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4시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 프랑스-모로코전
승자는 아르헨티나와 결승 격돌
'창'과 '방패'의 대결로 관심 집중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프랑스의 '창'이냐, 모로코의 '방패'냐. 음바페의 '화력'이냐, 하키미의 '철벽'이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의 남은 한 팀을 가리는 두 번째 준결승전은 킬리안 음바페(24)를 내세운 프랑스의 막강 공격력과 아슈라프 하키미(24)를 중심으로한 모로코의 끈끈한 수비력이 정면으로 충돌할 것으로 보여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프랑스가 막강 화력을 앞세워 아르헨티나처럼 연장까지 가지 않고 정규 90분에 경기를 끝낼 것인지, 아니면 '짠물 축구'를 펼쳐보인 모로코가 끈기와 인내로 버티고 버텨 승부차기에서 결승 티켓을 거머쥘지는 15일 오전 4시 카타르 알코르의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결정된다.
특히 과거 식민지배 관계였던 두 팀의 '역사 전쟁'은 1998년생 동갑내기인 음바페와 하키미의 공수 대결로 더 관심을 끈다.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에서 주전 공격수와 수비수와 활약하며 골 세리머니도 같이 하는 '절친'이지만 프랑스와 모로코 유니폼을 입고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반드시 상대를 넘어야하는 만큼 이들의 승부에 양 팀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골든부트' '골든볼' 노리는 음바페, 프랑스 2연패 '돌격대장'
프랑스가 월드컵 우승팀 징크스를 가볍게 떨쳐내고 결승 문턱까지 순항한 데는 '신성' 음바페와 '베테랑' 올리비에 지루(36)의 '신구 조화'가 크게 작용했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를 꺾고 정상에 오른 프랑스는 '전 대회 우승팀 징크스'를 무시하며 가볍게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16강전에서 폴란드를 3-1, 8강에서 잉글랜드마저 2-1로 제압하고 4강에 오른 데는 이들의 활약이 컸다.
탄력이 넘치는 스피드와 결정력으로 이번 대회 5골을 기록하고 있는 음바페는 올 발롱도르 수상자 카림 벤제마의 부상 낙마의 공백을 보란듯이 메우며 프랑스의 신세대 에이스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음바페는 메시와 함께 대회 최다골을 기록하며 '골든 부트(득점왕)' 유력 후보로 이름을 올리면서 프랑스 우승과 함께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까지도 넘보고 있다.
잉글랜드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한 베테랑 올리비에 지루(AC밀란)도 4골을 넣는 등 막강 화력이 프랑스의 가장 큰 강점이다. 음바페, 지루 외에도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오스만 뎀벨레(바르셀로나) 등이 포진된 프랑스는 지금까지 5경기에서 11골을 몰아치며 최고의 '창'으로 주목 받고 있다.
◆돌풍의 팀 모로코, "아직도 배고프다"
약팀이 강팀을 꺾는 최고의 전략은 승부차기다. 연장 120분까지 버티고 버텨서 승부차기까지 간다면 모로코의 돌풍은 프랑스까지 삼킬 수 있다. 모로코는 조별리그부터 8강전까지 5경기에서 단 1골만 내주는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한다. 조별리그 최종 캐나다전에서 내준 한 골도 자책골이었으니 실제로 상대팀에 실점한 필드골은 단 하나도 없다.
프랑스의 '돌격대장' 음바페의 공격력을 차단할 하키미의 수비력이 승부의 관건이다. 2021년부터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함께 뛰고 있는 '절친' 음바페와 하키미는 정면 충돌이 불가피하다. 음바페는 프랑스의 왼쪽 윙포워드로 나설 것으로 보이며 세계 최고의 측면 수비수인 하키미는 모로코의 오른쪽 풀백으로 나서 맞대결을 펼칠 수밖에 없다.
하키미뿐만 아니라 크로아티아 골키퍼 라비코비치와 함께 이번 대회 최고의 골키퍼로 꼽히는 야신 부누(세비야)의 선방과 로맹 사이스(베식타시), 자와드 야미크(바야돌리드) 등으로 구성된 수비벽은 '철벽'으로 꼽힌다.
모로코의 왈리드 레그라기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4강에 오른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충분히 만족스럽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4강까지 진출했는데 더 배가 고프지 않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우승후보 프랑스를 꺾고 결승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월드컵 역사를 새로 쓰는 모로코와 프랑스
모로코는 4강에 오름으로써 이미 월드컵 역사를 바꾼 상태다. 아랍권‧아프리카 국가로선 최초로 4강에 진출했다. 유럽과 남미를 제외한 제3세계 국가가 월드컵 4강 이상에 오른 것도 월드컵 92년 사상 세 번째다.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 미국(3위), 2002년 한일월드컵 한국(4위)에 이어 20년 만에 제3세계 국가의 자존심을 세웠다. 모로코가 결승에 오르면 제3세계 최초의 국가가 된다.
모로코는 과거 제국주의 시절 식민지배 국가를 상대로 '총성 없는 복수극'을 펼쳐 주목을 받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세계 랭킹 2위 벨기에를 잡으면서 파란을 일으킨 모로코는 토너먼트 진출 후에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연달아 꺾은 뒤 프랑스를 만나게 됐다. 공교롭게도 스페인과 프랑스는 과거 모로코를 식민지배한 나라다. 모로코의 투지와 의욕이 평소와 다를 수밖에 없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월드컵 2회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프랑스는 모로코를 꺾고 결승에 올라 이번에도 우승한다면 브라질(1958년·1962년) 이후 60년 만에 처음으로 2연패 역사를 쓸 수 있다.
프랑스는 이미 지난 12년간 직전 대회 우승국이 다음 대회에서 일찌감치 떨어지는 '우승국 징크스'를 떨쳐낸 상태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지네딘 지단을 중심으로한 '아트 사커'로 우승한 프랑스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해 '우승국 징크스'에 희생된 바 있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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