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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지껄' LIV골프, 이단아인가 선구자인가 [박호윤의 IN&OUT]
완전 새로운 경기방식 관전문화 코스분위기 국내 팬들에 첫 선
내달 초 세계적 스타 대거 출전, 368억 돈잔치, 송도에서 개막


다음 달 2일부터 사흘간 인천 송도 신도시 잭 니클러스 골프클럽코리아에서는 ‘LIV골프 코리아’가 개최된다. 총상금이 무려 2,500만달러(약 368억원), 우승 상금만도 400만달러(약 59억원)에 달하는 소위 ‘돈 잔치’다. 사진은 지난 3월 홍콩 대회 장면./AP.뉴시스
다음 달 2일부터 사흘간 인천 송도 신도시 잭 니클러스 골프클럽코리아에서는 ‘LIV골프 코리아’가 개최된다. 총상금이 무려 2,500만달러(약 368억원), 우승 상금만도 400만달러(약 59억원)에 달하는 소위 ‘돈 잔치’다. 사진은 지난 3월 홍콩 대회 장면./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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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박호윤 전문기자]

다음달 2일부터 사흘간 인천 송도 신도시 잭 니클러스 골프클럽코리아에서는 ‘LIV골프 코리아’가 개최된다. 총상금이 무려 2,500만달러(약 368억원), 우승 상금만도 400만달러(약 59억원)에 달하는 소위 ‘돈 잔치’다.

돈이 필드에 널려 있는 만큼 참가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약간은 흘러간 선수지만 황제 타이거 우즈의 라이벌이었던 필 미켈슨을 필두로 세계 랭킹 1위 출신의 존 람, 더스틴 존슨과 ‘과학자’라 불리는 브라이언 디섐보,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 등 열거하기도 숨찰 정도의 슈퍼스타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올해부터 LIV골프에 합류한 지난해 국내 랭킹 1위 장유빈도 있다.

이러한 세계적 골퍼들의 대거 내한은 2017~19년 제주에서 열렸던 PGA투어 CJ컵@나인브릿지스 이후 6년만이며, 수도권에 모습을 드러내기는 2015년 같은 코스에서 열렸던 프레지던츠컵 이후 꼭 10년 만이다.

지난해 9월 시카고 대회 우승을 차지한 존람도 한국 경기에 출전한다./AP.뉴시스
지난해 9월 시카고 대회 우승을 차지한 존람도 한국 경기에 출전한다./AP.뉴시스

LIV골프 코리아가 팬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거물급 선수들 외에 또 한가지, 기존 골프대회와는 완전히 다른 경기 진행과 대회장 분위기 때문이다. 54명의 선수가 출전해 컷오프 없이 3라운드 54홀 경기를 치르며 1, 10번홀에서 순차적으로 스타트를 하는 일반의 경우와 달리 우리나라 공식 대회 프로암에서나 볼 수 있는 전 홀 샷 건 방식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1, 2라운드는 11시간 가까이, 3, 4라운드도 최소 7시간 이상 소요되는 보통의 경우와는 달리 4시간 반 안팎에 경기가 끝나는 집중력이 있다. 또 마샬들이 ‘조용히(Be Quiet)!" 피켓을 들고 연신 갤러리를 숨막히게 하는 일반 대회와는 천양지차, 골프장에서 웃고 떠들고 마시고 노래한다.

심지어 주최측에서 아예 유명 가수를 불러 콘서트를 연다. 한마디로 골프 축제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간 야구나 축구, 농구, 배구 등 유사 인기 프로스포츠에서 치어 리더를 앞세우고 앰프를 동원해 고성을 지르며 응원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골프 팬이라면 딱 맞는 분위기다.

이처럼 기존 골프의 경기 방식과 관전 문화, 분위기를 거부하고 완전 파격으로 가고 있는 LIV골프는 지난 2022년 3월 탄생했다. 천문학적 자금을 주무르는 PIF(사우디 아라비아 국부 펀드)를 금전적 배경으로 ‘호주의 백상어’ 그렉 노먼이 창설을 주도했다.

노먼은 "PGA선수들은 대회 수를 줄이는 대신 상금을 높이길 바라고 있으며 투어의 수입에 비해 선수에게 돌아가는 리워드가 적다"고 전제하고 "빠르게 격동하는 요즘 시대에 72홀은 너무 길다. 그래서 54홀, 샷 건 방식을 도입했고 모든 선수가 같은 컨디션, 시간, 조건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주장하며 LIV골프 창설의 의미를 강조했다.

