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권 포기, 해군 사관후보생 입대 소식 전해지자 '호평' 일색

[더팩트|오승혁 기자] "이재용 회장 자식 농사 제대로 성공했네." "저런 모습이 사람들이 재벌에게 기대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행보다." "이 회장님, 아들 훌륭히 키우셨어요."
1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의 장남 이지호(24) 씨가 오는 15일 해군 사관후보생 제139기로 입대한다는 소식에 재계와 세간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지호 씨가 한국에서 병역 의무를 다하기 위해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일반 병사에 비해 복무 기간이 2배 이상 긴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임관한다는 점이 이 회장 부자와 삼성전자에 대한 호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이지호 씨는 2000년 미국서 태어난 복수 국적자로 캐나다, 프랑스 등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왔다.
이지호 씨는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고, 일반 병사로 입대해 복무 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복수국적이라는 특권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해군 장교의 길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사관후보생은 입영 후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11주간 교육훈련을 받고 의무복무기간 36개월 동안 군생활을 한다. 총 복무기간은 39개월로 일반 병사들의 18개월에 비해 21개월 가량 더 길다.
또한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보유한 병역의무 대상자가 자원 입영을 신청한 사례는 한 해 평균 10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이례적인 경우라 이지호 씨의 행보가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일반 국민들도 복무 기간이 긴 장교보다 병사 복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지호 씨가 미국 시민권까지 버리고 군 복무를 선택한 것은 공동체를 위한 모범 사례로, 귀감이 될 만하다"고 평했다.
해외에서도 재벌들의 병역 수행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현하는 자세로 높이 평가 받는다. 일례로 스웨덴 대기업 발렌베리그룹의 창업주 가문인 발렌베리가는 창업자 앙드레 오스카르 발렌베리를 필두로 5대 170년에 이르는 동안 경영에 참여한 가문의 일원들이 해군 장교로 복무해온 전통이 있다.
세계적인 물류기업 페덱스를 창업한 고(故) 프레드릭 W. 스미스 회장은 레스토랑 체인 등 여러 사업을 운영하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으며 1966년 예일대 졸업 후 해병대 장교로 4년간 복무하며 베트남전에도 참전했다.
미국의 대부호였던 존 D. 록펠러의 손자들도 장교로 복무했다. 존 D. 록펠러의 외아들 존 D. 록펠러 주니어의 3남 로런스 S. 록펠러와 4남 윈드롭 록펠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각각 해군 장교와 육군 장교로 참전했다.
삼성 측은 "이지호 씨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해군 입대를 결정했다"며 "이번 결정은 경영 승계 전략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지호 씨의 입대는 단순한 병역 이행을 넘어, 한국 사회 지도층 자녀들의 사회적 책임과 도덕적 의무를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지호 씨 외에도 군대 생활을 경험한 국내 재벌 자제들도 더러 있다. 최태원 SK 회장의 둘째 딸 최민정 씨는 예비 해군인 이지호 씨의 선배로 병역 의무가 없었지만 2014년 해군사관학교 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해 2015년 청해부대, 2016년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복무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공군 통역 장교로 3년 4개월 간 복무했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도 공군 장교로 병역을 마쳤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해군 중위로 전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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