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BMW행 성공, 내년 시그니처 출전권 확보
셰플러 8타차 압승, 시즌 2승 통산 21승

[더팩트 | 박호윤 전문기자]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 나선 ‘코리안 3인방’이 첫 번째 생존 경쟁을 모두 통과했다.
올 시즌 PGA 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에 출전한 김시우와 임성재, 김주형이 나란히 2차전 BMW 챔피언십 진출에 성공했다. 70명으로 시작한 플레이오프에서 50명만 살아남는 첫 관문을 모두 넘어선 것이다.
17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TPC 사우스윈드에서 끝난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김시우는 보기 없이 2타를 줄여 최종합계 9언더파 271타로 단독 2위에 올랐다. 대회 전 페덱스컵 랭킹 7위였던 김시우는 4위로 3계단 상승, 30명만 출전하는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진출에도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임성재도 BMW행을 확정했다. 임성재는 과도한 부담감 탓인지 최종일 4타를 잃었지만 앞선 사흘 동안 벌어놓은 타수 덕분에 최종합계 7언더파 273타로 공동 5위를 차지했다. 페덱스컵 랭킹은 당초 53위에서 40위로 13계단 상승했다. 김주형은 마지막 날 한때 톱10에 이름을 올렸지만 막판 순위가 밀려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쳤다. 페덱스컵 랭킹은 26위를 유지했다.

코리안 3인방의 BMW 챔피언십 진출은 단순히 플레이오프에서 한 주 더 뛴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페덱스컵 상위 50명에게는 내년 총상금 2000만 달러 규모의 시그니처 이벤트 출전권이 주어진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겨룰 기회는 물론 안정적으로 시즌 일정을 짤 수 있다는 점에서 PGA 투어 선수들에게 ‘톱50’은 매우 중요한 경계선이다. 한국 선수 3명은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이를 확보했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역시 김시우였다. 우승컵은 놓쳤지만 올 시즌 ‘꾸준함의 상징’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번이 벌써 시즌 세 번째 준우승이다. 톱5는 여섯 번째, 톱10은 11번째다. 우승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만큼 시즌 내내 리더보드 상단을 지키고 있다. 가장 중요한 플레이오프에서도 그 꾸준함을 이어가며 최종전 진출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임성재의 공동 5위도 값졌다. 정규시즌을 페덱스컵 53위로 마쳐 1차전에서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하면 그대로 시즌을 접어야 할 처지였다. 그러나 첫날부터 선두권으로 치고 나갔고 2, 3라운드에서는 공동 2위에 올라 우승까지 넘봤다. 비록 마지막 날 주춤했지만 40위까지 올라서면서 BMW 진출을 걱정하던 처지에서 이제는 최종전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BMW 필드가 70명에서 50명으로 줄어든 2022-23시즌에는 임성재, 김주형, 김시우, 안병훈 등 한국 선수 4명이 진출했고, 2024년에는 김시우, 임성재, 안병훈 등 3명, 지난해에는 김시우와 임성재 2명이었다. 올해는 다시 김시우, 임성재, 김주형 등 3명이 BMW 무대를 밟는다.
이제 시선은 숫자 ‘30’으로 향한다. BMW가 끝나면 50명 가운데 다시 20명이 탈락하고 상위 30명만 투어 챔피언십에 나선다. 2023년에는 공교롭게도 올해와 똑같은 임성재, 김주형, 김시우가 나란히 최종전에 진출한 바 있다. 3년 만에 같은 세 선수가 다시 한번 동반 최종전 진출에 도전한다.

멤피스의 우승컵은 결국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에게 돌아갔다. 시즌 2승이자 PGA 투어 통산 21승째다.
셰플러에게는 다소 늦게 찾아온 시즌 두 번째 우승이었다. 지난 1월 시즌 첫 출전 대회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우승한 뒤 준우승만 다섯 차례를 기록하는 등 끊임없이 정상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마지막 한 걸음이 부족했다. 원인 중 하나는 느린 출발이었다. 초반 라운드에서 선두와 격차가 벌어진 뒤 주말에 무서운 스퍼트로 따라붙는 패턴이 반복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2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 타이인 9언더파 61타를 몰아치며 일찌감치 선두로 나섰고, 3라운드까지 13언더파를 기록해 올 시즌 처음으로 54홀 선두에서 최종 라운드를 맞았다. 최종일 3번홀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이후 버디 5개를 잡아내며 독주, 김시우를 8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섰다. 지난해 CJ컵 바이런 넬슨에서 기록한 6타 차를 넘어선 개인 통산 최다 타수 차 우승이다. 올 시즌 내내 다른 선수들을 쫓던 셰플러가 이번에는 쫓기는 입장이 됐고, 세계 1위는 먼저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시즌 내내 경기력에 비해 부족했던 우승컵을 가장 중요한 플레이오프 첫 무대에서 추가했다.
세계 1위 셰플러가 다시 우승 시계를 돌리기 시작한 사이 한국 선수들도 함께 웃었다. 김시우, 임성재, 김주형 모두 첫 번째 관문을 통과했고 내년 시그니처 이벤트 출전권도 손에 넣었다.
이제 남은 숫자는 30이다.
3년 전 함께 최종전 무대에 섰던 코리안 3인방 가운데 이번에는 과연 몇 명이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것인가. 다음 주 계속되는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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