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용일기자]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존재가치는 '맨유의 아이콘' 루니(25)로 인해 더욱 빛을 발했다. 14일 오전(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위 아스널과 3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는 갈수록 흥미를 더해가는 EPL 선두 쟁탈전의 백미로 일찍부터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빅 매치. 특히 맨유는 아스널에 이어 첼시와 경기를 벌이는 일정이어서 더욱 빅 매치 2연전의 첫 머리는 중요했다.
이처럼 중요한 경기에서 나온 골은 딱 하나, 바로 박지성의 결승골이었다. 더욱이 추가 득점 찬스에서 루니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바람에 박지성의 유일한 골은 가치를 더했다. 올시즌 성추문에 이어 이적소동으로 맨유를 뒤흔들었던 루니는 이날 박지성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원톱으로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으나 조연에 그쳤다. 덕분에 박지성의 존재 가치는 더욱 올라갔다.
이날의 히어로 박지성은 아스널전 결승골로 지난 리그 11라운드 울버햄프턴전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자신의 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맨유의 리그 9승 가운데 2승을 자신이 결정지었다. 박지성의 시즌 6호골(리그 4호골)은 한국인을 넘어 아시아 선수가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쏘아올린 최다 득점에 해당된다. 역사적인 골로 기록될 만한 득점이다.
박지성의 골에 대해 일부 폄훼하는 듯한 영국 언론이 있지만 루니의 활약과 비교해 보면 그 가치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후반 27분 나니가 오른쪽을 돌파하며 얻어내 페널티킥을 실축한 것은 자칫 경기 분위기를 아스널로 넘겨줄 뻔한 결정적 변수였다. 맨유의 수비진인 에브라~비디치~퍼디낸드~하파엘이 조직적으로 아스널의 매서운 공격을 잘 막아내는 바람에 1-0 승리를 지킬 수 있었지만 추가시간 4분 종료시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경기였다.
시즌 초반 '불륜 스캔들'로 어두운 시간을 보낸 루니는 최근 복귀 이후 예전과 다른 '특급 도우미' 역할을 하며 이전과 다른 플레이스타일을 보여줬다. 루니는 지난 블랙번과 리그 15라운드에서 박지성 리그 3호골을 도운 것을 포함, 올 시즌 7경기에서 5도움(2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의 득점 상승세를 이어지지 못하고 있지만 공격선상에서 동료와 유기적인 플레이로 보이지 않는 다리 역할로 변신하고 있다.
이번 아스널전에서도 박지성을 빛나게 하는 '도우미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원톱으로 출전한 루니는 이번 만큼은 본인이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전반 8분 후방에서 공을 이어받아 묵직한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연 루니는 시종일관 최전방에서 폭 넓은 움직임으로 상대를 교란시켰다. 상대 수비수의 거친 파울이 나올 때면 심판에게 적극 항의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염원하던 필드골을 기록하진 못했다. 전반 41분 박지성이 감각적인 헤딩골을 터뜨린 뒤 골 뒤풀이를 할 때 밝은 표정으로 합류하는 동료애를 발휘했다. 후반전 들어서도 루니에게 득점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27분 나니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돌파하던 중 차올린 공이 상대 수비수 손에 맞은 것. 하워드 웹 주심의 PK 선언에 키커로 나선 루니는 평소와 같이 큰 동작으로 골키퍼를 유인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어이없이 골문위로 벗어났다.
이날 루니는 비록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아쉬움을 곱씹었지만, 최대 라이벌 경기에서 박지성의 골의 가치가 더욱 빛나게 해준 ‘히어로 도우미’가 됐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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