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골프포스트(경남 김해)=이강래기자]‘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14’ 첫날 경기가 열린 25일 경남 김해의 가야CC. 안시현(30.골든블루)과 김하늘(26.BC카드) 등 주요 선수들은 검정색 경기복을 입고 1라운드를 치렀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서였다. 출전선수 전원은 또한 검정색과 노란색 리본을 달고 뛰었다.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실종자에 대한 무사 귀환을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대회 조직위는 당초 두 차례의 프로암을 기획했으나 이를 모두 취소했다. 그리고 1번 홀 팅 그라운드에 ‘세월호 사고로 아픔을 겪으신 분들과 슬픔을 함께 합니다’라는 글귀를 넣은 대형 보드를 설치했다. 골프장 입구와 대회장 곳곳에는 같은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이 설치됐다. 또한 갤러리 플라자 입구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모금함도 마련됐다.
출전선수들은 이날 경건한 분위기 속에 경기를 치렀다. 롯데마트여자오픈 우승자인 이민영(22)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골프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승에 대한 생각 보다는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경건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며 “유가족들에게 무슨 말로 어떻게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 마음이 무척 아프다”고 말했다. 이런 마음은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골프는 정적인 스포츠다. 조용한 가운데 선수들의 좋은 플레이가 나올 때만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소리없는 스포츠다. 이날 대회장을 찾은 부산 경남지역의 갤러리들은 평상시보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경기를 관전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양수진(23.파리게이츠)과 지난 해 상금왕 장하나(21.BC카드) 등 주요 선수들의 응원단을 조직해 대회장을 찾은 골프 커뮤니티 사이트 ‘골프야놀자’ 회원 80명은 이날 선수들을 응원하는 문구가 새겨진 머플러를 들고 소리없는 응원을 펼쳤다.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위기는 지난 주 열린 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인 동부화재 프로미오픈부터 시작됐다. 출전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을 했으며 검정색과 녹색 리본을 달고 경기에 임했다. 또한 주최 측과 선수들이 모은 성금 7900만원을 희생자 가족돕기 성금으로 기탁했다.
이런 분위기는 앞으로 벌어질 대회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당초 예정된 프로암을 취소하는 대회들이 늘고 있으며 5월 열릴 예정이던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은 8월로 연기됐다. 타이틀 스폰서인 교촌에프앤비는 세월호 여객선 참사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24일 1억원을 기부했다. 전 국민을 비탄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의 애도 분위기는 골프 경기가 열리는 대회장에도 무겁게 내려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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