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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IN] 6명 합작으로 이룬 男 수영 단체전 '신기록 금메달'

  • 스포츠 | 2023-09-26 15:10

25일 男 계영 800m 아시아 新 금메달...다양한 전술과 합심이 일궈낸 승리
간판선수 저리 가고, 함께해서 더 좋은 시너지 구가


양재훈, 이호준, 김우민, 황선우가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계영 800m 결선 경기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항저우=뉴시스
양재훈, 이호준, 김우민, 황선우가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계영 800m 결선 경기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항저우=뉴시스

[더팩트ㅣ이윤경 인턴기자] 국민들의 열띤 응원과 함께 칠흑 같던 밤을 밝힌 건 남자 계영 800m의 금메달 소식이었다. 에이스 황선우(20·강원도청)를 비롯한 중·장거리 주자 김우민(22·강원도청), 그리고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과 양제훈(25·강원도청)으로 구성된 수영 계영팀은 혹독한 훈련을 거치며 자신들이 가진 잠재성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끝에 드디어 지난 25일 '아시아 신기록 금메달'로 꽃을 피운 것이어서 더 값진 것으로 평가된다.

25일 한국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은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선에서 양재훈~이호준~김우민~황선우 순으로 역영해 중국을 따돌리고 7분01초73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7분01초73 기록은 일본이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기록한 7분02초26을 14년 만에 0.53초 단축한 아시아 신기록이다. 개최국 중국(왕순, 뉴광성, 양하오위, 판잔러)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렸지만, 한국의 눈부신 역영에 밀려 7분03초40으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마지막 주자 황선우의 역영을 응원하고 있는 양재훈 이호준 김우민./항저우=뉴시스
마지막 주자 황선우의 역영을 응원하고 있는 양재훈 이호준 김우민./항저우=뉴시스

그동안 한국 수영은 단체전인 계영에서 은메달 4개(1990년 베이징 여자 계영 400m, 1994년 히로시마 남자 계영 800m, 2010년 광저우 남자 혼계영 400m, 2014년 인천 여자 혼계영 400m)에 그쳤지만 항저우 남자 계영 800m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해 새 역사를 썼다.

한국 수영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2010년까지 '마린보이' 박태환이 활약하던 황금기가 저물고 이렇다 할 성적을 못 내고 있던 상황 속에서 2000년대생들의 혜성과 같은 등장은 한국 신기록을 넘어 이제 아시아 신기록이라는 역사를 쓰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대한민국의 계영은 그동안 개인전에서 두각을 내던 과거와는 달리 협업이 중요한 경기다. 4명이서 각기 200m를 나눠서 진행되기에 순위 유지를 하기도 어렵지만 서로의 호흡을 맞춰 믿음과 신뢰가 중요한 싸움이다. 한국대표팀의 끈끈한 경기력은 결승 이후 서로에게 공을 돌리는 인터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중 특히 김우민의 발언이 돋보인다.

금메달을 향해 역영하고 있는 마지막 주자 황선우./항저우=뉴시스
금메달을 향해 역영하고 있는 마지막 주자 황선우./항저우=뉴시스

김우민은 한국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저희 팀 6명이서 지금 이 순간을 보고, 한마음 한뜻으로 운동했는데, 결과가 아시아 신기록이라는 엄청난 기록과 금메달을 따서 뿌듯하고, 멤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가장 영광스럽다" 라며 소감을 밝혔고, 결과를 예상했냐는 질문에는 "재훈이 형이 잘해줄 거라는 생각, 초반 스타트를 잘 끊어줘서 이런 기록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1500m도 여유롭게 항상 하던 대로 열심히 즐기는 것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계영 한국대표팀의 성공적인 경기 뒤에는 숨은 주연들이 존재한다. 이유연(23·한국체대)과 김건우(23·독도스포츠단)는 황선우와 이호준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쉬게 하고 예선전에 투입돼 조 1위로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또한 양재훈은 이번 수영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새로이 뽑혀 이유연과 교체된 선수이면서도 맏형의 역할을 묵묵히 해냈다.

선수들 외에도, 이언 포프부터 시작해 리처드 스칼스 코치에게서 받은 땡볕 아래의 호주 해외 연습이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계영팀은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세계 6위를 차지하더니 13개월 후 지난 7월 후쿠오카세계선수권에서도 3위라는 좋은 성적을 얻어냈다.

전략 전술도 큰 몫을 했다. 기존의 황선우부터 시작하여 김우민, 양재훈, 이호준의 순서로 역영하는 패턴에서 양재훈을 선두에 세우고, 황선우를 마지막 주자로 바꾸는 전술 전략이 통해 달콤한 금메달의 감격을 누렸다. 이렇듯 서로의 믿음으로 같이 성장하고, 그 영향이 개인전·단체전에까지 미치는 선순환 구조가 한국 수영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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