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준석 인턴기자] '살 빠져도 명불허전?'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33)이 링으로 복귀한다. 지난 2009년 10월 6일 드림 11에서 미노와 이쿠히사(38·일본)에 패한 뒤 1803일 만이다. 당시 그의 몸무게는 150kg.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 120kg 안팎인 것으로 확인됐다. 약 30kg이 빠진 가운데 '진격의 거인'으로서 면모를 나타낼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최홍만은 12일 올림픽공원의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리는 '레볼루션 2'에서 카를로스 토요타(39·브라질)와 종합룰로 대결한다. 11일 계체량에선 몸무게를 측정하지 않았다. 무제한급이기 때문에 잴 필요가 없다는 심판진의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한눈에 봐도 홀쭉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대회엔 16명이 출전하지만, 가장 많은 눈길을 받고 있는 선수는 단연 최홍만이다. 그를 향한 기대치가 그만큼 높다. 쟁쟁한 격투가들이 즐비한 일본 K-1에서 한국의 자존심을 살린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씨름계의 돌풍을 일으킨 최홍만은 K-1 무대로 떠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첫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2005년 3월 19일 K-1 월드그랑프리 서울대회에서 카오클라이 카엔노르싱(31·태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행보엔 거칠 것이 없었다. 특히 지난 2005년 9월 23일 K-1 월드그랑프리 16강 '야수' 밥 샙(40·미국)과 대결에서 강력한 니킥을 앞세워 판정승을 거뒀다. 당시 이 경기를 방송한 케이블 채널의 순간 시청률은 15.7%까지 나왔다.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만큼 최홍만을 향한 관심이 뜨거웠다는 이야기다. 그는 레미 본야스키(38·수리남)와 세미 슐트(41·네덜란드), 제롬 르 밴너(42·프랑스) 등 쟁쟁한 이들과 맞붙으며 격투기 경험을 쌓았다. 펀치 기술은 부족하지만 217cm의 신장을 활용한 니킥과 특유의 맷집은 전매특허였다.
하지만 지난 2008년 뇌종양 수술을 받은 뒤 격투기 무대에서 멀어졌다. 사업과 방송 출연 등으로 살이 빠져 이번 대회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게다가 이 대회는 입식 타격이 아닌 종합룰로 펼쳐진다. 그가 체계적으로 배운 것은 입식 타격이다. 압도적인 신체조건 덕분에 일류 격투가들과 맞설 수 있었지만, 살이 빠졌기에 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격투기계의 전망도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대환(35) XTM 해설위원은 12일 <더팩트>와 전화 통화에서 "살이 빠진 상태에서 경기를 치러 본 경험이 있어 경기력에 큰 차이는 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뇌종양 수술로 근육량이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수술을 받았더라도 선수 생활엔 문제가 없다. 김영현(38)을 비롯해 안토니오 실바(35)도 마찬가지다. 운동량으로 만회해야 하는 부분인데 얼마나 많이 연습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대환 해설위원은 살이 빠져 링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느냐는 부분에 대해선 "몸무게가 빠졌다고 해서 지구력이 늘어날 것으로 보긴 어렵다. 스피드가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면서 "수술 뒤에 치른 경기에서 움직임이 빨라지지 않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김 위원은 일류 격투가들과 싸워 본 경험이 최홍만의 큰 무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에밀리아낸코 효도르(38·러시아)와 미르로 크로캅(40·크로아티아) 등과 종합룰로 겨뤄봤다는 것은 분명 차별화된 장점"이라면서 "체계적으로 훈련했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기(44)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K-1에서 하던 경기를 기대해선 안 된다. 단순히 살이 빠진 것이 아니다"면서 "근육량이 매우 줄어 들었다. 순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씨름할 때 그 몸이 아니다. 예전의 최홍만과 현재 최홍만은 확실히 다르다"고 밝혔다.
이동기 해설위원은 최홍만이 승리하기 위해선 "체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장기전으로 가선 안 된다. 반드시 초반에 끝내야 한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면서 "특히 하체가 말라 로킥에 대한 위험성이 높아질 것이다. 순발력도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최홍만이 경기를 초반에 끝내려면 "왼손 펀치 위주로 경기를 펼치다 오른쪽 니킥으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 최홍만의 잽은 웬만한 선수들의 스트레이트와 같아 펀치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대회를 주관한 '엔터원' 관계자는 최홍만의 몸 상태에 대해 "의료진으로부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면서 "최홍만의 컨디션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고 말했다. 최홍만에게 토요타전은 격투가로서 재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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