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스포츠
‘외계인'의 키는 미스터리?... NBA 최장신 웸반야마 이야기 [유병철의 스포츠 렉시오] 
시즌 초 눈부신 활약에 더 커진 신장
2m21에서 2m24로, 2m26 이상이라는 추측도
본인 함구, 알고보면 ‘찐노력파’ 


지난 10월 30일 마이애미 전에서 골밑 플레이를 하고 있는 웸반야마의 모습. 살짝 점프했는데 손은 이미 림 위로 한참 올라가 있다. 휌반야마의 윙스팬은 2m44로 알려져 있다. / AP뉴시스
지난 10월 30일 마이애미 전에서 골밑 플레이를 하고 있는 웸반야마의 모습. 살짝 점프했는데 손은 이미 림 위로 한참 올라가 있다. 휌반야마의 윙스팬은 2m44로 알려져 있다. / AP뉴시스

[더팩트 l 유병철 전문기자] # 2025~26시즌 초반 NBA에서는 현역 최장신 빅터 웸반야마(21)의 플레이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개막 3경기에서 100득점 이상 올리고 동시에 15블록슛 이상을 기록한 NBA 최초의 선수가 됐죠. 11월 2일(현지시간) 피닉스에 패하며 중단됐지만 만년 하위권인 소속팀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파죽의 개막 5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큰 키를 바탕으로 ‘까치발 덩크’ '고무고무 수비(feat. 만화 원피스)' 등 시쳇말로 ‘어린이 골대 농구’를 연출하며 득점, 리바운드, 블록슛 등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차원이 다른 그의 플레이에 미디어는 웸비(웸반야마의 애칭)가 올시즌 역대 최연소 MVP(데릭 로즈, 22세191일 10-11시즌)에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홈팬들은 이 ‘외계인’을 향해 "웸-비-피(Wem-V-P)"라는 신조어를 외치고 있습니다.

# 이런 웸비의 키가 화제입니다. 2004년 1월 4일생으로 프랑스 국적인 웸반야마는 2023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샌안토니오의 지명을 받았죠. 이때 측정한 키가 7피트 3인치. 2m21입니다. 그런데 올해 NBA 공식프로필에는 7피트 4인치(2m24)로 나왔습니다. 공식적으로 2년 사이 1인치(2.54cm)가 큰 겁니다.

멤피스의 잭 이디와 함께 현역 NBA 최장신이 됐습니다(역대 9위). 보통 19세쯤에서 성장판이 닫히지만 종종 웹비처럼 20대 초반까지 키가 크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 웹비의 키가 발표된 것보다 더 크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스포츠전문지 <애슬리틱>은 최근 ‘왜 빅터 웸반야마의 진짜 키가 NBA의 최대 미스터리가 됐을까’라는 장문의 분석기사를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한 농구 전문 미디어가 분석한 웸반야마의 의미 있는 기록들. 데뷔 120경기를 기준으로 삼았는데, 웸반야마는 리바운드, 득점, 3점슛, 블록슛에서 각각 리그 레전드인 칼 말론, 르브론 제임스, 스테판 커리, 하킴 올라주원을 능가했다. / <바스켓볼 포에버> 캡처
미국의 한 농구 전문 미디어가 분석한 웸반야마의 의미 있는 기록들. 데뷔 120경기를 기준으로 삼았는데, 웸반야마는 리바운드, 득점, 3점슛, 블록슛에서 각각 리그 레전드인 칼 말론, 르브론 제임스, 스테판 커리, 하킴 올라주원을 능가했다. / <바스켓볼 포에버> 캡처

# 발단이 된 사건이 있습니다. NBA는 시즌 개막전 각 팀의 트레이닝 캠프 때 선수들의 신장을 엄격하게 측정해서 리그에 보고하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수치가 의심스러울 때는 재측정을 요구하기도 하죠. 그런데 올시즌 이 측정에서 샌안토니오는 웸비의 신장이 7피트5인치(2m26)가 나왔다고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사람들이 놀라자, 구단 측은 즉시 단순한 사무적인 실수라며 7피트4인치로 수정했죠. 이후 웸비가 엄청난 높이를 바탕으로 가공할 플레이를 펼치고, 웸비를 상대한 선수들이 7피트4인치보다 훨씬 크다고 말하면서 NBA 최장신 웸반야마의 키는 도대체 얼마나 되느냐가 화제가 된 것입니다.

