하는 이유는?
'풀꽃'은 올해로 여든두 살인 나태주 시인을 대표하는 시다. 딱 세 줄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시인인 그분과 인연이 닿아 이 시에 멜로디를 입혀 작곡해 컬래버 앨범을 냈다. 그분 덕분에 앨범이 나왔기에 이를 기리고자 '풀꽃 가수'로 부르고 있다.
-나태주 시인과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2022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의 가원시니어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다. 당시 도서관에서 나 선생님의 북콘서트를 개최했고 저에게 식전 행사를 부탁했다. 기왕이면 선생님 시로 노래를 만들어서 하는 게 어떨까 싶었다. 그때 작곡한 게 '풀꽃'이다.
북콘서트 당일 이 노래를 불렀더니 선생님께서 호평했고 시집에 사인도 해 줬다. 선생님의 시를 읽으니 악상이 많이 떠올랐다. 이후 선생님을 직접 찾아 뵙기도 하면서 교류가 잦았다. 친분도 두터워졌다. 그래서 선생님께 컬래버 앨범 계획을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받아주셨다. 그게 '풀꽃' 앨범 발표로 이어졌다.

- 남은 인생의 목표는?
'즐겁게 놀자'다. 옛날로 치면 많은 나이(박장순은 80학번이다)지만 요즘은 100세 시대니까 아직 남은 시간이 많다. 제가 재밌게 놀면 주변 사람도 재밌어지지 않겠냐. 밝은 세상을 만들고 그 안에서 살고 싶다.
- 어떤 가수 또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싱어 송 라이터'도 좋고, '풀꽃 가수'도 좋지만 저는 저를 찾아가고 싶다. 저만의 음악을 하고 싶다. 앞으로는 제 이름을 제대로 드러내면서 음악 활동을 하고 싶다. 직접 만든 곡이 주변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그런 음악인으로 살고 싶다.
pkd@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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