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캡틴’ 박지성(29.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 국가대표 팀에서 곧 은퇴할 모양이다. 박지성의 부친 박종성 씨는 최근 국가대표 팀이 전지훈련중인 제주에서 취재진을 만나 “지성이가 2011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유니폼을 반납하겠다고 전부터 말했었고 그 뜻은 여전히 확고하다”며 아들의 대표 팀 은퇴 계획을 밝혔다고 한다. 박 씨는 또 “중요한 문제이니 만큼 축구협회와 조율이 필요하겠지만 본인(박지성)이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 주기 위해서라도 대표 팀을 그만 둘 때가 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은퇴 이유를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축구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박지성의 국가대표 은퇴 계획이 알려지면서 즉각 여러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충격에 빠진 듯 대다수가 우려하는 목소리다. 특히 조광래 감독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인 듯하다. 코앞의 카타르 아시안컵을 시작으로 멀리 2014브라질 월드컵을 향해 정조준하고 있는 조 감독은 “아름답게 은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로선 말리고 싶다. 박지성과 2014월드컵까지 갔으면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조중연 회장과 이회택 부회장 등 축구협회 수뇌부 역시 “국가대표는 자신이 아닌 국가의 몸이다. 박지성처럼 국가가 필요로 하는 정도가 큰 선수는 더욱 그렇다. 은퇴를 결심하는 것은 성급한 것 같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박지성은 누구나 인정하는 한국 축구의 대들보다. 세계축구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잉글랜드, 그 중에서도 가장 명문구단으로 꼽히는 맨체스터유나이트에서 수년째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역 선수 가운데 그 만큼 두드러진 한국 선수도 없다. 그런 만큼 그가 없는 대표 팀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그의 은퇴 계획에 모두가 충격을 받고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으려하는 것도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도 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억지로 그를 붙잡을 수는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박종성씨는 아들의 국가대표 은퇴 결심 이유 가운데 하나로 후진에게 길을 터주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것은 그리 중요한 사유가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신체적인 문제다. 박지성은 잘 알려진 것처럼 무릎이 좋지 못하다. 걸핏하면 다친 무릎이 부어오르고 물까지 찬다. 특히 장시간 비행기를 타면 그 증상이 더욱 심해 A매치를 위해 유럽과 한국을 오가는 장거리 비행기를 타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박지성은 해가 바뀌면 서른 살이다.체력이 예전 같지 못한 것도 부담스럽다. 다른 선수와 달리 많이 뛰며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녀야 하는 처지여서 그 고민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유난히 부상 선수가 많아 박지성에 대한 의존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 대표 팀 합류를 위해 자주, 게다가 장기간 팀을 비우는 박지성이 마냥 좋게 보일리가 없을 터. 실제로 지난 주말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이 2011아시안컵 출전으로 장기간 팀을 비우게 된 점을 거론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시즌 소속팀과 재계약 협상을 해야 하는 박지성으로서는 팀을 비우는 것도 여간 부담스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리를 해보자. 박지성은 무릎이 좋지 못하다. 장기간 비행기를 타면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며칠 후면 서른 살이니 이제 체력을 걱정해야할 때다. 대표 팀 차출은 소속 팀에서도 꺼린다. 그래서 박지성은 대표 팀 유니폼을 조기 반납하려 한다.
본인의 몸 상태는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안다. 욕심을 내 무리를 하면 선수 생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소속 팀에서의 처지도 생각해야 한다. 박지성의 뜻을 존중해 그를 대표 팀에서 놓아 줘야 한다. 그것이 오히려 박지성의 플레이를 오래 볼 수 있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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