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앤스타

[그래도 K리그] '마음만 앞선 벼랑 끝 승부'...전북 0-0 인천

  • 스포츠 | 2024-11-02 15:55

2일 2024 K리그1 36라운드 파이널B 전북현대 0-0 인천

'멸망전'으로 불린 전북과 인천의 2일 K리그1 36라운드 '탈꼴찌 맞대결'은 치열한 신경전으로 경기의 비중을 실감케 했다./전주=K리그
'멸망전'으로 불린 전북과 인천의 2일 K리그1 36라운드 '탈꼴찌 맞대결'은 치열한 신경전으로 경기의 비중을 실감케 했다./전주=K리그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오늘 지면 너 죽고, 나 죽자'는 플래카드가 내걸린 경기에서 누구도 웃지 못했다. 11위 전북 현대와 12위 인천 유나이티드가 치열한 신경전을 펼친 끝에 한 골도 넣지 못하면서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다.

프로축구 최다 챔피언 전북 현대와 '생존왕' 인천 유나이티드는 2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B 36라운드에서 0-0으로 비겨 승점 1점씩을 나눠가졌다. 이로써 전북과 인천은 '멸망전'으로 불린 '탈 꼴찌' 벼랑 끝 승부에서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하고 경기 전 순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잔여 2경기에서 다이렉트 강등을 피하기 위한 살얼음판 승부를 이어가게 됐다.

정규리그 종료 3경기를 남긴 가운데 맞대결을 펼친 전북은 승점 37(9승10무16패)로 리그 11위, 인천은 승점 35(8승11무16패)로 최하위에 자리하고 있었지만 이날 경기 무승부로 전북은 승점 38, 인천은 승점 36으로 순위 변동을 이루지 못했다. 인천은 순위를 뒤집지 못함으로써 다이렉트 강등 가능성이 더 커졌고, 전북은 홈에서 승점 3점을 쌓지 못하면서 창단 첫 2부 강등의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K리그1 최하위 팀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고 곧바로 K리그2 우승 팀과 자리를 맞바꾼다. K리그1 10위, 11위 팀은 각각 K리그2 상위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 잔류와 강등 여부를 결정하게 되면서 잔여 2경기는 더 치열한 강등권 경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K리그1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인천 무고사(가운데)가 전북 수비진의 밀착 마크를 뚫고 슛을 날리고 있다./전주=K리그
K리그1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인천 무고사(가운데)가 전북 수비진의 밀착 마크를 뚫고 슛을 날리고 있다./전주=K리그

이날 경기는 '탈 꼴찌' 경쟁 뿐만 아니라 올 시즌 전적 또한 1승 1무 1패의 호각지세를 보여 더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실점을 하지 않겠다는 전략에 치우친 나머지 소극적 공격을 보여 한 골도 터지지 않았다. 전방 압박도 없었고 세트 피스 상황에선 서로 자리를 내주지 않기 위해 치열한 몸싸움을 펼쳐 심판진이 애를 먹었다. 전반 20분 인천의 코너킥 상황에선 선수들의 문전 자리싸움으로 무려 2분여 동안 경기가 지연되는 해프닝이 펼쳐졌다.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 8월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전북은 강등권 탈출 경쟁이 본격화된 레이스에서 3연패에 빠져 팬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K리그1 최다인 5회 연속 우승으로 통산 최다인 9회 우승 경력의 전북은 올 시즌 감독 교체의 홍역을 치르며 2부리그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다이렉트 강등을 피한다 해도 잔여 2경기에서 승점을 최대로 쌓아 팀 순위를 9위까지 끌어올려야 비로소 강등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같은 전북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팬들은 선수들을 자극하는 플래카드를 경기장에 내걸었다. '오늘 지면 너 주고, 나 죽자. 자만심에 무너진 자존심'은 올 시즌 '탈 꼴찌'에 내몰린 전북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생존왕'으로 불리는 인천은 전북과 '멸망전'에서 고대하던 승점 3점을 쌓지 못하면서 창단 후 첫 강등 위기에 내몰렸다. 인천은 2003년 구단 창설 이후 단 한번도 강등을 겪지 않은 팀으로 '생존왕'이란 별명을 얻었지만 전북과 맞대결에서 기대했던 승리를 놓치면서 다이렉트 강등 가능성이 커졌다. 인천은 2021년부터 지난 시즌까진 파이널A에 머물렀으며 20220년까지는 파이널B에 머물면서도 강등되지 않았다.

1000여 인천 팬들은 21대의 버스를 타고 전주까지 대규모 원정 응원에 나서 '열정과 투지가 없으면 승리도 없다, 모든 걸 쏟아붓자'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는 1만 1000여 관중이 선수들보다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전날 우승이 결정된 울산HD와 강원FC의 관중은 1만 3000여명이었다. '탈꼴찌' 경쟁을 펼친 전북-인천의 경기가 우승 경쟁을 벌인 경기만큼이나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skp2002@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