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0회 런던 하계 올림픽의 여운이 남아 있고 프로 야구가 치열한 중, 상위권 순위 싸움을 여전히 벌이고 있는가 하면 오는 11일 축구 대표팀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3차전인 우즈베키스탄 원정 경기에 나서는 등 국내 스포츠계는 볼거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워낙 볼 만한 이벤트가 많으니까 세계 규모 야구 대회가 국내에서 열려도 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한다.
제14호 태풍 덴빈의 영향으로 대회 첫날인 8월 30일 경기가 모두 취소된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는 한국과 인연이 꽤 깊은 대회다. 이 대회는 1982년 서울과 인천에서 열린 제27회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꼭 30년 만에 국내에서 벌어지는 세계 규모 야구 대회이기도 하다.
국제야구연맹(IBAF)이 주관하는 이 대회의 공식 이름은 IBAF AAA(U18) 베이스볼 월드컵이다. IBAF가 주관하는 여러 대회 가운데 하나로 대회 결과는 IBAF 세계 랭킹에 반영된다.
한국은 1981년 오하이오주의 작은 도시 뉴어크에서 열린 제1회 대회에서 우승했다. 당시 우승 멤버가 선동열과 김건우, 조계현, 이효봉, 김동기, 김상국, 강기웅, 구천서, 조양근, 임경택, 최계영 등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듬해 출범한 프로 야구에서 활약하게 된다.
30년 전 선동열이 어느 정도 수준의 투수였는지 잠시 살펴보자. 이 대회는 18살 이하 선수로 나이가 제한돼 있어 출전 선수 대부분이 고교 재학생이었다. 고교 졸업생 가운데에는 고려대 1학년 선동열(광주일고 졸업)과 실업 야구 신인인 구천서(신일고~상업은행)가 포함됐다.
선동열은 7월 13일 조별 리그 A조 첫 경기인 베네수엘라전에서 탈삼진 13개를 기록하며 6-0 완봉승을 거뒀다. 14일 캐나다와 경기에서 또다시 선발로 나선 선동열은 이재홍(7회, 신일고)과 힘을 모아 13-1, 7회 콜드게임 승리를 이끌었다. 15일 네덜란드전에서는 김건우(선린상고)가 5-0, 노히트 노런 승리를 기록했다. 한국이 국제 대회에서 세운 첫 번째 노히트 노런 승리 경기다. 3연승해 조 1위로 결승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약체 스웨덴과 경기에서는 이효봉(대전고)과 김건우(3회)가 이어 던지며 21-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B조 1위 미국과 치른 결승 1차전에서 선동열은 3-1 완투승을 올렸다. 김건우가 역투한 2차전에서 또다시 미국을 3-2로 누른 한국은 창설 대회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18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가볍게 3승을 올린 선동열은 이듬해 한국이 개최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의 발판이 된 미국전에서 15탈삼진 5안타 2-1 완투승을 거두는 등 3승을 기록해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이후 13년 만인 1994년 캐나다 대회에서는 김선우와 이승엽(이때는 투수), 김건덕 등이 활약해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추신수와 이대호, 김태균, 정근우 등이 주전으로 뛴 2000년 캐나다 대회에 이어 2006년 쿠바 대회, 2008년 캐나다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한국은 통산 5차례 우승했다. 1984년 캐나다 대회 이후 4연속 우승한 것을 포함해 2004년 대만 대회까지 11차례 정상에 오른 쿠바에 이어 미국과 다승 공동 2위다.
대만은 직전 대회인 2010년 캐나다 대회와 1983년 미국 대회 등 두 차례 우승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2연속 정상에 오르고 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딴 일본은 이 대회와 인연이 없어 준우승만 두차례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끝난 고시엔 여름철대회에서 우승한 오사카 도인고교 선수를 주축으로 대표팀을 꾸린 일본이 이번 대회 우승을 벼르는 까닭이다.
프로 야구 한화 이글스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정훈 천안 북일고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미국과 호주, 베네수엘라, 네덜란드, 콜롬비아와 조별 리그를 치른다. 한국 경기를 보고 싶은 야구 팬은 잠실 구장(1일 미국전, 4일 네덜란드전), 목동 구장(2일 호주전, 3일 콜롬비아전)을 찾으면 된다. 그곳에서 제2의 선동열, 제2의 이승엽, 제2의 이대호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더팩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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