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시영, '배우' 타이틀 잠시 내려놓고 링 위로 컴백?
'여배우 복서'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이시영(33)이 2016 히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도전을 위해 링 복귀를 선언했다. 어깨 탈골 부상에도 복싱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며 잠시 내려놨던 글러브를 다시 끼기로 했다. 하지만 응원보다 비판의 의견이 먼저 느껴진다. 과연 이시영의 링 복귀 선언은 '일리 있는' 선택일까. 여배우의 '무한도전'에 박수를 보내는 팬들이 적지 않지만,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대다수인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자 현실이다.
지난달 29일 이시영 소속사 '제이와이드컴퍼디' 관계자는 "이시영은 현재 촬영하고 있는 tvN 드라마 '일리 있는 사랑'을 마치고 히우 올림픽 국가 대표 1차 선발전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몸 만들기, 체중 조절, 스케줄 조정 등 해결해야 할 것들이 남아 있지만, 국가 대표 선발전 참가에 대한 열정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소속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고질적인 어깨 탈골 부상으로 복싱 선수로서 은퇴를 암시하는 편지를 남긴 뒤 4개월 만에 '배우'가 아닌 '복서' 이시영으로 돌아오게 됐다.
겉으로 보면 이시영의 도전이 '용기 있는' 선택으로 비치지만, 한 번 등을 돌렸던 여배우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내는 스포츠 팬들은 많지 않다. 복싱에 대한 진정성이 사라졌다는 의견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시영의 복싱 복귀가 비판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8개월 동안 보여줬던 '오락가락 행보'다. 인천시청에 입단하며 의욕적으로 복싱계에 입문한 그는 목표로 했던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 대표에 탈락한 뒤 거짓말처럼 부상이 찾아왔다. 이시영은 곧바로 "습관성 탈골이다. 자주 겪었던 일이다"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지만, 결국 그가 찾은 곳은 체육관이 아닌 연예계였다. 부상으로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마우스피스를 벗어 던진 이시영은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여배우'로서 삶에 충실했다. 한순간에 '복서' 타이틀을 내려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누비고 다니자 스포츠 팬들의 시선도 다시 따가워졌다. 이시영이 복싱계를 등지는 사이 팬들 역시 '복서 이시영'에게 등을 돌렸다.
그렇게 시간을 흘러갔고, 이시영이 '복싱 글러브'를 또다시 끼자 수그러들었던 비난 여론에 다시 불이 붙었다. 이시영은 지난해 6월 영화 '신의 한 수' 언론 시사회에 참석해 "10월에 있을 전국체전에 참가하기 위해 살을 찌우고 있다. 하지만 생각만큼 체중이 늘지 않아 고민이다"고 밝히며 '링 컴백'을 시사했다. 하지만 4개월 뒤 인천시청을 떠나며 은퇴를 암시하는 편지를 남기며 팬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습관성 어깨 탈골'을 이유로 복싱 컴백을 번복했지만, 4개월이 지나지 않아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다시 복싱 글러브를 잡았다. 결국 오락가락 행동으로 '노이즈 마케팅'이란 논란을 스스로 다시 부추긴 꼴이 됐다. 잦은 '링 복귀' 번복은 본인의 의도와 다르게 보는 이들로 하여금 복싱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을 품게 했다.

과거 '복서' 이시영을 취재하면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2013년 전국체전을 앞두고 이시영 소속팀인 인천시청 관계자와 통화를 했었는데 의외의 소식을 들었다. 이시영은 대회전부터 팀 훈련에 합류하지 않았고, 서울에서 개인적으로 연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의 마지막 한 마디는 더욱 씁쓸했다. "어휴,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며 포기한 듯한 목소리로 전화 통화를 마쳤다. 이시영은 인천시청 입단 후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새벽-오전-오후-야간으로 이어지는 훈련 과정을 털어놨었기에 충격은 더했다. 스포츠 선수로서, 여배우로서 이시영의 도전을 응원했던 기자는 일종의 배신감까지 들었다. 물론 한 쪽 이야기만 듣고서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순 없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리 만무하다.
누구도 한 개인의 꿈과 도전을 막을 권리는 없다. 이시영에게 복싱은 단순 '도전'이자 '선택 사항'일 수 있으나, 누군가에겐 '업(業)'이자 평생을 다 바친 '인생(人生)'이기도 하다. 대중의 관심을 받은 공인으로서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엔 심사숙고가 필요했다. 이시영의 링 복귀가 '일리(어떤 면에서 그런대로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이치) 있는' 선택이 아닌 이유다.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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