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정식기자] 57년 전 오늘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가 로마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에티오피아 황실 근위병이었던 비킬라는 2시간 15분 16초 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것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그가 맨발이었다는 사실이다.
비킬라는 로마 올림픽 2개월 전인 1960년 7월 아디스 아바바에서 열린 마라톤에 첫 출전해서 우승했다. 로마올림픽은 그의 3번째 마라톤이었다. 그는 로마에서 러닝화를 샀는데 발에 잘 맞지 않아 물집이 생겼다. 그래서 신발을 포기하고 맨발로 뛰었다.
에티오피아는 1935년 무솔리니 파시스트 정권의 침공을 받아 6년 간 지배를 받았다. 이런 관계 때문에 비킬라가 우승하자 "이탈리아는 모든 군대를 동원해 에티오피아를 점령했지만 단 한 명의 에티오피아 병사가 로마를 점령했다"는 말이 나왔다.
한국전 참전용사였던 비킬라는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맨발의 아베베'라는 호칭이 워낙 유명했던 까닭에 그의 성인 비킬라는 잘 모르거나 아베베를 성으로 알았을 정도였다.
비킬라는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2시간 12분 11초 2를 기록하며 올림픽 사상 최초로 마라톤 2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마라톤에서 15분대와 10분대 돌파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였다. 지구력이 중시되던 마라톤은 그의 등장을 계기로 스피드화하게 됐다. 그가 맨발로 우승하면서 마라톤도 인기 종목으로 떠올랐다.
비킬라는 1969년 차를 몰고가다 전복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되는 불행을 겪었다. 1973년, 4년 전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인한 뇌출혈로 41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비킬라는 한국에서도 달렸다. 1966년,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인천을 출발해 서울시청까지 달리는 국제마라톤대회가 열렸다. 비킬라는 2시간 17분 04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마라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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