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금메달, 올림픽 2연패 '위업'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과거의 나를 계속 넘어서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준비했다."
압도적 기량으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24·성남시청)은 "역시 쇼트트랙은 대한민국이란 말을 지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소감을 밝힌 뒤 2연패 달성의 원동력으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것을 꼽았다.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계속 자신을 몰아붙인 끊임없는 노력 앞에 중국 선수도, 편파판정도 무의미했으며 결국 시상대 맨 위에 다시 설 수 있었던 것이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초반 중국 선수들의 텃세와 편파 판정으로 고전했던 최민정은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1500m에서 준준결선~준결선을 가뿐하게 통과한 뒤 결선에서도 특유의 로켓 추진력으로 앞서나가며 금메달을 목에 걸어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여자 1000m에서 간발의 차로 은메달을 따낸 뒤 눈물을 펑청 쏟았던 최민정은 주종목인 1500m에선 남다른 클래스를 자랑했다. 기록도 놀라웠다. 준결선 3조 경기에서는 2분16초831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하며 결승에 올라 주위를 놀라게했다.
최민정의 기록은 2010 밴쿠버 대회에서 중국의 저우양이 세운 올림픽 기록(2분16초993)을 경신한 신기록이었다. 이로써 최민정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이 종목 세계 신기록(2분14초354)과 올림픽 기록(2분16초85)을 동시에 보유하게 됐다. 세계 기록은 2016년 11월에 세워 6년째 보유하고 있다.
상대를 의식하기보다는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고 집중한 데 따른 결과였다. 준준결선과 준결선, 결선 모두 경기 후 비디오 판독은 최민정과 관련이 없었다. 추월하는 과정에서 경쟁 선수들과 어떠한 충돌도 없었고 결승선 앞에서는 항상 여유가 있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의 마지막 세부 종목으로 치러진 1500m 결선에서도 최민정은 기대에 보답했다. 동료인 이유빈(21·연세대)과 함께 레이스를 펼친 최민정은 상대 선수들의 견제와 초반 스퍼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며 스퍼트 순간을 기다리는 노련한 경기운영을 펼쳤다.
중국의 한위퉁과 네덜란드 수잔 슐팅이 1-2위로 치고 나가는 것을 지켜보던 최민정은 3바퀴를 남기고 다시 속도를 올리며 폭풍 질주를 시작,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1위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2분17초789의 기록으로 대망의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함께 뛴 이유빈은 6위(2분18초825)에 올랐다.
한국은 이 종목의 역대 올림픽 금메달 6개 가운데 4개를 차지했으며 그 중 2개를 최민정이 따냈다. 최민정은 여자 1000m 은메달, 여자 계주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자신의 세 번째 메달이자 첫 금메달을 획득하며 금1, 은2의 '유종의 미'를 거두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선수단으로선 쇼트트랙 남자 1000m 황대헌에 이어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이기도 하다.
4년 전 평창 대회에서 2관왕에 올랐던 최민정은 자신의 통산 올림픽 금메달수를 3개로 늘렸다. 명실상부한 최고의 쇼트트랙 선수로 다시 한번 이름을 날림과 동시에 대회 초반 중국의 텃세와 편파판정이 얼마나 경기에 크게 작용했음을 대조적으로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쇼트트랙 초반 경기에서 금메달을 휩쓸던 중국은 한국이 지난 8일 편파 판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통해 강력 항의한 뒤에는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16일 경기를 모두 마친 쇼트트랙에서 한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따내며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2위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챙긴 중국이 차지했지만 모두 초반에 따낸 것이었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한 최민정의 깔끔하고도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은 한국 쇼트트랙의 위상을 빛냈을 뿐만 아니라 상대 선수들로부터도 축하와 존경을 받는 진정한 올림픽 챔피언으로 가치를 더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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