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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격려 외면한 손흥민, 승부욕과 매너의 경계 [박순규의 창]
22일 2026 MLS 개막전 1도움 기록, LAFC 3-0 승리 견인
메시와 대결에서도 판정승...하지만 교체 불만 표출, '옥에 티'


LAFC의 공격수 손흥민은 22일 리오넬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와 2026 MLS 개막전에서 1도움을 기록하며 3-0 완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후반 43분 교체되면서 강한 불만을 표출해 '옥에 티'로 남았다./AP.뉴시스
LAFC의 공격수 손흥민은 22일 리오넬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와 2026 MLS 개막전에서 1도움을 기록하며 3-0 완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후반 43분 교체되면서 강한 불만을 표출해 '옥에 티'로 남았다./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축제는 완벽에 가까웠다. 하지만 축제의 주인공이 보여준 마지막 뒷모습은 못내 씁쓸한 아쉬움을 남겼다.

22일(한국시간) 미국 LA 메모리얼 콜로세움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FC(LAFC)와 인터 마이애미의 맞대결은 흥행과 결과 모든 면에서 완벽했다. 7만 5천 명의 구름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손흥민은 리오넬 메시와의 첫 미국 무대 맞대결에서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경기 막판,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돌발 상황이 연출됐다. 후반 44분 교체 지시를 받고 벤치로 걸어 나오던 손흥민이 굳은 표정으로 걸어나오며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의 격려 제스처도 고개를 돌려 외면했다. '미스터 스마일'로 불리며 언제나 신사적인 태도와 동료들을 챙기는 리더십을 보여왔던 그이기에, 완승의 기쁨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이 행동은 보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특히 불과 하루 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의 발언을 떠올리면 아쉬움은 배가 된다. 손흥민은 메시와의 대결에 대한 질문에 "개인적인 대결보다 팀으로 승리하고 싶다"며 에이스다운 의연함을 보였다. 하지만 막상 팀이 완승을 거두는 완벽한 시나리오가 눈앞에 펼쳐졌음에도, 자신에게 교체 지시가 내려지자 득점을 올리지 못한 개인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스스로 한 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손흥민과 교체 투입된 나탄 오르다스는 후반 추가시간 데니스 부앙가의 도움을 받아 쐐기골을 작렬함으로써 감독의 용병술에 힘을 불어넣었다.

물론, 손흥민이 왜 그런 거친 감정을 표출했는지 그 속내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세계 최고의 선수인 '축구의 신' 메시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는 역사적인 무대에서, 기어코 자신의 발로 골망을 흔들고 싶었던 공격수의 지독한 승부욕이 교체 아웃과 함께 자기 자신을 향한 자책과 분노로 폭발했을 수 있다. 또한 축구선수라면 당연히 풀타임을 뛸 수 있도록 준비하고, 또 그럴 줄 알았는데 경기 종료를 몇 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의 교체는 에이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느꼈을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에게서 종종 발견된다. 국내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맨체스터 시티의 에이스 케빈 더 브라위너가 대표적이다. 평소 성실하고 이타적인 플레이로 유명한 그조차도, 중요한 경기에서 자신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교체 지시를 받으면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고함을 치며 격하게 분노하는 모습을 종종 연출했다. 타협을 모르는 맹렬한 승부욕과 완벽함에 대한 갈망이 그들을 세계 최고의 자리로 이끌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번 손흥민의 행동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득점을 향한 갈증과 풀타임을 소화하고 싶은 열망은 공격수의 숙명이라지만, 도를 넘은 감정 표출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아무리 자신을 향한 답답함이라 할지라도, 7만 명이 넘는 관중과 한국에서 응원하는 팬들 앞에서 인상을 구기고 감독의 격려를 외면하는 행위는 팀의 승리 분위기를 훼손하는 성숙하지 못한 태도다.

논어(論語) 안연편에는 '극기복례(克己復禮)'라는 말이 나온다. '자신의 욕망과 감정을 이겨내고, 사회적 도리와 예의를 되찾는다'는 뜻이다. 올 7월이면 34세,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이자 수많은 유소년 선수가 우러러보는 롤모델인 손흥민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지혜가 아닐까 싶다.

지독한 승부욕이 지금의 월드클래스 손흥민을 만든 강력한 무기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때로는 그 끓어오르는 감정을 속으로 삼키고 벤치의 동료들에게 웃으며 박수를 쳐줄 수 있는 통제력 역시 베테랑이 갖춰야 할 품격이다. 이례적이었던 에이스의 짜증 섞인 뒷모습, 다음 경기에서는 거친 감정 표현이 아닌 시원한 득점포와 환한 미소로 증명되기를 바란다.

LAFC의 공격수 손흥민은 22일 리오넬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와 2026 MLS 개막전에서 1도움을 기록하며 3-0 완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후반 43분 교체되면서 강한 불만을 표출해 '옥에 티'로 남았다./AP.뉴시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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