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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프리즘] '48초 KO승' 효도르 특유의 침착함 빛났다!

  • 스포츠 | 2018-04-30 00:00
효도르, 벨라토르 헤비급 그랑프리 4강행. 효도르가 전 UFC 헤비급 챔피언 프랭크 미어를 잡고 벨라토르 헤비급 그랑프리 준결승 고지를 밟았다. /게티이미지
효도르, 벨라토르 헤비급 그랑프리 4강행. 효도르가 전 UFC 헤비급 챔피언 프랭크 미어를 잡고 벨라토르 헤비급 그랑프리 준결승 고지를 밟았다. /게티이미지

효도르, 미어 꺾고 '부활 찬가'

[더팩트 | 심재희 기자] '60억 분의 1' 효도르(표도르) 에밀리아넨코(42·러시아)가 돌아왔다. 29일(한국 시각) 미국 일리노이 로즈몬트에서 끝난 벨라토르 198에서 전 UFC 헤비급 챔피언 프랭크 미어(38·미국)를 잡고 부활을 알렸다. 지난해 매트 미트리온에게 당했던 KO패의 아픔을 씻으며 건재를 과시했다.

효도르 특유의 침착함이 빛났다. 초반 위기를 슬기롭게 벗어나 역전 KO승을 일궈냈다. 2000년대 초중반 일본 프라이드 FC에서 보였던 강인한 승부사 기질을 다시 보이며 승리의 휘파람을 불었다.

10개월여 만에 복귀전에 나선 효도르는 미어의 초반 공세에 고전했다. 경기 시작 10여 초 만에 미어의 펀치에 맞고 휘청거렸다. 키, 리치, 몸무게 모두 자신보다 우위인 미어의 파워에 밀리는 듯했다. 하지만 묵직한 공격을 내준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해 승부를 뒤집었다. 미어의 몸을 잡고 테이크 다운을 성공해 분위기를 바꿨고, 두 번째 타격 공방에서 영리한 플레이로 승리를 따냈다.

초반 위기를 넘긴 효도르는 미어를 공략하기 위해 접근전을 펼쳤다. 미어에게 바짝 다가서 긴 펀치 허용을 사전 차단했다. 몸이 붙은 상황에서는 니킥 공격으로 기세를 올렸다. 위험한 거리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공격으로 주도권을 되찾았다.

미어가 다시 거리를 벌리며 타격전을 시도하자 카운터를 승부수로 던졌다. 효도르의 노림수는 그대로 적중했다. 미어의 큰 공격을 흘려보내고 곧바로 짧은 왼손 훅을 작렬해 다운을 빼앗았다. 이어 얼음파운딩을 퍼부어 경기를 매조지었다.

효도르가 돌아왔다! 효도르가 미어를 물리치고 '부활'을 알렸다. /더팩트 DB
효도르가 돌아왔다! 효도르가 미어를 물리치고 '부활'을 알렸다. /더팩트 DB

효도르가 '격투황제'로 군림할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가 '임기응변'이다. 상대에게 큰 공격을 내주고도 전략을 바꿔 역전승을 일궈내 넘버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오랜만에 그런 모습이 제대로 발휘됐다. 링이나 케이지 위에서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승리를 위한 전략 변화 능력으로 미어를 격파한 효도르다.

사실, 효도르는 프라이드 FC가 붕괴된 뒤 '한물 갔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2000년대 일본에서 '무적'을 자랑했으나 미국 무대 진출 후 큰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30대 중반 이후 미국 무대에 섰지만 파브리시우 베우둠, 안토니오 실바, 댄 헨더슨에게 내리 패하며 힘을 많이 잃었다. 지난해에는 벨라토르 무대에서 미트리온의 벽에 막혀 고개를 떨궜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다는 냉정한 시선에 갇혔던 효도르가 미어전 역전승으로 앞으로 활약을 다시 기대하게 만들었다.

전 UFC 헤비급 챔피언 미어를 상대로 거둔 48초 KO승. 어쩌면 자신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었던 미어와 대결에서 화끈하게 승리한 효도르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kkaman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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