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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반 우려 반' 손흥민 캡틴 75분, 토트넘 '공격 축구'

  • 스포츠 | 2023-08-14 10:12

13일 토트넘 '캡틴' 손흥민, 브렌트포드와 2023~24 개막전 75분 활약
주장 데뷔전서 PK 헌납 불운...공격 지향 토트넘 2-2


토트넘의 새 주장 손흥민(왼쪽)이 13일 브렌트포드와 2023~24시즌 개막전에서 전반 에메르송 로얄이 동점골을 터뜨린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런던=AP.뉴시스
토트넘의 새 주장 손흥민(왼쪽)이 13일 브렌트포드와 2023~24시즌 개막전에서 전반 에메르송 로얄이 동점골을 터뜨린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런던=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오늘 팬들이 본 것이 그들에게 우리가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주었기를 바랍니다."(토트넘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어떤 축구를 지향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은 보여줬지만 좋은 결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을 주지 못했다. 기대도 컸지만 우려도 컸다. 주장 완장을 차고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31)도,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의 토트넘도 시즌 개막전 내용으로 팬들에게 믿음을 주기엔 역부족이었다. 다만 경기를 치르면서 아직 부족한 부분과 선수를 보강해 안정을 찾는다면 그 어느 해보다 역동적이고 결과까지 얻을 수도 있다는 기대는 갖게 했다.

에메르송 로얄의 동점골을 축하하는 손흥민(위)./런던=AP.뉴시스
에메르송 로얄의 동점골을 축하하는 손흥민(위)./런던=AP.뉴시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공격수 손흥민은 1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포드의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 1라운드 브렌트포드와 원정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4-3-2-1전형의 왼쪽 윙포워드로 75분 동안 활약했다.

개막 직전 주포 해리 케인의 이적으로 공격력이 급감한 토트넘은 지난 시즌 부진한 히샬리송을 원톱으로 내세우고 손흥민에게 주장을 맡기며 구심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첫 경기에서는 '기대 반 우려 반'의 내용을 보였다.

손흥민은 전반 22분 수비 도중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등 전체적으로 완전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플레이메이커 제임스 매디슨, 윈쪽 윙백 우도지와 호흡을 맞추며 두 차례의 슛을 날리는 등 2-2 무승부에 일조했다. 손흥민은 스타팅 11명 가운데 4명이 토트넘 데뷔전을 치르는 등 조직력에 문제를 안고 출발한 경기에서 동료들과 함께 적극적인 전방 압박과 수비 가담을 하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 축구에 앞장섰다.

토트넘의 주포 해리 케인 이적 후 주장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이 결정적 득점 기회를 놓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런던=AP.뉴시스
토트넘의 주포 해리 케인 이적 후 주장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이 결정적 득점 기회를 놓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런던=AP.뉴시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역동적 공격축구는 수비라인을 하프라인 넘어서까지 극단적으로 끌어올려 손흥민의 특기인 라인 브레이킹과 드리블 돌파를 거의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상대 수비 진영 30여m 공간에 20여명의 선수들이 몰려있어 공간을 찾기 힘들었다. 또 양쪽 윙백이 중앙으로 이동하며 공격에 가담하고 공격수 윙포워드는 밖으로 빠지는 부분전술을 자주 구사하면서 손흥민이 득점 기회를 많이 갖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물론 손흥민의 이날 컨디션이 좋았다면 상대 수비수 돌파 후 찬스를 만들 수도 있었지만 손흥민의 컨디션이 그 정도로 좋아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이날 토트넘의 2골은 모두 수비수들이 기록했다. 두 팀이 전반에만 4골을 주고받는 난타전을 펼치는 와중에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오른쪽 풀백 에메르송 로얄이 연속골을 터뜨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화끈한 공격 축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쪽 윙백은 중앙 미드필더처럼 전진하고, 발빠른 장신의 센터백을 배치해 뒷 공간을 수습하는 전략으로 코스테코글루 감독의 말처럼 공격지향의 방향성을 보였다. 전반 45분, 추가시간 11분까지 두 팀은 마치 핸드볼 경기를 하듯 공격을 주고받으며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였다.

토트넘과 브렌트포드의 2023~24시즌 개막전 소파스코어 선수 평점. 주장 완장을 차고 처음 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6.7점을 받았다./소파스코어
토트넘과 브렌트포드의 2023~24시즌 개막전 소파스코어 선수 평점. 주장 완장을 차고 처음 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6.7점을 받았다./소파스코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색깔은 개막전부터 여실히 드러났다. 시즌 개막전이자 자신의 데뷔전에서 보여준 새로운 카드 4명 모두 공격 축구의 '빅 픽처' 안에서 역할을 수행할 선수로 채웠다. 수시로 페널티에어리어 밖까지 나오는 골키퍼 쿨리엘로 비카리오와 센터백 미키 판 더 펜, 왼쪽 윙백 우도지, 중앙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은 개막전에서 처음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렀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축구 철학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리시즌에서 보여준 수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제2의 판 다이크'로 불리는 193cm의 장신 수비수 미키 판 더 펜은 로메로와 함께 장신 센터백 조합으로 수비 뒷공간을 빠르게 책임지는 역할을 맡아 가능성을 보였다. 이적하자마자 첫 경기 선발로 나서 초반에는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자책골에 가까운 실점을 내주기도 했지만 기존의 벤 데이비스나 에릭 다이어보다 높이와 스피드에서 기대를 갖게 했다.

후스코어드닷컴의 토트넘-브렌트포드 개막전 선수 평점./후스코어드닷컴
후스코어드닷컴의 토트넘-브렌트포드 개막전 선수 평점./후스코어드닷컴

손흥민은 후반 30분 교체아웃될 때까지 75분을 소화해 슈팅 2개, 드리블 1회(성공률 50%) 등을 기록했다. 패스성공률은 88%였다. 유럽통계매체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에게 6.7점을 부여하며 팀 평균 7.24점보다 낮게 평가했다. 손흥민보다 낮은 평점은 원톱 히샬리송(6.6)과 수비형 미드필더 올리버 스킵(6.5)뿐이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6.11을 부여했다.

개막전이자 데뷔전에서 확실한 공격 축구 성향을 드러낸 포스테코글루 감독./런던=AP.뉴시스
개막전이자 데뷔전에서 확실한 공격 축구 성향을 드러낸 포스테코글루 감독./런던=AP.뉴시스

포스테코글구 감독은 토트넘과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시즌 첫 경기입니다. 오늘 우리가 무엇을 하든 우리는 발전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발전해야 합니다. 하지만 좋은 출발점입니다"라고 말했다.

토트넘은 오는 20일 오전 1시 30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홈 개막전을 갖는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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