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2024~2025 유로파리그 4차전 토트넘 2-3 갈라타사라이
손흥민 선발 45분...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화(禍)는 홀로 오지 않는다고 하더니 '화불단행(禍不單行)'인가. 45분 만의 교체 아웃이 오히려 다행일 정도였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손흥민(32·토트넘)이 갈라타사라이 원정에서 선발 출격했지만 1-3으로 뒤진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3연승을 달리던 토트넘은 튀르키예 원정에서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데다 후반 퇴장으로 수적 열세까지 보이면서 2-3 패배를 당했다.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은 8일 오전 2시 45분(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람스 파크에서 열린 갈라타사라이와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4차전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 45분 동안 활약한 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후반 시작과 함께 데얀 쿨루셉스키와 교체됐다.
토트넘은 전반 6분 만에 유누스 아크귄에게 선제골, 빅터 오시멘에게 연속 추가 2골(32,39분)을 내주고 전반 18분 윌 랭크셔, 후반 24분 도미닉 솔란키의 만회골로 1점 차까지 추격했으나 2-3 패배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유로파리그 3연승을 달리던 토트넘은 3승 1패를 기록했다. 갈라타사라이는 3승 1무로 4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애스턴 빌라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도미닉 솔란키는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이틀 뒤인 10일 오후 11시 입스위치 타운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홈경기를 갖는다.
이날 손흥민은 경기를 앞두고 10년째 헌신하고 있는 토트넘으로부터 재계약 불발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부상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선발 출전하는 부담까지 않아 정상 컨디션을 보이지 못 했다. 손흥민은 45분 동안 22차례의 볼 터치만 기록했을 뿐, 단 하나의 슛도 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전반 39분까지 3골을 내주며 1-3으로 끌려가다 후반 선수 한 명이 퇴장을 당하고 전력을 끌어올려 만회골을 넣고 참패를 모면했다. 전반전 후 손흥민과 브레넌 존슨을 빼고 쿨루셉스키와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넣은 뒤 윌 랭크셔가 퇴장당한 후 파페 사르와 도미닉 솔란키를 교체 투입하면서 오히려 안정을 되찾고 후반 24분 솔란키의 만회골로 2-3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더는 골을 추가하지 못하고 2-3 패배를 기록했다.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3연승 후 첫 패배를 기록했다..
손흥민은 당초 이 경기에서 교체 멤버로 출전하며 컨디션을 조율할 예정이었으나 토트넘 공격진의 부상 선수 속출로 로테이션 멤버들과 함께 선발 출전했다. 최근 토트넘의 재계약 불가 보도가 나오면서 손흥민 캠프가 충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손흥민은 토트넘의 로테이션 멤버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정상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다. 재계약 불발 소식과 함께 어려운 환경에서 혹사당할 수밖에 없는 화가 겹쳐서 일어났다.
토트넘은 공격수들인 히샬리송과 티모 베르너, 마이키 무어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가운데 손흥민을 10대 선수 3명과 함께 스타팅 멤버로 내세웠다
토트넘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3-3전형을 바탕으로 손흥민~윌 랭크셔~브레넌 존슨을 스리톱으로 내세웠고, 미드필드진에 제임스 매디슨~이브 비수마~루카스 베리발을 포진시켰다. 포백진에는 아치 그레이~벤 베이비스~라두 드라구신~페드로 포로를 내세우고 골문은 프레이저 포스터가 지켰다.
하지만 토트넘은 대대적 포지션 변동으로 조직력에 허점을 노출했다. 19세의 랭크셔와 18세의 베리발과 그레이가 선발 출전하면서 기존의 멤버들과 호흡에 문제를 드러냈다. 빅터 오시멘을 앞세운 갈라타사라이의 공격력에 배후 공간을 내주며 전반에만 3실점하는 수모를 당했다.
유로파리그 3경기에서 9골 6실점으로 최다 득점을 자랑하는 갈라타사라이는 흔들리는 토트넘의 골문을 맹폭했다. 전반 6분 프리킥 상황에서 굴절된 볼을 유누스 아크귄이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하프 발리 슛으로 토트넘의 골문을 갈랐다. 토트넘 골키퍼 포스터가 미처 반응하지 못할 정도의 강한 슛이었다.
나폴리에서 임대 이적한 세리에A 득점왕 출신의 오시멘은 특유의 득점력으로 8분 만에 '멀티골'을 기록하며 토트넘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다. 오시멘은 전반 32분 빌드업을 하던 토트넘 센터백 드라구신의 볼을 빼앗아 추가골을 기록한 데 이어 39분 메르텐스의 전환 패스를 골문으로 쇄도하면서 갈라타사라이의 세 번째 골로 연결하며 멀티골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오시멘의 적극적 전방 압박과 배후 공간 침투를 막지 못해 유로파리그 첫 패배를 기록했다. 센터백 미키 판 더 펜의 부상과 크리스티안 로메로 또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가운데 새롭게 센터백 조합을 이룬 벤 데이비스와 라두 드라구신으로는 갈라타사라이의 거친 공격을 막아내지 못 했다.
토트넘은 전반 8분 19세 스트라이커 윌 랭크셔의 1-1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다. 갈라타사라이 왼쪽을 돌파하던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의 파울을 당한 사이 볼을 받은 아치 그레이가 재빨리 오른쪽으로 전환 패스를 연결했다. 주심인 로렌스 비세르는 어드밴티지 룰을 적용했다. 브레넌 존슨이 그레이의 패스를 논스톱으로 골마우스 왼쪽으로 연결하자 랭크셔가 오른발로 방향을 전환하며 동점골을 넣었다.
하지만 랭크셔는 지나친 흥분을 다스리지 못하고 무리한 플레이를 하다 옐로 카드 두 장을 받고 후반 15분 퇴장당했다.
손흥민이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태였다. 지난달 19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 부상 복귀전을 치른 손흥민은 이후 약간의 통증을 느끼면서 다시 결장이 이어졌다. 3경기 연속 휴식을 취한 손흥민은 지난 주말 애스턴 빌라전에서 돌아왔고, 1도움을 기록하며 56분을 소화했다. 이후 튀르키예 원정길에 동행했다. 빌라전에서도 손흥민은 56분만 뛰었다.
이날 경기에 앞서서는 또 다시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과 1년 후 결별할 수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영국 매체 TBR풋볼은 6일 "토트넘이 손흥민 측에 새로운 계약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손흥민이 구단의 결정에 큰 충격을 받았다. 구단은 손흥민과 그의 캠프와 재계약 협상을 진행했고, 양측 입장이 일치했지만, 구단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2015년 8월 레버쿠젠(독일)을 떠나 토트넘과 5년 계약한 손흥민은 2018년 7월 계약기간을 2023년까지로 늘렸다. 2021년 7월 두 번째 재계약을 맺고 2025년까지 토트넘에서 뛰기로 했다. 이번 2024~2025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가운데 다음 시즌까지는 토트넘에서 뛸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재계약을 포기한다면 현재 계약에 포함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으로선 토트넘에서 10년 넘게 헌신하면서 막판에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 하는 비정한 현실에 직면한 상황이다. 손흥민이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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