다음달 2일부터 사흘간 인천 송도 신도시 잭 니클러스 골프클럽코리아에서 열리는 ‘LIV골프 코리아’는 쿠팡플레이에서 생중계한다.
다음달 2일부터 사흘간 인천 송도 신도시 잭 니클러스 골프클럽코리아에서 열리는 ‘LIV골프 코리아’는 쿠팡플레이에서 생중계한다.

자신의 업적에 비해 PGA투어의 푸대접에 대한 불만이 저변에 깔려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노먼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거금을 흔들며 투어의 톱스타들을 무차별 스카우트함으로써 일대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상당한 스타들이 투어에 대한 불만 때문에, 또는 돈의 유혹을 못이겨서 LIV로 이적을 했고 정식 출범하기에 이르렀다.

LIV골프는 사우디 자본이 대거 투입됨으로써 초기부터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사우디의 인권 문제와 관련해 스포츠 워싱(sportswashing, 註: 스포츠를 통해 국가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전략)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높은 상금을 이유로 많은 선수들이 LIV로 이적을 하자 해당 선수들의 PGA투어 출전 금지 등의 제재를 가하는 등 많은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다.

첨예한 소송전 까지 벌이며 대립을 이어 가던 양측은 결국 2023년 6월 PGA투어와 LIV골프, 그리고 유럽의 DP월드투어가 합병을 선언하면서 갈등이 막을 내리는 듯 했으나 지난해 마스터즈 기간 중 이뤄질 것 이라던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 해를 넘겼고 올 2월에는 LIV와 ‘각별한 사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나섰으나 여전히 결말을 맺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어쨌든 ‘이단아’ 처럼 등장한 LIV골프는 유난히 보수적이고 전통에 대한 집착이 강한 골프계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 온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전례없는 거액의 총상금 대회는 PGA투어의 시스템을 변화시켰다. 무려 2500만달러에 달하는 LIV의 대회별 총상금에 대항하기 위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같은 액수의 상금을 내걸었고, 4대 메이저대회 역시 이에 버금가도록 상금을 증액했다. 또한 소위 ‘시그니처 대회’라는 2000만달러 짜리 특급 토너먼트를 8개나 만들어 상위권 선수들의 이탈을 방지했다.

또한 중 하위권 선수들을 위해 일반 대회의 상금을 1000만달러 가까이 올렸고 5대 메이저 대회 기간 중에는 추가대회를 배치했다. 즉 5대 메이저(급)-8개 시그니처-18개 풀필드 대회-5개 추가대회-3개 플레이오프-8개의 가을시리즈 등 연간 총 47개 대회를 라인업 했다.

54명 전 홀 샷 건 방식으로 경기 시간을 줄인 것도 PGA투어에 영향을 미쳤다. 투어는 노 컷, 54홀 경기는 진정한 강자를 가리는데 문제가 있다면서도 필드 사이즈를 줄이는 것으로 대응했다. PGA투어는 내년부터 특정 대회만을 제외하곤 풀필드 사이즈를 156명에서 144명으로 줄이고 일조 시간에 따라 132, 또는 120명으로 조정한다. 차기 년도 시드 부여 순위도 125위에서 100위 까지로 축소하는 등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이처럼 LIV의 등장은 변화에 둔감하던 기존의 투어를 움직이게 했다는 점은 분명한 듯 하다. 즉 LIV는 투어로서의 한계점도 있고 돈으로 기존 골프 질서를 흔든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소지가 있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기존 사고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존재한다 할 수 있다. 아울러 기존 골프투어 역시 품격있는 스포츠라는 특징이 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는 뒤처진다는 평가를 부인하기 힘들다.

계기야 어쨌든 LIV골프의 등장은 골프계의 변화를 촉진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으며 PGA투어와 LIV골프 간의 통합 논의는 향후 계속해서 골프계의 주요 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다음 달 국내에서 열리는 ‘LIV골프 코리아’는 새로운 골프 대회 방식과 문화를 국내 팬들에게 직접 선보인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이유로 같은 기간 남서울CC에서 열리는 국내 남자투어 최고의 흥행 대회인 전통의 GS칼텍스매경오픈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다음달 2일부터 사흘간 인천 송도 신도시 잭 니클러스 골프클럽코리아에서 열리는 ‘LIV골프 코리아’는 쿠팡플레이에서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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