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안정환·男 농구·男 야구·홍수환!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펜싱 대표팀 막내가 일을 냈다. 박상영(21·한국체대)이 결승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한국 선수단에 세 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10-14, 단 1실점이면 상대에 우승을 내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내리 5득점에 성공하며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유도, 양궁 세계 랭킹 1위 선수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예선에서 탈락하며 우울한 날을 보냈던 한국 선수단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었다. <더팩트>는 '유주얼 서스펙트', 식스 센스'를 뛰어넘는 반전으로 5000만 국민의 심장을 쫄깃하게 한 한국 스포츠 '역전 드라마 베스트 5'를 준비했다.
◆ '10-14→15-14' 열대야 날린 '사이다 금빛 찌르기' (https://youtu.be/JmnTFFh6UwE)
펜싱 대표팀 '막내' 박상영이 '일'을 냈다. 21세 약관의 나이에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세계 랭킹 21위로 펜싱 전문가는 물론 팬들의 기대조차 받지 못했으나 '겁 없는 막내'는 예선부터 상위 랭커를 상대로 승승장구하더니 결승전에선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던 5000만 국민에게 사이다보다 더 시원한 역전 드라마로 금빛 소식을 전했다.
박상영은 10일(한국 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이하 리우)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게자 임레(헝가리·3위)를 15-14로 꺾었다. 신도 예측할 수 없었던 경기였다. 15점 경기에서 1라운드를 6-8, 2라운드를 9-13으로 마치며 패색이 짙었던 경기. 하지만 박상영의 역전 드라마는 10-14, 매치 포인트로 몰렸던 시점부터 시작됐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는 임레를 상대로 적극적이고 영리한 움직임으로 실점 없이 내리 5점을 따내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역적에서 영웅으로' PK 굴욕 씻은 안정환은 골든골! (https://youtu.be/FAz_x7hS2m4)
2002년 6월. 한반도가 들썩였다. 거스 히딩크 감독을 필두로 23인 태극 전사들은 '안방'에서 4강 신화를 쓰며 세계 축구에 '한국'이란 두 글자를 깊게 새겼다. 조별리그에서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을 상대로 2승 1무의 호성적과 함께 사상 첫 16강에 오른 한국. 우승 후보로 평가받던 이탈리아를 상대로 88분까지 0-1로 뒤지고 있던 한국은 설기현, 안정환의 연속골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히딩크의 전략, 설기현의 동점골이 발판이 됐으나 이날 승리의 주인공은 단연 안정환이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안정환은 경기 시작과 함께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강팀을 상대로 선취골을 넣을 수 있던 상황이었으나 상대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의 선방에 막혀 고개를 숙였던 안정환. 경기 내내 가슴 한켠에 무거운 짐을 들고 뛰었던 그는 1-1로 맞선 연장 후반 12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해 골든골을 터뜨리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 男 농구, 만리장성 넘고 20년 만에 亞 정상 탈환! (https://www.youtube.com/watch?v=V5g1JqKmlfI)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또 하나의 명승부를 연출했다. 2002년 10월 14일 부산사직체육관.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2002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에서 경기 종료 1분 7초를 남기로 기적을 만들어냈다. 경기 내내 중국에 끌려갔던 한국은 81-88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전면강압수비를 펼치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교체 투입된 김승현이 연달아 스틸에 성공하며 7점을 림에 꽂으며 88-90으로 쫓아갔다. 당황한 중국은 자유투 두 개를 연거푸 놓쳤고, 현주엽의 레이업으며 90-90 극적인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힘 빠진' 중국을 상대로 연장전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고, 102- 100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표팀은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이후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을 탈환했다.
◆ '日 심장부' 도쿄돔에서 연출된 기적의 9회 (https://www.youtube.com/watch?v=xqB-5hqdmDQ)
지난해 11월.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일본 심장부' 도쿄돔에서 지적의 9회를 연출하며 2015 WBSC 프리미어 12 결승에 안착했다.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대회 개막전에서 0-5로 영봉패 했던 설움을 한방에 날려버린 한국은 결승에서 미국까지 무너뜨리며 초대 챔피언에 오르는 경사를 누렸다.
지난해 11월 19일 도쿄돔. 태극 전사들이 독기를 품고 일본을 만났다. 대회 개막전에서 '괴물 투구' 오타니 쇼헤이(6이닝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의 호투에 '꽁꽁' 막혀 무릎을 꿇은 뒤 11일 만의 리턴매치였다. 그리고 다시 만난 오타니. 객관적인 전력은 물론 경기 전 분위기 역시 일본으로 기울었던 도쿄돔이었다. 우려는 현실로 다가오는 듯했다. 이날 역시 오타니의 시속 160m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140km의 포크볼에 속수무책 당하며 8회까지 0-3으로 뒤지고 있었다. 마지막 9회. 한국은 불펜진을 가동한 일본을 상대로 오재원과 손아섭이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역전 드라마에 물꼬를 텄고, 정근우의 1타점 2루타를 시작으로 이용규와 김현수의 사구와 밀어내기 볼넷으로 2-3을 만들었다. 이어진 무사 만루 기회. 한국은 이대호의 역적 적시 2타점으로 역전드라마를 완성했다.
◆ 적지 파나마서 연출된 기적의 4전 5기 신화 '홍수환' (https://youtu.be/Z9laCPfCrPc)
1977년 11월 27일 파나마시티 특설경기장. 전 세계복싱협회(WBA) 밴텀급 챔피언 홍수환이 '파나마의 신성' 헥토르 가라스키야를 상대로 4전 5기 신화를 썼다. 4번 다운을 당했으나 다시 일어나 상대를 KO로 무너뜨리며 주니어페더급(슈퍼밴텀급)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WBA 밴텀급 챔피언에서 내려온 홍수환은 당시 프로 통산 11전 11KO로 '지옥에서 온 악마'라는 별명을 가졌던 가라스키야와 적지에서 맞붙었다. 거칠 것 없는 가라스키야의 원투 펀치에 2라운드에만 4번의 다운을 빼앗겼다. 홍수환의 두 눈은 심하게 부어있었다. 두 다리는 후들거렸으나 넘어지면 일어났다. 지옥과 같았던 2라운드가 끝나고 3라운드가 시작됐다. 모두가 어렵다고 생각했던 경기. 하지만 홍수환은 포기하지 않았다. 4번이나 다운을 당한 사람이라곤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3라운드 시작과 함께 상대를 거세게 밀어붙이더니 코너에 몰린 카라스키야의 복부를 훅으로 가격한 뒤 카운터 펀치를 날려 상대를 쓰러뜨리며 두 번째 타이틀 획득에 성공했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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