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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강인, 2호골·첫 풀타임·MVP...데이비드와 '새 공격 공식' 열었다
오른발 리그 2호골…슈팅 6개·유효슈팅 4개 '공격 본능'
데이비드 2경기 연속골+이강인 골 도움…'마드리드 더비' 시너지 주목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이강인인 17일 오사수나와 2026~27 라리가 6라운드 홈 경기에서 리그 2호골을 터뜨리며 첫 풀타임 경기를 완성했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이강인인 17일 오사수나와 2026~27 라리가 6라운드 홈 경기에서 리그 2호골을 터뜨리며 첫 풀타임 경기를 완성했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기대했던 그림이 모두 피치 위에 그려졌다. 골도 넣고, 90분을 뛰고, 경기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이강인(25·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스페인 라리가 복귀 후 가장 완성도 높은 경기로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새 7번' 이강인은 17일 오전 2시(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오사수나와의 2026~2027시즌 라리가 6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후반 9분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아틀레티코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조너선 데이비드가 전반 24분 포문을 열었고, 이강인에 이어 로뱅 르노르망과 알렉스 바에나가 차례로 골망을 흔들었다. 아틀레티코는 4승1무1패, 승점 13으로 3위까지 올라섰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장면은 이강인의 득점이었다. 후반 9분 역습 과정에서 빠르게 페널티박스로 파고든 이강인은 데이비드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낮은 슈팅으로 골문 반대편을 정확히 꿰뚫었다. 바에나~루크먼~데이비드~이강인으로 이어지는 연계플레이가 돋보였다. 물 흐르듯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아틀레티코의 패스 플레이에 오사수나 수비진은 공간을 내주면서 이강인에게 골문을 열어주고 말았다.

지난달 19일 말라가와 개막전에서 환상적인 왼발 슈팅으로 아틀레티코 데뷔골을 기록한 이강인은 리그 5경기 만에 시즌 2호골을 적립했다. 개막전 득점은 라리가가 선정한 8월의 골에도 뽑혔다. 이로써 이강인은 올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전 경기(7경기, UCL 1경기 포함)에 출장하며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번 골이 더 눈에 띄는 것은 ‘왼발의 이강인’이 오른발로 마무리했다는 점이다. 전반 36분에도 오른발 터닝슛을 시도했고, 왼발 크로스와 감아차기까지 자유롭게 구사했다. 이날 기록은 슈팅 6개, 유효슈팅 4개, 키패스 3회. 아틀레티코 이적 후 처음으로 90분을 모두 뛰었다. 소파스코어는 팀 최고인 9.2점, 풋몹은 9점을 각각 부여했다. 경기 뒤 이강인은 라리가 공식 MVP로 선정됐다.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조너선 데이비드와 이강인. 데이비드는 이강인의 골을 어시스트했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조너선 데이비드와 이강인. 데이비드는 이강인의 골을 어시스트했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데이비드 효과'…이강인이 더 자유로워졌다

이날 경기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조너선 데이비드와 이강인의 연결이다. 데이비드는 전반 24분 선제골을 기록한 데 이어 이강인의 두 번째 골을 직접 도왔다. 지난 13일 레알 소시에다드전에서 아틀레티코 입단 후 첫 골을 터뜨린 데 이어 리그 2경기 연속골이다.

데이비드의 존재는 이강인에게 특히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데이비드는 페널티박스 안에서만 기다리는 전형적인 ‘9번’이 아니라 중앙에서 공을 받아주고 측면 공격수들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수비수를 끌고 움직인다. 오사수나전 이강인의 골도 데이비드가 중앙 수비의 시선을 끌어놓은 뒤 뒤따라 들어오는 이강인에게 내주면서 만들어졌다.

결국 데이비드가 앞에서 공간을 만들고 이강인이 2선에서 파고드는 형태가 하나의 새로운 공격 루트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훌리안 알바레스가 빠진 경기에서 데이비드가 골과 도움을 동시에 기록했다는 점은 시메오네 감독에게도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했다. 현지에서도 데이비드가 선제골과 이강인의 골을 만들어내며 공격의 중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17일 오사수나전에 나선 아틀레티코의 스타팅 11./아틀레티코 마드리드
17일 오사수나전에 나선 아틀레티코의 스타팅 11./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아데몰라 루크먼과 데이비드를 처음 선발 투톱으로 기용하는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아데몰라 루크먼-조너선 데이비드가 최전방에 섰고 알렉스 바에나-조니 카르도소-코케-이강인이 중원을 구성했다. 알레한드로 그리말도-로뱅 르노르망-크리스티안 로메로-마르코스 요렌테가 포백을 꾸렸고 골문은 얀 오블락이 지켰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힘든 출발을 보였던 아틀레티코는 최근 2경기에서 7골을 넣고 무실점 클린시트로 마무리하는 공수 안정감을 보여 우승 도전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0일 리버풀과 2026~2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원정 1차전에서 1-2로 역전패한 아틀레티코는 14일 레알 소시에다드와 라리가 5라운드 3-0 승리, 이날 오사수나와 6라운드 4-0 대승을 거두며 공격과 수비가 모두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강인에게 이번 경기는 단순한 시즌 2호골 이상의 의미가 있다. 개막전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돼 개인 능력으로 골을 만들었다면, 오사수나전에서는 선발→90분 풀타임→득점→MVP로 이어졌다. ‘조커’가 아니라 경기 전체를 책임질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그리고 이제 무대는 더 커진다. 아틀레티코는 오는 20일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시즌 첫 ‘마드리드 더비’를 치른다. 오사수나전의 가장 큰 수확은 4골보다 어쩌면 ‘이강인-데이비드’라는 새로운 공격 방정식일지 모른다. 이강인이 마드리드 더비에서도 이 흐름을 이어간다면 시메오네 감독의 공격 구상에서 그의 위치는 한층 더 단단해질 수 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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