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준석 기자] '미녀 파이터' 송가연(20·팀원)이 가장 싫어하는 말. "당신은 연예인"이라는 것이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까닭에서다. SBS '룸메이트'엔 고정 출연했고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엔 게스트로 나왔다. 복수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니 '연예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송가연은 연예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로드FC 서두원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그는 "나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럴 이유도 필요도 없다.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을 단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가연은 방송 출연은 물론 언론과 인터뷰도 자제하고 있다. 국내 격투기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송가연은 "그럴 마음이 전혀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많은 언론이 송가연과 '단독' 인터뷰를 위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접촉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괜한 논란을 일으켜 '연예인'이라는 오명을 듣기 싫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송가연은 자신을 '격투가'라고 소개한다. 이상할 게 없다. 어렸을 때부터 키워온 꿈이다. 부산경호고등학교를 졸업했을 정도로 격투가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여전히 식지 않았다. 격투기 단체 로드FC의 눈에 띄어 '로드걸(라운드걸)'로 옥타곤에 올랐지만, 반드시 격투가로서 이름을 날리겠다는 당찬 마음을 품고 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뤘다. 지난 8월 17일 로드FC 017 스페셜 메인이벤트 매치에서 에미 야마모토(33·일본)를 1라운드 2분 23초 만에 TKO로 꺾었다. 적극적인 자세가 돋보였다. 초반부터 거센 주먹을 날리며 에미를 압박했다. 강력한 파운딩을 퍼부으며 프로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하지만 곧바로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송가연의 기량이 과대 포장됐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엔 셀 수 없이 많은 악성 댓글이 달렸다.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심각한 충격을 입었다. 훈련을 완전히 접었으며 서울의 한 정신과에서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았다. 마음의 문을 닫았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세상과 등지고 살 순 없는 법. 마음의 충격을 훌훌 털고 복귀전에 나선다. 송가연은 14일 열리는 로드FC 020에서 다카노 사토미(24·클럽 바바리안)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데뷔전에서 맞붙은 에미와 차원이 다른 선수다. 일본 격투기 단체 딥 주얼스에서 3승 5패를 기록했다. 최근 3연패에 빠졌지만, 경험이라는 측면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송가연은 프로 두 번째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정신과 치료도 중단했다. 훈련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심리적인 불안을 훈련으로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송가연은 약 두 달 전부터 팀원에 다시 나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서두원(33)과 김지훈(32), 박창세(35) 코치 등 전·현직 파이터들과 몸을 맞대며 옥타곤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라운드 기술에 중점을 두고 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가연에게 주어진 과제는 두말 하면 잔소리다. 당연히 승리하는 것이다. 에미보다 훨씬 많은 경험을 가진 다카노를 꺾는다면 그토록 듣기 싫어하는 '연예인'이라는 소리는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크다. 로드FC 020은 '격투가 송가연'의 탄생 여부가 결정될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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