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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한 인연' US여자오픈, 12번째 한국인 챔프 기대 [박호윤의 IN&OUT]
80년 역사, 1,200만달러 상금, 최고 경쟁률, 최장 코스
올시즌 상승세 타고 한국인 25명 출사표, 5년 만에 타이틀 탈환 노려


지난 2020년 75회 US여자오픈에서 비멤버로 출전해 한국의 11번째 US여자오픈 챔피언에 오른 김아림이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뉴시스
지난 2020년 75회 US여자오픈에서 비멤버로 출전해 한국의 11번째 US여자오픈 챔피언에 오른 김아림이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뉴시스

[더팩트 | 박호윤 전문기자] 웬만한 골프 팬이면 알 만한 퀴즈 하나.

IMF 구제금융 여파로 힘겹던 시절의 어느 날. 박세리가 골프화를 벗고 맨발로 워터 해저드에 들어가 샷을 한 뒤 결국 우승까지 거머쥐어 온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대회는? 그렇다. 알다시피 1998년 US여자오픈이다.

실의에 찬 모두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한 명장면으로 아직도 다양한 곳에서 자주 인용되고 있다. 박세리는 투어 생활 중 모두 25차례나 우승해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지만 다른 우승에 비해 유독 이 대회, 이 장면만 선명히 각인된 듯하고, 그래서 US여자오픈은 우리에게 아주 특히 특별하게 느껴진다.

◆ 27년간 11차례 우승, US오픈에 유독 강한 한국여자골프

느낌만 그런 게 아니고 실제로도 US여자오픈은 유난히 한국여자골프와 인연이 깊다. 박세리가 우승한 1998년 부터 지난해까지 27회가 치러지는 동안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이 모두 11차례로 무려 40%를 상회한다.

미셸 위(2014년), 이민지(2023년) 등 교포 선수들까지 확대하면 더 그렇다. 박세리가 1998년 첫 금자탑을 쌓은 이후 두번째 한국인 우승자가 나오기 까지는 7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2005년에 김주연이 마지막 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극적인 벙커 샷 버디를 성공시키며 정상에 올랐다.

US여자오픈 역대 한국인 우승자] – 총 11회

1998 박세리 2005 김주연 2008 박인비

2009 지은희 2011 유소연 2012 최나연

2013 박인비 2015 전인지 2017 박성현

2019 이정은6 2020 김아림

2016년 롯데챔피언십에서 기자회견 중인 박인비(오른쪽)와 미셸 위. 박인비는 US여자오픈을 두 번 우승한 유일한 한국선수이고, 재미교포 미셸 위도 한차례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바 있다./뉴시스
2016년 롯데챔피언십에서 기자회견 중인 박인비(오른쪽)와 미셸 위. 박인비는 US여자오픈을 두 번 우승한 유일한 한국선수이고, 재미교포 미셸 위도 한차례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바 있다./뉴시스

한국과 US여자오픈의 각별한 인연은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008년과 2009년 박인비와 지은희가 잇달아 우승자에 이름을 올렸고, 한 해 건너 뛴 2011년 부터는 유소연, 최나연, 박인비가 3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가져 왔다.

이후부터는 퐁당퐁당 2년에 한번씩 한국인 우승자가 나왔다. 2015년에 전인지, 2017년 박성현, 그리고 2019년에는 이정은6가 각각 정상에 올랐고 2020년 김아림이 투어 멤버도 아닌 신분으로 참가해 덜컥 우승,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이후에는 지난해 까지 4년간 US여자오픈 승전보가 들려오고 있지 않다.

(참고로 LPGA투어 중 US여자오픈 만큼이나 우리와 인연이 많은 대회가 또 하나 있다. 오하이오주 톨리도의 하이랜드 메도우즈CC에서 열려 온 제이미 파 크로거클래식이다. 이 대회는 제이미 파라는 미국의 희극배우와 크로거라는 식품유통 체인업체가 함께 만든 대회로 그간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 제이미 파 톨리도클래식, 마라톤클래식, 다나오픈 등으로 타이틀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까지 꾸준히 열려 왔으나 안타깝게도 올해부터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98년부터 지난해 까지 27년간 12차례의 우승컵이 한국 선수 차지였다. 박세리는 98, 99년 2연패 포함, 무려 5차례 정상에 올랐다. 단일 대회 5회 우승은 투어 역사상 세번째(아니카 소렌스탐, 미키 라이트) 대기록이다. 이 외 김미현, 이은정, 최나연, 유소연, 최운정, 김인경, 김세영 등이 역대 우승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오랜 역사, 최고 상금, 경쟁률, 최장 코스

