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이 25일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본격훈련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런던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는 몸의 퍼포먼스. 승부 이전에 몸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마린보이' 박태환(23.SK텔레콤)이 29일 새벽(한국시간) 자유형 400m 결전을 앞두고 베스트 컨디션을 맞춰가고 있다.
박태환의 몸은 컴퓨터칩처럼 민감하기로 유명하다. 경기 당일 베스트 체중은 75.5kg. 5차 호주 브리즈번 훈련까지 체중 78kg을 유지하던 박태환은 조정기 훈련과 식이요법을 통해 현재 76kg으로 조절했다. 결전에선 몸이 가벼운 느낌이 들어야 하기 때문에 75.5kg으로 출발대에 설 것으로 보인다. 박태환은 25일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약 두 시간 가량 올림픽이 열리는 아쿠아틱센터에서 물살을 갈랐다.
오후 훈련없이 약 3km의 가벼운 몸 풀기로 물살을 가른 박태환의 훈련장면을 지켜보면서 '감'이 왔다. 근육 볼륨이 한결 커진 몸매는 믿음직해 보였고, 좌우 밸런스가 완벽에 가깝게 잡힌 그의 '명품 영법'은 물의 저항을 최소화했다. 뱃머리가 살짝 들리며 수면위를 미끌어지듯 헤쳐나가는 모습은 쾌속정이 연상될 정도로 깔끔했다. 박태환 전담팀의 권태현 체력 트레이너는 "그동안 과학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근력을 키우는 데 주력한 결과 근지구력과 파워가 동시에 향상됐다"면서 "몸은 확실히 좋아졌고 베스트 컨디션을 맞추는 것도 별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박태환의 라이벌 쑨양(중국)도 이날 물살을 가르며 몸을 풀었다. 198cm의 장신인 쑨양은 물을 강하게 잡는 캐치 동작이 역시 좋았다. 다만 주 종목인 자유형 1500m에 주력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정도로 몸이 많이 빠져 보였다. 박태환에 견줘 킥의 리듬감도 처졌다. 자유형 1500m와 달리 400m는 리듬감 넘친 킥이 중요하다. 어쩌면 쑨양의 가장 큰 약점일 수도 있다.
훈련 과정에서 미묘한 기류도 감지됐다. 쑨양의 전담 코치인 호주의 데니스 코터렐과 중국 대표팀 지도자가 쑨양을 사이에 놓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뭔지 모르지만 두 지도자간에 이견이 생긴 듯 통역까지 중간에 끼여 들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코터렐과 중국대표팀 지도자간의 알력과 갈등은 2011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불거진 바 있다. 쑨양은 당시 가장 중요한 마지막 4주간의 훈련을 두 명의 지도자의 프로그램에 따라 나눠 소화했다. 이번에도 쑨양은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처럼 두 명의 지도자에게 서로 다른 방식의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벌 쑨양이 지도자 문제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다면 박태환은 행복했다. 아버지처럼 믿고 의지하는 마이클 볼 전담코치와 한 몸이 돼서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이제는 가족이 돼버린 SK텔레콤 전담팀의 그림자 지원도 박태환의 등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모두가 힘을 합하는 모습, 박태환이 쑨양보다 한발 앞서는 가장 큰 힘은 바로 이게 아닐까.
런던 | 체육1부 기자 jhk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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