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2023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요르단 1-0 타지키스탄
한국, 호주 이기면 7일 요르단과 4강전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한국과 요르단의 재대결이 4강에서 펼쳐질 것인가. '중동의 복병' 요르단이 역사적 진군을 거듭하던 타지키스탄을 멈춰세우며 사상 첫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이 호주와 8강전에서 승리하면 오는 7일 오전 0시 요르단과 결승 진출을 놓고 조별리그에 이어 다시 한번 승부를 가리게 된다.
요르단은 2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제1경기에서 후반 21분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타지키스탄의 동화 같은 돌풍을 잠재우고 1-0으로 승리, 4강에 제일 먼저 깃발을 꽂았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요르단은 후반 21분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나시브의 헤더 슛이 타지키스탄 수비수 하노노프의 등에 맞고 굴절되는 행운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아랍에미리트(UAE)와 16강전에서 선제골을 기록했던 하노노프는 8강전에서 자책골을 기록함으로써 토너먼트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한국 바레인과 같은 E조에서 조별리그를 치른 요르단은 조 3위로 16강에 오른 뒤 이라크에 기적의 3-2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사상 처음 4강에 오르는 신기록을 세웠다.
요르단은 이라크와 16강전에서 '언더독'으로 전망됐으나 1-2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90+5, 90+7분에 잇따라 동점골과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2004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 8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한 기세를 이어갔다. 요르단은 한국과 E조 2차전에서도 객관적 열세 전망을 딛고 2-2 무승부를 거둬 파란을 예고했었다. 한국은 당시 손흥민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가다 전반 내리 2골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하다 후반 추가시간 상대 자책골로 간신히 패배를 벗어났다.
3위 와일드카드 4팀 가운데 유일하게 8강에 진출한 요르단은 상대적으로 좋은 대진운에 힘입어 전인미답의 4강까지 오르는 신기원을 열었다.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오른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인도네시아는 모두 패하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주역 타지키스탄은 아쉽게도 요르단의 벽을 넘지 못하고 8강에서 여정을 마무리했다. 사상 처음 본선에 출전한 타지키스탄은 평균 나이 24.2세의 젊은 선수들로 조직력을 다지며 A조에서 1승 1무 1패(승점 4점) 조 2위로 역사적 16강 진출에 성공한 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아랍에미리트(UAE)까지 제압하며 사상 첫 '8강' 진출의 역사를 썼다. UAE와 16강전에서는 전반 선제골을 후반 잠그는 전략을 택해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내주긴 했으나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하며 기적의 행진을 좀 더 이어갔다.
어느 팀이 이겨도 역사적 승리로 기록되는 경기에서 요르단이 좀 더 체력적으로 우세했다. 요르단은 조직력으로 맞서는 타지키스탄의 수비를 공격 3총사 알 나미마트와 무사 알타마리, 올완이 부지런히 두들기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올완은 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결정적 득점 기회를 맞았으나 오른발 슛이 골대 위로 벗어나는 바람에 선제골을 기록하지 못 했다.
연령별 대회부터 조직력을 키워온 타지키스탄은 페타르 세그리트 감독의 지휘 아래 4-4-2전형을 바탕으로 수비를 견고히 한뒤 날카로운 역습으로 요르단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전반 15분에는 판샨베의 오른발 슛이 크로스바를 때리는 등 객관적 전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맞서는 기개를 보였다.
0-0으로 마친 전반전에서 객관적 지표는 요르단이 약간 앞섰다. 요르단은 볼 점유율에서 54%-46%로 우위를 보였으며 유효슛에서도 2-1로 앞섰다. 하지만 요르단은 핵심 공격수 올완과 주전 수비수 알아잘린이 경고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4강전에 뛸 수 없게 됐다.
중국의 주심 푸밍은 웬만한 파울은 그냥 넘기는 관대한 판정으로 요르단을 안타깝게 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전반 두 차례 타지키스탄 파울을 불지 않았으며 이어진 VAR 판독에서도 파울은 인정되지 않았다.
한국과 호주의 8강 2경기는 3일 오전 0시 30분 열려 4강 진출자를 가린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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