이렇듯 한국여자골프와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US여자오픈이 오는 30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80번째 대회를 연다. USGA(전미골프협회)가 주관하는 US여자오픈은 1946년 창설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전통과 권위의 대회다. LPGA투어가 창설(1950년)되기 이전 시작됐다. 상금도 가장 많다. 지난 2022년 여자 골프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1,000만달러 시대를 열었고 지난해 부터는 1,200만 달러로 증액해 올해에 이르고 있다.

열리는 장소는 위스콘신주 밀워키 외곽의 에린 힐스CC. 브룩스 켑카가 우승한 2017년 US오픈이 열렸던 골프장이다. US여자오픈과 US오픈이 모두 열리는 16번째 골프장이다. 앞서 오크몬트CC, 페블비치 골프링크스, 윈지드풋GC, 파인허스트 No2, 올림픽클럽, 뉴포트CC 등 미국의 유서 깊은 골프장 15곳이 이미 남녀 US오픈을 개최한 바 있다.

코스 전장이 6,829야드로 US여자오픈 역사상 두 번째로 길다. 가장 길었던 코스는 2011년 대회가 열렸던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이스트코스로 당시 1라운드가 7,026야드로 세팅돼 유일한 7,000야드 이상 기록으로 남아 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가 해발 1,800미터가 넘는 고지대임을 감안하면 선수들의 느낌은 이번 대회가 가장 길게 느껴질 수도 있을 듯하다. 장타자들 입장에선 군침을 흘려 볼만한 코스.

올시즌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효주가 포드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뉴시스
올시즌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효주가 포드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뉴시스

◆ 한국선수 총 25명 출사표, 국내파 6명도 합류, 12번째 챔피언 탄생 기대

이번 대회에 한국선수들은 총 2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 개막전 우승자이자 2020년 이 대회 챔피언 김아림을 비롯, 올시즌 1승씩을 올리며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김효주, 유해란 등 L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 대부분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J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 살롱파스컵)에서 우승한 신지애와 역대 우승자들인 전인지, 이정은6, 박성현, 그리고 고진영, 양희영 등과 함께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루키 윤이나도 타이틀 탈환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일희와 이정은5, 전지원 등은 지역 퀄리파잉을 통해 본선에 합류했다.

창설 첫 대회인 블랙데저트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유해란. 롤렉스 랭킹 5위로 한국선수 중 가장 순위가 높으며 이번 US여자오픈도 기대가 되는 선수다./뉴시스
창설 첫 대회인 블랙데저트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유해란. 롤렉스 랭킹 5위로 한국선수 중 가장 순위가 높으며 이번 US여자오픈도 기대가 되는 선수다./뉴시스

국내파 선수들도 6명이 도전장을 던졌다. 국내 흥행을 이끌고 있는 황유민을 비롯, 배소현, 김수지, 마다솜, 노승희, 유현조 등은 2020년 김아림이 이뤘던 ‘비 멤버 우승’의 기적을 다시 한번 이루겠다는 꿈을 다지고 있다.

이번 80회 US여자오픈 지역 예선에는 무려 1,904명이 출전, 역대 2위의 경쟁률을 보였다. 가장 치열했던 대회는 2년 전 페블비치에서 열린 78회로 2,107명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US여자오픈 우승자는 동 대회 10년 출전이 보장되며, 나머지 4개의 메이저대회(쉐브론챔피언십, KPMG위민스 PGA챔피언십, AIG여자오픈, 아문디에비앙챔피언십)도 5년간 출전 자격을 보장한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의 10년간 한국선수들이 돌아가며 무려 7차례의 US여자오픈 왕관을 쓰자 한 때 "US여자오픈이야, 한국여자오픈이야?"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을 만큼 특별한 인연의 US여자오픈.

지난해의 부진을 씻고 이미 3개의 우승컵을 거머쥐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한국여자골프가 5년 만에 다시 끈끈한 인연의 끈을 이어갈 지, 그렇다면 그 주인공은 누가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시점이다.

창설 첫 대회인 블랙데저트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유해란. 롤렉스 랭킹 5위로 한국선수 중 가장 순위가 높으며 이번 US여자오픈도 기대가 되는 선수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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