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원엽 기자] 2시간여 진행된 인터뷰에서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려준 '당구 여제' 김가영(29)은 어느 덧 서른 문턱에 다가섰다. 하지만 2001년 고교 졸업 후 홀로 대만으로 건너가 미국 무대까지 진출했을 정도로 당구에 온 열정을 쏟아 부은 그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이런 말 하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해외에서 10년 정도 지내다 돌아와 보니 나이에 대한 개념이 없어졌어요. 서른? 뭐 별다른 게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 삶의 계획을 조금씩 세워야겠다는 생각은 해봤죠. 우선 당구 연습 공간을 마련하는 게 중요해요. 올해부터 한국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거든요."
아버지가 당구장을 운영해 초등학교 때부터 자연스럽게 큐를 잡은 김가영은 20년 넘게 당구를 쳤다. 산전수전을 겪으며 실전 경험을 쌓았지만 이론은 아직 부족하다고 한다. 지난해 한국체육대학교 레저스포츠학과에 뒤늦게 입학해 지도자의 길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이론에 대한 욕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대학 생활이 재밌어요. 애들이 저를 아껴요.(웃음) 원래 대만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려다가 한체대에서 당구를 배울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급하게 원서를 냈어요. 선수에서 지도자로 넘어갈 훗날을 위한 선택이었죠.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무엇보다 제가 경험한 것에 이론을 접목시켜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당구선수로서 제 최종 꿈은 좋은 후배들을 많이 양성하는 거니까요."

김가영은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란다. 모든 일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느닷없이 연애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남자 친구 있어요. 3쿠션 선수에요. 고등학교 때인 12년 전 당구를 통해 처음 알게 됐고, 2년 전부터 사귀었어요. 저와 동갑이고요. 데이트는 주로 당구장해서 해요. 우울하죠?(웃음) 아직 결혼 생각은 없어요. 결혼할 준비가 서로 안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과 내일 생각이 또 달라서 자주 물어 보셔야 해요.(웃음)"
대학 졸업과 함께 결혼을 꿈 꾼다는 김가영은 당구 대회에서 1등 할 때가 가장 즐겁다고 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라면서 이제 외모에도 조금씩 신경을 돌려볼까 생각중이란다. "당구는 잘 치는데 '쟤 못 생겼다' 보다는 '쟤 얼굴도 괜찮네'라는 말을 들으면 좋잖아요. 이전 보다는 조금 더 신경을 써보려고요. 외모로 어필하겠다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웃음) 한국에서 좋은 경기 많이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이제 많이 보여드릴게요. 제 당구 실력이 더 이상 늘 것 같지 않다고 판단될 때 은퇴할 생각인데요, 아직은 공간이 많이 있네요. 당구를 많이 사랑해주세요.(웃음)"
<글 = 신원엽 기자, 사진 = 이새롬 기자, 동영상 = 박소연 인턴기자 >
더팩트 스포츠기획취재팀 기자 wannabe2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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