# 먼저 신장측정의 기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예전 NBA는 착화(신발 착용) 신장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신발에 따라 추가되는 높이(보통 2cm)는 다르죠. 그래서 5년 전부터 NBA 사무국은 상세한 측정방법과 함께 맨발(혹은 양말 착용) 신장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뒷꿈치를 모으고, 몸은 벽에 기댄다. 양발은 45도 각도를 유지하고, 측정 시 발가락을 든다(까치발 방지). 정면에서 눈확귀수평면(Frankfort horizontal plane)을 확인한 후 삼각자를 이용해 머리카락을 눌러 신장을 측정한다.’ 측정도 2회 이상 실시합니다. 이렇게 측정한 웸비의 신장이 2m24죠. 그런데 실제 경기 때는 신발을 신으니 더 크게 느껴지는 게 당연합니다.

2024년 9월 당시 팀 동료인 크리스 폴(오른쪽)과 미디어데이 촬영을 하고 있는 웸반야마. NBA의 명 가드인 폴의 키는 1m83이다. / AP 뉴시스
2024년 9월 당시 팀 동료인 크리스 폴(오른쪽)과 미디어데이 촬영을 하고 있는 웸반야마. NBA의 명 가드인 폴의 키는 1m83이다. / AP 뉴시스

# 두 번째는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것인지, 혹은 또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몰라도 웸비 본인과 팀 관계자들이 확실히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키에 대한 질문을 계속 받고 있는 웸비는 "나는 내 키에 관심이 없다. 정확한 키는 나도 모른다. 키 말고도 (내 플레이나, 운동선수로의 자세 등)나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이 많다."고 ESPN에 말했습니다.

그래도 추궁하면 "리그에서 나보다 큰 선수는 없다. 이것이면 충분하지 않은가"라고 답해버립니다. 훈련 캠프에서 직접 신장을 잰 샌안토니오의 미치 존슨 감독은 "(내가 직접)의자 위에 올라가 측정했다. 확실히 나보다는 크다(웃음). (성장하고 있기에) 웸비가 정확히 얼마나 큰지는 모른다. 7피트 섬싱(something)이다"고 말했다. 2m24 최장신으로 2023-24시즌까지 NBA에서 뛰었던 보반 마리야노비치(세르비아)는 2년 전 웸비의 공식신장 2m21일 때 이미 "웸반야마가 확실히 나보다 크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 역대 NBA 최장신 선수는 1990년대 활약했던 게오르그 뮤레산(루마니아)과 마누트 볼(수단공화국)입니다. 나란히 2m31로 알려져 있습니다. 둘은 두드러진 활약 없이 조기은퇴했습니다. 나름 강한 인상을 남긴 ‘걸어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중국)이 2m26이었죠. 전성기 야오밍은 대단했지만 역시 부상으로 일찍 캐리어를 마감했습니다. 그래서 2m16의 큰 키에 엄청난 파워로 오랫동안 리그를 주름잡았던 샤킬 오닐이 역대 최고의 센터로 거론되는 겁니다. 그런데 웸반야마는 벌써부터 고트(GOAT)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센터의 자존심이 강한 오닐도 최근 웸반야마를 극찬했습니다. "빅맨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니콜라)요키치가 이미 빅맨의 개념을 재정의했으나, 웸반야마는 그걸 또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입니다.

한 프랑스 미디어는 웹반야마의 키가 2m30까지 자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  캡처
한 프랑스 미디어는 웹반야마의 키가 2m30까지 자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 캡처

# 국내외를 막론하고 키가 큰 농구선수들은 키로 평가받는 것을 싫어합니다. 농구기량을 강조하죠. 실제로 웸비는 스스로 포지션을 포워드로 정의합니다. 웸반야마의 바람대로 그에 대해 키 말고 다른 것을 하나 살펴보죠. 동료들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 그의 성실함입니다. 팀동료 카터 브라이언트는 "그는 워크홀릭이다. 비범한 신체와 천재성을 갖춘 그는 겸손하고, 무척 성실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2년차 때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한 웸비는 이후 올시즌 개막 전까지 엄청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6월 소림사에 머물며 마인드 콘트롤을 다졌고, ‘전설의 센터’ 하킴 올라우원을 찾아가 2주간 10만 달러를 내고 레슨을 받았습니다. 체력훈련을 열심히 해 데뷔초 95kg이었던 체중이 110kg까지 늘었다고 합니다. 이래저래 올시즌 NBA는 웸반야마로 인해 보는 재미가 더해지고 있습니다.

한 프랑스 미디어는 웹반야마의 키가 2m30까지 자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  캡처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