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와 11월 A매치 첫 번째 경기를 치른다. 나흘 뒤인 오는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가나와의 2번째 평가전이자 올 마지막 A매치를 갖게 된다.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약 7개월 남겨 놓은 가운데 포트2가 걸린 올해 마지막 A매치 2연전인 셈이다.

오는 12월 5일(한국시간 12월 6일) 미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조 추첨식의 포트 배정은 11월 A매치 성적을 반영한 FIFA 랭킹을 기준으로 한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개최국을 제외한 FIFA 랭킹 1~9위는 포트1, 10~23위는 포트2 등으로 나뉘며 한국은 FIFA 랭킹 22위로 포트2 마지노선에 걸쳐 있다.

오랜 부상을 딛고 18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공격수 조규성./KFA

다행스럽게도 한국은 9,10월 A매치에서 승점 3점 이상씩을 획득한 데 이어 상대적으로 FIFA랭킹 하위팀과 싸우는 11월 A매치에서도 승점을 적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이변이 없는 한 포트2를 사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지난 9월 미국 원정 2연전에서 FIFA 랭킹 15위 미국을 2-0으로 꺾었고 공동 개최국인 10위 멕시코와는 2-2로 비겼다. 지난달 서울에서는 6위 브라질에 0-5로 대패했으나 나흘 후 파라과이(48위)를 2-0으로 잡아 포트2 랭킹을 유지했다.

11월 A매치 첫 상대인 볼리비아는 FIFA 랭킹 76위로 지금까지 통산 3차례 맞붙어 한국이 1승 2무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대결에서 한국은 후반 41분 이청용(울산)의 결승골에 힘입어 볼리비아에 1-0으로 승리했다. 6년 만에 맞대결을 펼치는 볼리비아는 북중미 월드컵 남아메리카 지역 예선에서 승점 20(6승 2무 10패)을 기록, 7위로 대륙 간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상태다. 지난 9월엔 브라질과의 예선 최종전에서 1-0 깜짝승을 거두기도 했다.

11월 A매치 마지막 평가전 상대인 가나는 FIFA 랭킹 73위로 한국보다 50계단 아래 팀이지만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을 통과한 만만치 않은 전력의 상대다. 한국으로선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패배를 설욕할 기회이자, 월드컵 본선 조 추첨 포트2 진입을 위한 핵심 경기로 볼 수 있다.

14일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 A매치 100경기 출장 '센추리 클럽' 가입 행사를 갖는 이재성./KFA

한국은 가나와 7차례 맞붙어 4승 3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가나에 2-3으로 패한 바 있어, 이번 평가전은 '리벤지 매치'로 주목받고 있다. 당시 2골을 넣으며 '깜짝 스타'로 등장한 포워드 조규성(FC미트윌란)이 오랜 부상을 딛고 이번 대표팀에 복귀, 활약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명보 감독으로선 볼리비아와 가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둠과 동시에 내용적으로도 그동안 시험해온 스리백 전술, 손흥민을 활용한 공격 전술, 황인범을 중심으로한 중원 안정 등의 가능성을 점검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선수의 부상 결장으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박용우(알아인)가 십자인대 파열로 이탈한 상황에서 핵심 미드필더 황인범(페예노르트)을 비롯해 백승호(버밍엄)와 이동경(울산)까지 부상으로 빠져 중원에 비상이 걸렸다. 또 여러가지 실험을 하면서 승리를 거둬야하는 상황이다. 새 미드필드진으로는 '혼혈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와 권혁규(낭트), 원두재(코르파칸), 김진규(전북) 등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계속 실험 중인 백3의 안정성 여부도 지켜볼 대목이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대비를 위해 다양한 플랜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7월 동아시안컵부터 3백 실험을 이어왔다. 그러나 10월 A매치 브라질전에서 5실점의 참패를 당하며 수비 불안 및 조직력, 공격 루트 부문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3백 전술 중 중요한 부분은 수비 라인 앞에 위치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와의 호흡인데 중앙 라인의 핵심인 황인범의 결장으로 이 부분을 어떻게 메울지도 주목된다.

홍명보호에 처음 합류한 조규성을 손흥민(LAFC), 오현규(KRC헹크)와 함께 어떤 조합으로 운용할지도 관심사다. 홍명보 감독은 9월 A매치부터 손흥민을 측면 윙포워드에서 최전방 공격수에 배치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미국, 멕시코를 상대로는 2골 1도움을 뽑아냈지만 브라질, 파라과이전에서는 상대의 전담 마크에 고전하며 교체됐다.

11월 A매치에 소집된 한국축구대표팀./KFA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데 10월 홍명보에서는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많은 시간 출장을 원하는 11월 두 경기에서는 어떤 활약을 할지 주목되는데 1년 8개월여 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조규성, 오현규와의 호흡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한편 볼리비아전에서는 지난 10월 브라질전을 통해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을 달성한 이재성의 100경기 기념식이 열린다. 그가 첫 A매치를 치렀던 대전에서 뜻 깊은 기념식이 열리는데 이재성에게는 100경기 출전 기념 트로피와 기념 액자가 전달될 예정이다.

이재성은 "올해 마지막 매치에 소집돼 영광이다. 매번 대표팀에 온다는 게 당연하지 않은데 건강하게 나라의 부름에 헌신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면서 "오랜만에 온 선수, 매번 만나는 선수도 있는데 반갑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준비한다. 최종예선 이후 3개월 동안 평가전을 하는데 이것이 우리에게 매 경기 소중하다. 이런 과정들이 2연전 승리로 이어져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과 결과로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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