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기록 이후 13년 만에 5일 '金' 도전...
눈물 젖은 도쿄 올림픽 극복한 김수현의 선전에 기대
[더팩트ㅣ서다빈 인턴기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감독님께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보여드릴 기회가 왔다.' 역도 대표팀 '해피 호랑이' 김수현(28·부산시체육회)이 5일 오후 8시 중국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6kg급에 출전해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김수현의 이번 도전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에 노리는 한국 역도 금메달이기에 더욱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2010 대회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한국 역도계는 침체에 빠졌다. 김수현은 이번 역도 대표팀 선수 중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이다. 이번 결선에서도 김수현 특유의 덩실덩실 세리머니를 볼 수 있지 한국 역도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누구보다 쉽게 바벨을 들어 올리는 김수현이지만 그녀의 역도 라이프는 그리 쉽지 않았다.
이번 대회 출전으로 아시안게임에 3번째 나서는 김수현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경기 도중 바벨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쓰러졌다. 갑작스레 벌어진 상황에 모두가 큰 부상을 우려했지만, 김수현은 경기를 이어나갔다. 경기장에서 쓰러졌던 그녀가 그 자리에서 다시 바벨을 들어 올렸을 때 경기장 내 관중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그녀의 도전을 응원했고 김수현은 4위에 자리 했다.
'눈물 젖은 인터뷰'로 화제를 모았던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故 김경식 전 감독이 세상을 떠난 뒤 참여한 첫 올림픽에서 김수현은 아쉬운 판정으로 눈물을 흘렸다. 인상(바벨을 한 번에 들어 올리는 것) 160kg을 들었던 김수현은 용상(어깨에 바벨을 한 번 걸친 후 들어 올리는 것) 1차 시기 138kg를 실패했다.
이어진 용상 2차 시기에서 바벨을 머리 위로 들었지만, 팔이 흔들렸다고 판단한 두 명의 심판이 빨간 버튼을 누르면서 실격당했다. 이후 3차 시기에서도 다시 140kg에 도전했지만 이전 결과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김수현은 바벨을 등 뒤로 떨어뜨려 실패했고 눈물을 흘리며 퇴장했다.
중계진들도 의아했던 심판의 판정이었다. 충분히 억울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수현은 '파리에서는 완벽한 동작으로 바벨을 들겠다'는 말과 함께 '저희 감독님이 하늘에서 보고 있을 때 메달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제가 메달 보여드리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 한국 가서 다시 이 악물고 열심히 해서 다음 파리(올림픽)때는 다 이겨버릴 거다'며 눈물과 함께 소감을 밝혔다.
이 악물고 열심히 한다는 김수현 포효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아픔도 잠시 5월 진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 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며 용상과 합계 부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김수현의 개인 SNS 자기소개 칸에 쓰여진 문구 'My Tokyo = (.) But Paris = (!!!)'는 마치 아쉬웠던 2020 도쿄 올림픽은 보내고 다가오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다 이겨버릴 거라 말했던 김수현의 인터뷰를 연상케 한다. 이날 아시안게임 결선에서 도쿄와 파리 사이 '항저우'가 새겨지길, 김수현의 역도 라이프에 'My Tokyo = (.) Hangzhou and Paris = (!!!)'가 새로 기록되길 기대한다.
한편, 이날 오후 역도 남자 대표팀의 원종범이 남자 96kg 결선에서 메달 획득을 노린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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