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승’ 서울 vs ‘파이널A 승점 1차’ 인천…두 전략가의 벤치 싸움 '주목'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한쪽은 최근 4경기에서 17골을 쏟아부었고, 다른 한쪽은 파이널A 진입까지 불과 승점 1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2026시즌 세 번째 ‘경인더비’의 진짜 볼거리는 순위표에만 있지 않다. K리그를 대표하는 전략가 FC서울 김기동 감독과 인천 유나이티드 윤정환 감독이 벌이는 세 번째 ‘벤치의 수 싸움’에 더 눈길이 쏠린다.
선두 서울(승점 56)과 8위 인천(승점 34)은 5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27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서울은 6경기 연속 무패(4승2무)에 최근 4연승으로 2위 울산(승점 40)을 무려 16점 차로 따돌렸다. 인천은 한 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6위 포항(승점 35)에 불과 1점 뒤져 있다. 서울은 시즌 첫 5연승, 인천은 파이널A 진입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안고 맞선다.
결국 이번 경기는 ‘김기동의 창’을 ‘윤정환의 방패’가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로 압축된다.

서울의 최근 화력은 무서울 정도다. 대전하나시티즌에 4-2, FC안양에 7-0, 부천FC에 1-0, 광주FC에 5-2로 승리했다. 4경기에서 무려 17골. 경기당 4.25골이다.
더 위협적인 것은 한 선수에게 득점이 편중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클리말라가 최전방에서 중심을 잡고 정승원, 안데르손, 문선민 등이 서로 다른 위치에서 골문을 두드린다. 클리말라는 10골, 정승원은 8골을 기록하며 서울 공격의 두 축을 이루고 있다.
이것이 바로 김기동 감독 축구의 힘이다.
김 감독은 ‘한 가지 정답’을 고집하지 않는다. 상대에 따라 측면의 폭을 넓히기도 하고 중앙 숫자를 늘리기도 한다. 공격진의 위치를 계속 바꾸면서 상대 수비가 누구를 잡아야 할지 혼란스럽게 만든다. 선발과 교체 카드의 경계도 뚜렷하지 않다. 경기 흐름에 따라 문선민, 안데르손, 정승원 등을 이동시키면서 다른 형태의 공격을 만들어내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4연승 과정에서 서울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화력’이 아니라 공격 루트의 다양성이다. 한 선수만 틀어막는다고 해결되는 공격이 아니다.
윤정환 감독의 고민도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그러나 인천이 일방적으로 밀릴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어렵다. 올 시즌 두 차례 경인더비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서울은 개막전에서 인천을 2-1로 꺾었고, 지난 7월 5일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정승원의 후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두 경기 모두 서울이 웃었지만 점수 차는 고작 한 골이었다. 특히 두 번째 경기에서는 김기동 감독조차 경기 뒤 원했던 내용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말할 정도로 서울이 고전했다. 윤정환 감독 또한 패배 뒤 "아직 우리의 힘이 부족하다"고 평가했지만 인천은 서울을 끝까지 괴롭혔다.
두 번 졌지만 두 번 모두 무너지지는 않았다. 이 대목이 세 번째 맞대결을 흥미롭게 만든다. 윤정환 감독이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첫 번째 카드는 ‘공간 차단’이다. 서울과 맞불을 놓고 라인을 무작정 끌어올리면 최근 4경기 17골의 화력을 정면으로 받아내야 한다. 중앙 간격을 좁히고 서울의 전진 패스를 끊은 뒤 제르소와 무고사의 속도와 결정력을 이용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특히 무고사의 존재는 서울에도 부담이다. 무고사는 클리말라와 똑같이 10골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6골을 넣은 페리어가 있고, 직전 전북전에서는 제르소가 후반 43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인천이 최근 광주전 1-0 승리, 안양전 1-2 패배, 전북전 1-1 무승부로 1승1무1패를 기록했지만 공격의 한 방은 여전히 살아 있다.
따라서 윤 감독에게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적게 공격하느냐’가 아니라 ‘언제 공격하느냐’다. 서울이 공격 숫자를 늘린 순간 제르소가 측면 뒷공간을 파고들고, 무고사가 중앙에서 마무리하는 형태가 가장 현실적인 승부수다. 전북전에서 패색이 짙던 후반 막판 제르소가 동점골을 만들어낸 것도 인천의 공격이 마지막 순간까지 살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반대로 김기동 감독에게는 ‘조급함과의 싸움’이 될 수 있다. 앞선 두 차례 맞대결을 모두 이겼다는 자신감은 있지만, 두 경기 모두 한 골 차였다. 특히 두 번째 경인더비에서는 후반 35분이 지나서야 정승원의 결승골이 나왔다.
