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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웃고' 손흥민 '운' EPL '코리안 더비'...울버햄튼 '더블'

  • 스포츠 | 2024-02-18 03:10

2023~2024 EPL 25R 토트넘 1-2 울버햄튼...울버햄튼, 올 시즌 1,2차전 승리 '더블'
손흥민 황희찬 아시안컵 이후 첫 선발 맞대결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이 18일 울버햄튼과 2023~2024시즌 EPL 25라운드 홈경기에서 1-2로 패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런던=AP.뉴시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이 18일 울버햄튼과 2023~2024시즌 EPL 25라운드 홈경기에서 1-2로 패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런던=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아시안컵 이후 처음 열린 '코리안 더비'에서 황희찬(28·울버햄튼)은 웃고, 손흥민(31·토트넘)은 아쉬움을 삼켰다. 논란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을 마치고 소속팀으로 복귀한 손흥민과 황희찬은 한국 팬들의 열렬한 성원 속에 선발 출전한 뒤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채 울버햄튼의 '더블' 기록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과 울버햄튼의 공격수 황희찬이 18일 오전 0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친 가운데 승부는 주앙 고메스가 멀티골을 터뜨린 울버햄튼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울버햄튼 동료 주앙 고메스(가운데)의 선제골을 함께 기뻐하고 있는 황희찬(왼쪽)./런던=AP.뉴시스
울버햄튼 동료 주앙 고메스(가운데)의 선제골을 함께 기뻐하고 있는 황희찬(왼쪽)./런던=AP.뉴시스

손흥민과 황희찬은 지난 7일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 소속으로 나란히 뛴 이후 열흘 만에 처음 적으로 만나 소속팀 승리를 위해 분전했지만 피로도를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한 채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 했다.

왼쪽 윙포워드로 주로 활약한 손흥민은 연계 플레이에 주력하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벤 데이비스와 호흡을 맞췄으나 자주 볼이 끊기며 페널티 박스 안으로 볼 투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황희찬은 네투와 함께 투톱으로 나서 울버햄튼의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다가 후반 42분 부바카르 트라오레와 교체됐다.

승부는 게리 오닐 감독의 역습 전략이 주효한 울버햄튼의 '더블'로 막을 내렸다. 축구에서 '더블'은 통상 단일 시즌에서 두 대회 우승을 가리키는 용어인데, 한 팀이 단일 시즌 1,2차전을 모두 승리하는 경우에도 쓰인다. 울버햄튼은 최근 토트넘만 만나면 '천적'처럼 펄펄 날며 기세를 올렸다. 지난해 11월 이번 시즌 1차전 2-1승리에 이어 2차전에서도 2-1 승리를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전반 31분 울버햄튼 주앙 고메스의 발에 밟혀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손흥민. 오른손 중지와 검지에는 여전히 테이핑을 하고 있다./런던=AP.뉴시스
전반 31분 울버햄튼 주앙 고메스의 발에 밟혀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손흥민. 오른손 중지와 검지에는 여전히 테이핑을 하고 있다./런던=AP.뉴시스

손흥민은 지금까지 울버햄튼과 11차례의 리그 경기를 펼쳐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는 '징크스'에 시달렸다. 손흥민은 올 시즌 12골 6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1승 2패를 기록한 울버햄튼은 2승 1무의 토트넘에 비해 열세로 전망됐으나 볼 점유율을 29%-71%로 내주면서도 역습으로 2골을 낚는 효율적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톱 10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 시즌 9골 6도움을 기록 중인 마테우스 쿠나가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서도 승점 3점을 추가한 울버햄튼은 토트넘과 최근 4경기에서 3연승을 달렸다.

토트넘은 4-2-3-1전형을 바탕으로 히샬리송을 원톱, 손흥민~제임스 매디슨~데얀 쿨루셉스키를 2선 공격수로 포진시켰다. 이브 비수마와 파페 사르를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추게 하고 벤 데이비스~미키 판 더 펜~크리스티안 로메로~에메르송 로얄로 포백진을 구성했다. 골문은 굴레르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하지만 토트넘은 주전 풀백 데스티니 우도기와 페드로 포로가 모두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측면 공격의 날카로움을 잃었으며 선수들 간의 호흡도 자주 끊기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치열하게 벤치 대결을 펼치고 있는 울버햄튼의 게리 오닐 감독(오른쪽)과 토트넘의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런던=AP.뉴시스
치열하게 벤치 대결을 펼치고 있는 울버햄튼의 게리 오닐 감독(오른쪽)과 토트넘의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런던=AP.뉴시스

울버 햄튼의 게리 오닐 감독은 공격 시에는 네투와 황희찬을 투톱으로 세우는 3-5-2 전형을 가동하면서 토트넘을 위협하다가 수비 시에는 5백으로 전환하는 기민한 움직임으로 좀처럼 토트넘의 유효슈팅을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반 42분에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선제골을 기록하며 기선을 장악했다.

울버햄튼은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파블로 사라비아가 올린 코너킥을 미드필더 고메스가 자유로운 상태에서 헤더로 토트넘의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수비에서 히샬리송이 골라인 아웃되는 평범한 볼을 건드려 코너킥을 내줬고, 코너킥 상황에서도 고메스를 자유롭게 놔두는 집중력 부족으로 선제골을 내줬다.

토트넘은 후반 시작과 함께 쿨루셉스키의 골마우스 오른쪽 드리블 돌파에 이은 감각적 슛으로 1-1 동점(46분)을 만들었으나 후반 18분 또 다시 주앙 고메스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하프라인부터 40여m를 단독 질주한 네투가 중앙으로 볼을 크로스하자 달려들던 고메스가 그대로 오른발 슛을 때려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고메스는 올 시즌 1.2호골을 토트넘전에서 기록하며 최고의 날을 보냈다.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26분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티모 베르너, 브레넌 존슨을 한꺼번에 투입하면 반전을 노렸다. 주로 왼쪽 윙포워드로 활약한 손흥민을 중앙으로 이동시키며 득점을 노렸으나 울버햄튼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했다. 지난 11일 브라이턴과 24라운드에서 후반 추가시간 종료 직전 극적인 역전 결승골 도움으로 2-1 승리를 이끈 손흥민은 철저히 봉쇄되며 슛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 했다.

손흥민은 90분 동안 56차례의 볼 터치 가운데 상대 페널티 박스에서의 터치는 4회에 불과했다. 기회창출 1회와 패스성공률 81%(38/47)를 기록했으나 크로스 성공률 25%(1/4), 드리블 성공률 0%(0/1)에 그쳤다.

황희찬은 아시안컵에서 복귀한 후 종아리 통증으로 11일 브렌트포드전에 출전하지 못한 뒤 이날 처음 경기에 나서 전반 6분 첫 슈팅을 기록하는 등 비교적 가벼운 몸놀림으로 울버햄튼의 공격을 이끌었다. 88분을 출전한 황희찬은 기회창출 1회와 슈팅 1회를 기록했으며 패스성공률 78%(14/18)을 기록했다.

울버햄튼은 10승 5무 10패 승점 35로 11위를 유지했다.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토트넘은 14승 5무 6패 승점 47에 머물며 다시 5위로 떨어졌다. 아스톤 빌라가 승점 49로 4위를 차지했다. 토트넘은 다음 달 3일 오전 0시 크리스탈 팰리스와 EPL 26라운드 홈경기를 갖는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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