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승' ATM, 이강인 앞세워 8연승·선두 도약 노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이번에는 이강인의 차례일까. 7경기째 골과 도움을 기록하지 못한 이강인(25)이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 선두 쟁탈전의 핵심 승부수로 떠올랐다. 상대는 리그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FC바르셀로나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한지 플릭 감독과의 지략 대결을 앞두고 이강인의 창의성과 왼발을 새로운 공격의 열쇠로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9일 오전 5시(한국시간) 마드리드의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바르셀로나와 2026~2027시즌 라리가 12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단순한 강호들의 자존심 대결이 아니다. 승점 30의 선두 바르셀로나와 승점 28의 2위 아틀레티코가 맞붙는 사실상의 선두 결정전이다. 아틀레티코가 승리하면 승점 31로 선두에 올라선다.
관심은 이강인의 활용법이다. 스페인 스포츠 전문지 '아스(AS)'와 '문도 데포르티보'는 6일 시메오네 감독이 바르셀로나전을 대비한 전술 훈련에서 이강인을 훌리안 알바레스와 함께 최전방 공격 조합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던 알렉산데르 쇠를로트 대신 이강인을 투입하는 구상이다.
예상 전형은 4-4-2 또는 4-2-3-1이다. 이강인은 알바레스 바로 뒤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이며 공격을 풀어가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단순히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윙어가 아니라 상대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의 공간을 공략하는 공격의 연결고리다.

이 선택에는 분명한 전술적 이유가 있다.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리그 11경기에서 무려 46골을 터뜨렸다. 경기당 4.18골이라는 가공할 공격력이다. 반면 아틀레티코는 22골을 넣었지만 실점은 8골에 불과하다. 바르셀로나의 12실점보다 4골이 적다. 라리가 팀 최소 실점이다. 최고의 공격과 더 단단한 수비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셈이다.
플릭 감독은 높은 수비라인과 강력한 전방 압박을 선호한다. 상대를 몰아붙이는 힘이지만, 압박을 돌파당하면 수비 뒷공간이 열리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강인의 가치가 커진다. 좁은 공간에서 공을 지키는 기술, 상대 압박을 벗겨내는 방향 전환, 알바레스에게 연결하는 순간적인 왼발 패스는 바르셀로나의 수비 균형을 무너뜨릴 무기가 될 수 있다.
시메오네에게는 플릭을 상대해 본 성공 경험도 있다. 두 감독의 역대 맞대결은 플릭이 12경기에서 7승 2무 3패로 우세하다. 그러나 정작 지난 시즌 중요한 토너먼트에서는 시메오네가 웃었다.
아틀레티코는 코파 델 레이 준결승에서 바르셀로나를 합계 4-3으로 꺾었고,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도 합계 3-2로 제압했다. 특히 코파 델 레이 준결승 1차전 4-0 대승과 챔피언스리그 원정 1차전 2-0 승리는 시메오네의 전술적 대응 능력을 보여준 경기였다. 리그에서 바르셀로나에 밀렸지만, 반드시 이겨야 하는 토너먼트에서는 결과를 뒤집은 것이다.
이번에는 이강인이 그 승리 공식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물론 이강인에게도 극복할 과제가 있다. 지난 9월 오사수나전 득점 이후 공식전 7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했다. 라리가 11경기에 모두 출전해 9차례 선발로 나섰지만 기록은 2골 1도움에 머물러 있다. 레반테전에서는 회심의 왼발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고, 바이에른전에서는 후반 14분 투입돼 흐름을 바꾸기 위해 분투했으나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골과 도움만으로 선수의 가치를 재단할 수는 없다. 이강인은 시메오네가 요구하는 전방 압박과 공간 활용, 공격 전개의 연결 역할을 수행하며 꾸준히 기회를 얻고 있다. 다만 이제는 과정의 가치를 결과로 증명할 시점이다. 바르셀로나처럼 강한 상대를 만나서는 한 번의 결정적인 패스, 한 차례의 정확한 슈팅이 경기 전체의 운명을 바꾼다.
아틀레티코는 리그 7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직전 리그 경기에서 알라베스를 6-1로 대파하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아스톤 빌라를 3-0으로 제압했다. 양 팀 모두 물러설 이유가 없다. 승리하면 아틀레티코는 8연승과 선두 탈환을 동시에 이룬다. 반대로 패하면 승점 차가 5점으로 벌어진다.
이강인에게는 11월 A매치 대표팀 합류 전 마지막 소속팀 경기이기도 하다.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공격포인트를 재가동한다면 대표팀으로 향하는 자신감도 한층 커질 것이다.
축구에서 기회는 언제나 준비된 선수의 몫이다. 7경기의 침묵이 중요한 것은 그동안 골을 넣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제 그 침묵을 깨뜨릴 무대가 찾아왔다는 점이다.
리그 선두가 걸린 빅매치, 시메오네의 승부수는 이강인의 왼발을 향하고 있다. 이강인이 바르셀로나의 높은 수비벽을 허물고 아틀레티코의 선두 탈환을 이끌 수 있을까. 그에게 '별의 순간'이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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