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띠동갑 차이 넘는 전지희와 '케미' 발산
여자 탁구 복식 금메달...북한 선수들에게도 손 내밀어
[더팩트ㅣ이윤경 인턴기자] 띠동갑 차이도, 얼어붙은 남북 관계도 뛰어넘는 '삐약이의 친화력'이 화제다.
한국 여자 탁구 복식 신유빈(19ˑ대한한공)-전지희(31ˑ미래에셋증권) 조는 2일 중국 항저우 공슈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에서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를 4-1(11-6, 11-4, 10-12, 12-10, 11-3)로 이기며 금빛 '케미'를 보였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환상적인 팀플레이와 더불어 다양한 세리머니로 국민들의 미소를 자아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신유빈은 울다가도 중계 카메라를 보며 전지희에게 무언가를 알려주는 행동을 취했다. 손으로 하트를 그리고 화살을 쏘는 일명 '하트 화살 세리머니'는 '삐약이' 신유빈만의 발랄함을 잘 나타낸다.
신유빈의 금메달을 향한 도전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손목 피로골절이 재발하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 할 뻔하였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1년 미뤄지면서 국가대표 자격을 획득했다.
또한 신유빈은 전지희와 띠동갑의 나이 차를 극복하면서 지난 5월 더반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에서 은메달을, 처음 치른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부상을 딛고 출전한 경기들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경기력뿐 아니라 나이, 국가 상관없이 게임에 임하는 태도 역시 한몫했다.
이런 신유빈의 모습은 시상식에서 북한 선수들의 반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시상대에 오르기 전 신유빈과 전지희는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와 손바닥을 마주쳤고, 시상대에서 나란히 사진을 찍었다.
지난달 25일 은메달을 딴 북한팀이 금메달을 딴 한국 남자 10m 러닝타깃 대표팀과 같이 단상에 서길 거부하고, 유도 남자 73kg급 16강에서 북한의 김철광(27)이 한국의 강헌철(용인시청)의 악수를 무시한 것과는 달랐다.
이 외에도 신유빈은 파키스탄과 겨룬 한국 여자 탁구 단체전 예선이 끝나고 상대 선수들과 사진 찍느라 뒤늦게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MBC 카메라에 잡히면서 신유빈의 친화력이 드러나기도 했다.
예능에 출연하며 어른들을 상대로 공을 치던 '삐약이' 소녀가 어느새 국민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거꾸로 뒤집힌 태극기를 바로 고치며 같은 팀, 다른 팀 상관없이 화합을 도모하는 신유빈의 앞으로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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