이번에도 인천이 수비 간격을 좁혀 60~70분까지 버틴다면 김 감독의 교체 카드가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 클리말라를 끝까지 세워둘 것인지, 안데르손과 문선민의 위치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정승원을 어느 시점에 전진시킬 것인지가 중요하다. 김 감독에게 풍부한 공격 자원은 장점이지만, 그 카드를 언제 꺼내느냐가 더 중요하다.
윤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무고사를 고립시키지 않으면서 제르소와 페리어를 어느 시점에 전진 배치할 것인지, 0-0을 오래 끌고 갈 것인지 아니면 경기 초반부터 서울의 높은 수비라인을 공략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결국 경인더비는 선수들의 발에서 시작하지만 감독들의 머리에서 먼저 움직인다. 더구나 김기동과 윤정환은 1990년대 부천에서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의 축구를 함께 경험한 인연이 있다. 이제는 각자의 축구 철학을 구축한 K리그 대표 전략가가 되어 서로를 겨눈다.
김기동 감독에게 승점 3은 ‘5연승’과 10년 만의 정상 탈환을 향한 또 하나의 이정표다. 윤정환 감독에게 승점 3은 파이널A로 올라설 절호의 발판이다. 선두와 8위의 경기지만 결코 단순한 ‘강자와 도전자’의 싸움은 아니다.
최근 4경기 17골을 만들어낸 김기동의 공격적 용병술이 또 한 번 통할 것인가. 아니면 앞선 두 경기에서 서울을 한 골 차까지 몰아붙였던 윤정환의 맞춤형 전략이 세 번째 승부에서 마침내 서울을 넘어설 것인가.
세 번째 경인더비의 승부는 어쩌면 그라운드보다 먼저, 두 감독이 앉아 있는 벤치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 팀 오브 라운드 : 돌풍의 팀, ‘제주’
제주(4위, 승점 38)는 지난 25라운드 포항전에서 패하며 무패 행진을 9경기(4승 5무)에서 마감했지만, 직전 26라운드 대전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다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최근 제주의 상승세는 외국인 공격수들이 이끌고 있다.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팀 내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네게바(6골 3도움)를 필두로, 아이아스와 치나리까지 득점포를 가동하며 제주는 매서운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수비 안정감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 시즌 제주는 53실점을 허용하며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골을 내줬지만, 이번 시즌에는 세레스틴, 토비아스, 정운, 박민재 등 수비진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리그 최소 실점 4위(27실점)를 기록 중이다. 완벽한 공수 균형의 제주는 이번 라운드 승리로 다시 연승에 도전한다.
제주는 이번 라운드 울산을 만난다. 양 팀의 승점 차는 단 2점 차로, 이번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양 팀의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울산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 제주와 울산의 이번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은 5일(토)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 플레이어 오브 라운드 : 확실한 존재감, ‘이승우(전북)’
전북(3위, 승점 39)은 지난 26라운드 인천전에서 이승우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막판 상대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이승우는 후반 38분 팽팽하던 균형을 깨는 그림 같은 중거리 골을 성공시켰다. 올 시즌 이승우는 비교적 짧은 경기당 출전 시간에도 25경기 7골 2도움으로 팀 내 득점 1위이자 공격포인트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승우의 가치는 공격 관련 부가 데이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승우는 슈팅 49개 중 20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며 리그 유효슈팅 수 8위에 올라 있고, 적극적인 드리블 시도로 돌파 성공 횟수(8회) 또한 리그 7위를 기록 중이다. 매 경기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이승우가 이번 라운드에서도 공격포인트를 기록한다면, 전북은 승리와 함께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전북은 이번 라운드 포항을 상대한다. 올 시즌 앞선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전북이 3대2, 2대0으로 모두 승리했다. 양 팀의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은 5일(토)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 하나은행 K리그1 2026 27라운드 경기 일정
부천 : 대전 [ 9월 5일 토 오후 7시 부천종합운동장 / IB SPORTS, 쿠팡플레이 ]
서울 : 인천 [ 9월 5일 토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 / JTBC SPORTS, 쿠팡플레이 ]
전북 : 포항 [ 9월 5일 토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 / ENA SPORTS, 쿠팡플레이 ]
제주 : 울산 [ 9월 5일 토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 / GOLF&PBA, 쿠팡플레이 ]
안양 : 강원 [ 9월 6일 일 오후 7시 안양종합운동장 / JTBC SPORTS, 쿠팡플레이 ]
김천 : 광주 [ 9월 6일 일 오후 7시 김천종합운동장 / ENA SPORTS, 쿠팡플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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