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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박현경 생애 첫 우승, '코로나 극복' 감동 메시지

  • 골프 | 2020-05-17 17:19
 박현경이 17일 오후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에서 열린 제42회 KLPGA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11번홀부터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감격의 역전 우승을 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양주=임세준 기자
박현경이 17일 오후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에서 열린 제42회 KLPGA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11번홀부터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감격의 역전 우승을 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양주=임세준 기자

17일 제42회 KLPGA 챔피언십 역전 우승...29번째 출전 대회에서 첫 정상 '메이저퀸'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차 박현경(20)이 29번째 출전 대회에서 프로 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국민들에게 새로운 용기와 희망, 극복 의지를 심어준 쾌거로 평가된다. 쉽지 않은 역전 기회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집중력으로 마침내 세계가 주목한 KLPGA챔피언십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박현경은 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무관중 경기로 막을 내린 2020시즌 개막전이자 제42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30억원)에서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하며 새로운 강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데뷔한 박현경은 조아연(20), 임희정(20)과 함께 2019 신인 3총사로 주목을 받았으나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조아연(2승), 3승을 몰아친 임희정과 달리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면서 아픔의 시간을 보냈다.

혹독한 동계훈련으로 안정된 드라이버 티샷을 보이고 있는 박현경./양주=임세준 기자
혹독한 동계훈련으로 안정된 드라이버 티샷을 보이고 있는 박현경./양주=임세준 기자

동기들의 우승을 축하하면서도 이를 악문 박현경은 누구보다 열심히 동계훈련을 소화한 뒤 코로나19 여파로 한 달여 늦게 열린 국내 개막전에서 첫 우승 테이프를 끊고 '메이저 퀸'으로 화려하게 이름을 알렸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LPGA에서 활약 중인 박성현, 이정은, 김세영, 김효주 등 해외파가 대거 참가한 데다 코로나19 사태 후 세계에서 처음 개막한 대회로 세계적 관심을 모은 대회여서 더욱 대회 우승의 의미를 더했다.

박현경의 우승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집념의 산물이어서 더욱 보는 이의 감동을 자아냈다. 3타 차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박현경은 4번홀(파4)에서 이날 첫 버디를 낚으며 추격의 발판을 만들고 6번(파4), 7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선두 임희정을 바짝 따라붙었다. 하지만 9번홀(파5)에서 약 1m 거리의 파 퍼트를 놓치면서 보기를 범해 2타 차 공동 2위로 내려갔다.

"이 순간만을 꿈꿔왔다!" 18번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캐디와 함께 환호나는 박현경./양주=임세준 기자

역전이 쉽지 않아 보이는 순간, 박현경의 무서운 집중력이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실수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11번홀(파5) 중거리 퍼트를 넣으며 챔피언조의 임희정 배선우를 압박한 뒤 12, 13번홀까지 연속으로 버디를 잡아내며 순식간에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임희정은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재역전을 노렸으나 기세가 오른 박현경은 마지막까지 1위를 지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박현경은 우승상금 2억 2000만원을 거머쥐었다. 임희정과 배선우는 1타가 모자란 16언더파 272타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김효주(25)와 이소영(23)은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쳐 공동 4위, 이날만 8타를 몰아친 이정은(24)은 합계 9언더파 279타로 공동 15위를 기록했다.

 챔피언조에서 우승 다툼을 벌인 임희정과 배선우, 박현경(왼쪽부터)./양주=임세준 기자
챔피언조에서 우승 다툼을 벌인 임희정과 배선우, 박현경(왼쪽부터)./양주=임세준 기자

박현경은 우승을 확정한 직후 SBS골프 채널과 인터뷰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하며 "작년에 투어 신인이었던 동기 선수들이 8승이나 했는데 제가 그 승수에 포함되지 않아 아쉬웠다. 올해 첫 대회에서 아쉬움을 날려서 너무 행복하고, 그런 속상한 날들이 스쳐 지나가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계를 하던 박세리 해설위원도 함께 눈시울을 적시며 말을 잇지 못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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